▲ 센티언스 권혜연 대표

AI 스타트업 (주)센티언스의 권혜연 대표는 금일(20일),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중인 게임스컴 아시아에서 AI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권 대표는 사람들이 '재미있다'라고 느끼는 게임의 요소를 인공지능에게 어떻게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게임 개발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최근 개발중인 게임 '사우스 폴 비밥'의 사례를 통해 공유했다.

권 대표는 사람마다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천차만별이지만, 일종의 공통된 경향을 갖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는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전투를 치르며 여정을 이어가고, 레벨을 높이며 스킬을 얻고, 다양한 능력을 가지며 게임에 재미를 붙인다. 때로는 도전적이 적이나, 상대 플레이어를 만나 고전하고, 또 죽기도 하지만, 이를 거름삼아 새로운 지식을 얻고, 더욱 강해진 자신이 되는 것이다.

▲ 조지프 캠벨의 '영웅의 여정' 구조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정리한 '영웅의 여정'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이 '영웅적인 여정'에는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도움이나, 힘을 얻는 과정이 포함되며, 이렇게 얻은 힘은 주인공 앞에 놓인 여정에 큰 도움을 준다.

권 대표는 영웅이 힘을 얻는 과정을 게임 속 주인공이 사용하는 스킬과 비교했다. '사우스 폴 비밥'에서는 다채로운 스킬 구성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며, 턴제 전략을 표방하는 만큼 각 스킬셋의 성능과 결과가 뚜렷한 특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스킬 구조의 수치나 밸런싱을 하는 데에도 AI의 도움을 받으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수치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영웅의 여정에는 언제나 시련과 유혹이 존재하지만, 게임에서는 이 시련이 너무 혹독할 경우 이용자의 이탈로 이어질 수가 있다. 적정한 수준의,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난도가 필요하며, 이런 미묘한 차이에 따라 플레이어의 경험이 크게 나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또한 수 많은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용자에게 적정한 수준의 난이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개발중인 사우스 폴 비밥의 경우 상대 캐릭터 조합에 따라 때로는 플레이어에게 아주 막강한 시련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AI가 가능한 모든 조합을 계산하도록 해, 이용자가 클리어할 수 없는 막강한 조합이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게임이 이뤄지는 지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사우스 폴 비밥의 지형은 종류에 따라 캐릭터의 이동 및 공격을 제한하는데, 이 또한 너무 무작위로 생길 경우 이용자 경험에 안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AI의 힘을 빌린다면 적당한 밸런스를 갖춘 지형을 언제든지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AI를 활용한 솔루션은 다양한 플레이어 각각에 맞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일률적인 난이도 설정의 경우 누군가에게는 쉽게 느껴지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AI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용자의 플레이스타일이나 실력 등을 기반으로 난도를 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권 대표는"초기 AI는 이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었다면 이제는 콘텐츠를 생성하고, 즐거움을 만드는 데 이용되고 있다"며, "언젠가 먼 미래에는 프롬프터에 몇 줄을 적는 것 만으로 꿈에 그리던 게임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센티언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를 위해, 즐겁고 신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