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3이 한창 진행 중인 부산 벡스코, 정말 많은 미출시 신작 게임들이 시연 버전을 마련하고 유저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게임, 꼭 한번 플레이해보고 싶었던 게임이 있었어요. 바로 빅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있는 신작, 브레이커스입니다.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는 브레이커스는 애니메이션과 RPG과 결합된 게임으로, 지난 TGS에서 첫선을 보인 뒤 빌드를 확장해 지스타에도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한국어로 다듬어진 브레이커스, 어떤 게임이었는지 30분가량 플레이한 지스타 빌드의 후기를 짧게 풀어보려 합니다.


'애니메이션 RPG', 브레이커스를 가장 잘 표현한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RPG면 RPG지, 왜 거기에 애니메이션이라는 부가 설명이 붙는지 의문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빼놓고는 브레이커스를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임은 애니메이션 컷신과 대화 지문이 뜨는 부분, 전투와 이동이 이루어지는 조작 부분까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그 중 컷신과 대화 부분의 연출이 그야말로, '애니메이션'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컷신 부분은 게임 내 그래픽이 아니라, 아예 실제 영상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죠. 연출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함이나 어색함 없이 다이나믹하고 섬세하게 표현되는 캐릭터들의 모습, 성우들의 연기, 매끄러운 그래픽이 합쳐져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낸달까요.


대화 역시 그냥 지문이 순서대로 뜨는 게 아니라, 카메라 워크, 캐릭터들의 표정 변화, 실제 대사를 읊는 듯한 입 모양까지 어디 하나 평범한 부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부분은 자연스럽게 조작 부분과 연결되어 게임의 몰입도를 빠르게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죠.

마치 쭉 연결되는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중간에 등장인물들이 '어디로 이동합니다', '누군가와 전투를 벌입니다'라는 부분은 직접 조작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아니, 그런 느낌이 확실합니다.


사실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정해진 시간 동안 빠르게 다양한 게임을 즐겨봐야 하는 오프라인 게임쇼에서는 더욱 그렇죠. 아무리 헤드셋이 있고, 아무리 커다란 화면을 마주한다고 하더라도 오롯하게 게임에 집중하는 건 꽤 어렵습니다.

하지만 브레이커스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플레이하는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도를 훅 잡아끌었어요. 심지어 컷신이나 대화 지문을 스킵하거나 빠르게 넘겨야겠다는 고민조차 들지 않았죠. 이건 정말 너무나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연출 덕분입니다.


조작과 전투, 즉 플레이적인 부분에서도 가장 눈에 띈 건 역시 그래픽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히 그래픽이 좋다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애니메이션과 컷신에서 끊김 없이 이어지는 느낌의 그래픽이 펼쳐지기에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몰입했던 기분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서죠. 컷신은 컷신대로, 조작은 조작대로 마치 별개의 콘텐츠 마냥 느껴지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또한 매우 빠른 템포의 전투, 여기에 화려한 스킬들이 펼쳐짐에도 시인성 부분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너무 화려한 스킬 이펙트들로 인해 반드시 회피해야 할 적들의 공격, 바닥이나 모션 등이 보이지 않는 그런 불상사가 거의 없었달까요. 경험해본 브레이커스의 액션성이나 타격감 등이 나쁘지 않았고, 그렇다고 화면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었기에 매우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캐릭터들은 각자의 전투 스타일과 스킬, 속성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 특성은 그냥 단순히 조작의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적의 공격 스타일에 맞춰 공략해나가는 재미도 만들어냈습니다. 누군가는 원거리에서 빠른 공격을 하고, 누군가는 근거리에서 방패를 든 적의 방어를 깨부수죠. 또 누군가는 마법을 통해 적 마법사들의 캐스팅을 끊어내기도 합니다.

또한, 그런 공략의 즐거움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최대 3명의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요. 덕분에 공격, 회피, 스킬, 궁극기 총 4개의 버튼만이 존재함에도 매우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캐릭터 교체 쿨타임이 적용되지 않은 지스타 빌드라 좀 더 극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겠네요.

전투의 경우에는 아직 완벽히 다듬어진 게 아닌 만큼, 조금 아쉬운 부분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크게 다가온 건, 피격 후 판정이었는데요. 한 번 넘어지고 나면 다시 기상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심지어 기상기가 없고, 회피 역시 쿨타임이 있다 보니 이는 꽤 답답하게 여겨지더군요.

특히 전투 자체가 매우 빠른 템포로 속도감 있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투의 호쾌함과 흐름마저 조금 깨져버리는 느낌이라 더욱 아쉽게 느껴집니다. 물론 이는 추후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다듬어질 수 있는 부분이겠죠.


브레이커스, 이번 지스타에서 반드시 체험해봐야 할 게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정석적인 판타지물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심지어 여기에 직접 조작하는 액션의 즐거움까지 좋아한다면 절대 놓치면 안 될 그런 게임이죠.

게임의 퀄리티와 몰입감은 뛰어나고, 캐릭터들은 섬세한 표정, 어딘가 따뜻하면서도 아주 뛰어난 그래픽, 여기에 성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매력을 발산합니다. 플레이하는 30분 동안,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보고, 그 안에 들어가서 직접 인물들을 조작하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어요.

빅게임스튜디오의 신작, 브레이커스는 지스타 2023이 진행되는 벡스코 제2전시장 가장 안쪽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스타 이후 2024년 3월 한국과 일본에서 비공개 테스트가 진행되며, 24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