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대전 격투 게임, '철권'은 어느덧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아이코닉한 위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가오는 2024년에 출시를 앞둔 '철권8'은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인 만큼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기도 하죠.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는 비디오게임 스토리라인'이라는 기네스 기록을 세울 정도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철권'이지만, 대전 격투라는 장르로 넓게 생각해 보면 '하는 사람만 하는', 다소 매니악한 장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소위 '모르면 맞아야지'라는 밈이 유행을 하게 된 것은 초심자가 쉽게 진입할 수 없는 장르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신규 이용자들이나 격투 게임 초심자들이 느끼는 진입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전 격투 게임들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출시된 '스트리트 파이터6' 또한 월드 투어같은 신선한 싱글플레이 콘텐츠를 도입하며 '온라인 대전'에 공포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철권8'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차례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과 다소 공격적인 플레이 방식을 보여주는 한 편, 싱글플레이 분량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발표도 수차례 진행한 바 있죠.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는 모드는 물론, 전작보다 진보한 AI를 활용한 슈퍼 고스트 배틀 또한 그 중 하나입니다.

게임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서울에서 진행된 미디어 체험회에서는 온라인 플레이를 제외한, '철권8'의 오프라인 콘텐츠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진행됐습니다. 철린이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메인스토리 캠페인에 더해, 32종 캐릭터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될 예정

먼저, 철권8의 주요 스토리는 카자마 진과 미시마 카즈야의 대결이 이뤄지며, 플레이어는 카자마 진을 플레이하며 또 다시 개최된 철권 토너먼트를 재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챕터4까지 플레이한 바로는 전작보다 향상된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컷씬과 실제 전투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연출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오래 이어진 스토리다보니, 비교적 최근 게임을 접한 플레이어라면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대전 격투 장르는 스토리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이 많고, 철권의 스토리 자체가 매 편마다 다소 황당한 면모를 보여줘 왔기 때문에 걱정도 되지만, 그럼에도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용자는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철권8'은 이런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갤러리를 통해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몰아서 볼 수 있는 다이제스트 영상을 제공합니다. 이를 시청하고 철권8의 스토리를 즐긴다면 어느 정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는 메인 스토리 외에도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32종의 에피소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전작인 '철권7'에서는 단판 매치 형식으로 축소되어 아쉬움을 샀던 만큼 만큼,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생각하는 플레이어라면 기대해봐도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 동네 오락실에서 철권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아케이드 퀘스트'

스토리 모드 외에도, 철권을 처음부터 자세하게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아케이드 퀘스트' 모드 또한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아바타를 직접 만들어 진행하는 해당 모드는 '철권8'의 주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파이트 라운지를 기반으로 게임을 익히는 데 필요한 다양한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철권 파이트 라운지가 여러 플레이어를 만나며 대전을 치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라면, 아케이드 퀘스트는 이 안에서 NPC와 격투를 진행하며 보다 부담없이 대전을 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시작과 함께 만나는 NPC '맥스'에게 철권에 대한 기초적인 동작을 배우게 되며, 점점 강력한 NPC를 상대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늘릴 수 있는 것이죠.

플레이어는 아케이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나라의 게임센터를 방문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자그마한 동네 오락실에서 철권을 배웠다면, 점점 실력을 높이며 더욱 강한 상대가 있는 장소로 발돋움하게 되는 셈입니다. 시연 도중에는 초반 오락실까지만 진행할 수 있었지만, 라이벌 의식을 갖게 하는 NPC 캐릭터가 등장하는 등 전반적인 몰입감에 노력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케이드 퀘스트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는 '철권8'에서 한층 더 진보한 고스트 시스템입니다. 플레이어의 움직임과 습관을 Q러닝을 통해 배우는 '내 고스트'와 싸우는 콘텐츠도 확인이 가능했으며, 온라인 상에서 만난 상대의 고스트를 내려받아 싸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시간으로 대전을 치르는 것이 아닌 만큼, 부담감을 조금 덜어내고 대전을 치르거나 연습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사에 따르면 자신의 고스트는 다섯 번 정도 경기를 한 뒤에 움직임이 상당히 비슷해지며, 열 판 정도를 싸우다 보면 고스트가 이기기도 할 정도로 빠른 학습 능력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결과, 대전을 거듭할수록 초반 심리전이라든지, 하단 공격에 취약한 것이 참으로 저를 잘 따라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내 고스트라니까 왠지 더 지기가 싫은 기분

철권을 더 잘 하고 싶은, 열정적인 이들을 위한 모드도 준비되었습니다. '마이 리플레이 & 팁' 시스템을 통해 지난 대전의 리플레이를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게임이 직접 특정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콤보나 대처법을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바로 트레이닝으로 진입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철권8'은 실시간 온라인 매칭을 제외하고도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게임에 녹여두었습니다. 학습한 상대의 습관까지 재현하는 AI 고스트의 존재로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치를 수 있고, 리플레이를 보면서 대처해야 할 부분을 배우는 것도 가능하고요. 이 과정을 통해 게임에 좀 더 익숙해진다면, 온라인 매칭에 대한 두려움도 어느 정도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진짜 좀 뭔가 비슷함

▲ 리플레이 보다가 바로 연습할 수 있는 모드도 제공됩니다

콘텐츠 외에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감각 또한 '철권7'과 비교해 다소 변화가 생겼습니다. 히트 게이지가 생기면서 상대에게 단숨에 달려가거나, 경직을 무시하며 상대에게 콤보 공격을 구사해 일발 역전을 노리는 상황 등이 다채롭게 연출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초심자도 몇 가지 버튼 조작으로 멋진 콤보를 쓸 수 있게 해주는 스페셜 스타일 또한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이제 대표 기술이나 공중 콤보 외에도 방향키 조작으로 몇 가지 동작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됐죠. 여전히 스타일 변환은 자유롭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과 상황에 맞춰 역동적인 플레이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히트 버스트로 더 호쾌함이 살아난 느낌

▲ 멋진 신규 캐릭터들은 12월 14일 데모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철권8은 오는 12월 14일 PS5 데모 공개를 시작으로, 21일에는 PC(스팀)과 Xbox 플랫폼을 통해 데모 버전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 데모에서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살펴보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레이를 제외했다고 하며, 32종의 캐릭터는 물론 스토리 모드, 슈퍼 고스트 모드를 직접 체험해 볼 기회가 주어질 전망입니다.

이번 철권8 미디어 체험회 현장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하라다 카츠히로 총괄 프로듀서는 "지금까지 철권7이 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시리즈가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온라인이나 랭킹 플레이를 하지 않는 80% 이상의 이용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본적으로는 온라인을 제외하고 싱글플레이 경험만으로도 '게임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격투 게임 그거 무서운 거 아니야?'라고 생각한 당신, 지극히 정상입니다. 철권의 캐릭터들은 매력적인데 장르가 걱정돼서 접하지 못했던 게이머가 계시다면, 다가오는 '철권8'은 어쩌면 시도하기 가장 좋은 작품이 될지도 모릅니다.

▲ 파이트 라운지에서 사용하는 아바타 커스터마이징은 물론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