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의 스팀덱부터 시작해 올해 여름 에이수스 로그 엘라이를 거쳐 최근 출시한 레노버 리전 고까지. 게이밍 UMPC의 입지가 높아지며 해당 카테고리의 시장이 현재진행형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 스팀덱 출시 이후 UMPC 카테고리의 시장성을 확인한 전통과 유서 깊은 하드웨어사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물론 “이 돈이면“이라는 단어가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과거에는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일부 제한적인 요소가 많아 게이머들의 반응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다만, 현재는 그 입장이 바뀌었다. 성능 좀 괜찮다는 게이밍 노트북이 200만 원대를 호가하는 이 시기에 100만 원대 초반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그에 걸맞은 높은 성능과 휴대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고, 이는 꽤 성공적이었다.




그 중심에 최근 출시한 게이밍 UMPC '레노버 리전 고(LENOVO Legion Go, 이하 리전 고)'를 주목해 볼 만하다. AMD 라이젠 Z1 Extreme 프로세서와 16GB의 7500Mhz LPDDR5X 온보드 메모리를 탑재한 높은 성능의 게이밍 UMPC.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 QHD 해상도와 FPS 게임에서도 꿇리지 않는 최대 144Hz의 고주사율. 야외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500nit의 최대 밝기를 보여주며 UMPC치고 상대적으로 큰 8.8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게다가 양쪽에는 닌텐도 스위치와 비슷하게 분리 가능한 컨트롤러를 적용했으며 D-패드 컨트롤 스틱, 상단 트리거 버튼, 십자형 컨트롤 버튼, 액션 버튼으로 구성된 일반적인 컨트롤러 구성이다.

레노버 리전 고
외형 및 디테일



① 외관 및 제품 디테일



▲ 레노버 리전 고 제품 외관


▲ 큼지막한 8.8인치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 크기 가늠이 안된다고? 직접 사용하는 갤럭시 Z플립 3와 비교하면 이런 느낌


▲ 후면에는 거치대와 환풍구가 자리잡고 있다


▲ 발열을 해소해 주는 환풍구


▲ 그 밑에는 거치가 가능한 거치대가 보인다


▲ 무게는 실측 862g으로 측정되었으며


▲ 컨트롤러를 제외하면 650g이다




▲ 안정적으로 거치 가능하다






▲ 상단에는 충전 가능한 C타입 단자와 SD카드 슬롯


▲ 그리고 헤드폰/마이크 콤보 잭과 상단 환풍구


▲ 맨 왼쪽에는 전원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 하단에는 허브를 연결할 수 있는 C타입 연결 포트가 하나 더 있다


외관을 직접적으로 마주하면 먼저 드는 생각은 휴대용 게임기 치고 큰 전체적인 사이즈가 아닐까. 컨트롤러 부착 시 전체 규격은 40.7mm×298.83mm×131mm로 현재 출시한 스팀덱부터 로그 엘라이와 비교해봤을 때 작지 않은 크기다. 전체 컬러는 올 블랙으로 깔끔한 편.

크기에 비례해 무게도 무거운 편. 총 854g의 무게, 컨트롤러를 제외했을 때 무게는 640g이다. 경쟁사 대비 총 무게로 따지면 약 200g 정도 더 무거운 셈. 직접 손으로 파지했을 때 그 체감 무게 또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컨트롤러를 제외하면 약 214g 정도의 무게가 빠지니 블루투스를 연결해서 사용하거나 주변기기를 사용해 플레이한다면 무게를 더 줄여 사용할 수 있다.



② 분리 가능한 컨트롤러, 조작 버튼과 스틱



▲ 일반적인 휴대용 게임기와 같이 양옆 좌우에 배치된 컨트롤러


▲ 좌측에는 십자패드 아날로그 스틱 각종 편의 설정 버튼이 있고


▲ 우측에는 액션 버튼이 위치해 있다


▲ 상단 트리거 버튼


▲ 측면 매크로 버튼


▲ 후면에도 양옆으로 버튼이 2개씩 위치한다






▲ 후면 밑을 잘 살펴보면 버튼이 하나 보이는데


▲ 눌러서 가볍게 툭


▲ 컨트롤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

레노버 리전 고의 재밌는 요소는 분리 가능한 컨트롤러가 아닐까. 닌텐도 스위치와 같이 양쪽 컨트롤러를 간단히 탈부착 할 수 있으며 본체와 무선 통신이 가능하다. 다 좋은데 이 두개의 컨트롤러를 하나로 합칠 수 있는 홀더가 따로 없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컨트롤러는 일반적인 2개의 D패드 컨트롤 스틱과 상단 트리거 버튼, 십자 버튼, 액션 버튼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후면에는 매핑 가능한 프로그래밍 버튼이 있으며 모든 버튼이 손에 닿기 쉬운 위치에 있으며 진동 피드백이나 여러 요소들도 기능적으로 잘 섞여 들어가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버튼이 많기도 하고 손에 닿기 쉬운 위치에 있어 종종 잘못 눌리는 경우가 있다.

▲ 레노버 리전 고와 함께 동봉되어 들어있는 컨트롤러 지지대

▲ 마그네틱으로 쉽게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다

또 다른 UMPC들과 차별화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마우스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것. 리전 고에는 하단이 컨트롤러를 지지할 수 있는 지지대를 포함해서 주는데, 해당 지지대를 컨트롤러에 끼워 버티컬 마우스처럼 사용하면 된다.

▲ FPS 버튼을 활성화 시킨 후

▲ 버티컬 마우스처럼 바닥에 대고 움직여 사용할 수 있다

FPS 모드를 사용하여 FPS 게임을 즐긴다거나 직접 UMPC를 통해 마우스 작업을 필요로 하는 유저에게 괜찮은 기능으로 보인다. 일반 무선 마우스와 같이 스위치를 켜고 지지대에 연결하면 이를 움직여 마우스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측면에는 좌/우/가운데 클릭이 가능한 마우스 버튼이 있다. 물론 어느정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레노버 리전 고
제품 제원 및 시스템



① 제품 제원




② AMD 라이젠 Z1 Extreme




8코어 16스레드의 높은 성능을 가진 AMD 라이젠 Z1 Extreme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UMPC 혹은 노트북을 관심있게 지켜보는 유저들은 익숙하겠지만, 4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AMD의 고성능 APU이다.

테라플롭스 기준, Z1 익스트림 프로세서는 약 8.6 테라플롭스의 성능을 보여준다. 이는 스팀덱(1.6테라플롭스)의 약 5배, 플레이스테이션 5(10.3테라플롭스)을 감안했을 때 휴대용 기기로서 높은 성능 수치를 보여준다.

③ QHD 디스플레이와 쿨링 시스템



무려 QHD다. 휴대용 UMPC에서 QHD를 지원하다니. 어느 정도 탑재된 프로세서에 비해 오버스펙으로 보일지 몰라도, 높은 사양의 게임은 성능에 맞춰 해상도를 FHD로 조정하여 사용할 수도 있어 문제 없다. 그리고 휴대용 기기의 QHD는 꽤 귀하다는 거. 콘솔 게임에서도 순수 그래픽을 따져봤을 때 큰 이점을 가져올 수 있으며 게다가 최대 144Hz의 고주사율을 지원하니, FPS 게임이나 경쟁 게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P의 거짓 플레이 직후 바로 발열 체크를 해보니 약 46도로 준수하다

UMPC의 고질병, 제품 발열. 아무래도 성능과 직결되는 제품 발열의 경우 제품 성능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다. 레노버 리전 고의 경우 쿨링 성능을 높여 사용하는 경우 장시간 사용해도 큰 문제 없었다. 어느 정도 발열을 해소한 모습으로 보인다.

④ 충전 단자 및 슬롯



▲ 하단에도 위치한 C타입 단자, 허브를 연결하면 딱이다

충전 단자 및 슬롯이 상하단으로 나뉘어 있으며, C타입 충전 단자는 상단에 있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하단의 C타입을 통해 허브를 연결하여 사용하면 딱이다. 이외에도 최대 2TB까지 지원하는 SD카드 슬롯과 헤드폰/마이크 콤보가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 용량 확장에도 용이한 SD카드 슬롯을 잘 활용하면 AAA급 콘솔 게임에서도 속도 저하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윈도우 11, 전용 소프트웨어
윈도우 11 기반, 리전 고 전용 소프트웨어, '리전 스페이스'



① 윈도우 11 기반




레노버 리전 고는 윈도우 11 OS 기반의 UMPC다. 기존 리눅스 기반으로 출시되었던 게이밍 UMPC의 호환성 문제를 확실하게 잡았다.

② 레노버 리전 고 소프트웨어



▲ 레노버 리전 고의 전용 소프트웨어, 리전 스페이스


▲ 설정에 들어가보면

▲ 성능부터 네트워크,무선연결,디스플레이,컨트롤러 등 다양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 TDP를 직접 사용자 지정으로 설정할 수 있다

▲ 디스플레이 밝기부터 해상도, 주사율까지 모두 변경할 수 있다, 해당 화면은 잠시 FHD 해상도로 바꿔봤다

▲ 컨트롤러 설정,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다

▲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우측 설정 버튼을 클릭하면

▲ 직접 모드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으며, TDP나 전원 모드도 설정할 수 있다

▲ 디스플레이나 무선 연결 설정도 문제 없다


레노버 리전 고
게임 및 벤치마크 테스트


※ 본 벤치마크 테스트는 TDP 30W 기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벤치마크 테스트(3Dmark)


▲ 타임스파이 총 3,069 스코어

▲ 파이어스트라이크 총 7,244 스코어로 측정되었다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 역시 FPS는 콜옵이지

▲ 직접 FPS 모드를 사용해 즐겨봤다

▲ 평균 프레임은 최고사양/QHD/30W 기준 100~110프레임을 왔다 갔다 한다



마블 스파이더맨 리마스터



▲ 스파이더맨 리마스터를 손으로 파지하여 즐겨봤다

▲ 평균 프레임은 최고사양/QHD/30W 기준 35~40프레임을 보여준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



▲ 몬헌 라이즈도 즐겨봤다

▲ 마을에서는 대략 7~80프레임을 유지해줬으며


▲ 전투시에는 평균 60프레임 방어가 가능했다

▲ 아아 저 뉴비에요 살려주세요


P의 거짓


▲ 최적화가 잘 된 P의 거짓도 플레이 해봤다, 평소에는 7~80프레임을 유지하다가

▲ 전투 시 평균 6~70 프레임을 보여준다

▲ 소울류 스승님 구합니다


최대 30W TDP로 충전기를 꽂아두고 게임을 즐겨봤다. 물론 쿨링 성능을 최대로 해둬서 그런지 어느정도 소음은 있었지만, 결국 게임 소리 등에 묻혀 개인적으로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사실 30W가 아니더라도 15W에서도 적당히 성능 타협과 해상도를 조정하면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아까운 성능을 포기할 수 없지 않는가. 30W로 고사양 AAA급 게임들을 돌려보니 적당하게 프레임 방어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30W로 사용한다면 배터리 소모 속도가 빠르기에 휴대용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겠지만, 여러 게임들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평
유연한 게이밍 UMPC 레노버 리전 고(LENOVO Legion Go)'



레노버 리전 고, 윈도우 11 OS를 사용하는 휴대용 게이밍 UMPC다. 스팀 게임부터 온라인 게임 등 어떤 플랫폼을 이용하던 제한이 없다. 게다가 작업의 영역에서도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에 QHD 해상도까지 지원하니 주변기기만 잘 연결해서 사용하면 태블릿이나 노트북처럼 범용성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휴대용 UMPC로 출시되었지만 배터리나 크기, 무게 등을 고려해봤을 때 결국 거치하여 키보드나 마우스 혹은 게임 패드 등을 연결하여 사용하면 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고 작은 블루투스 키보드나 마우스 등을 함께 사용하면 확실히 노트북이나 태블릿의 대용으로도 좋은 포지션이라 느꼈으니까.

▲ 이렇게 딱 붙여서 플레이하면 어떨까?

그렇다고 핸드헬드PC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지, 직접 사용했을 때도 직접 컨트롤러를 분리하여 게임을 하면 장시간도 꽤 편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앞서 말했듯 패드를 중앙으로 합칠 수 있는 홀더만 하나 더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여태까지 즐겨왔던 휴대용 게임기로서의 편의로는 아쉬운 점이 몇 있었지만, '게임기'의 역할로서는 완벽할 정도로 만족했다. 높은 디스플레이와 하드웨어 성능으로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 또한 쾌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으니까.

레노버 리전 고는 어떻게 사용하고 접근하냐에 따라 그 가치가 바뀌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한 게이밍 UMPC가 아닐까 싶다. 가격 대비 높은 성능과 UMPC만의 높은 범용성을 추구하는 유저라면 고민해볼 만 하다.

▲ 레노버 리전 고 공식 영상 (출처 : 한국레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