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지옥궁vs더블키, 활용 환경에 따라 선택하자
안정적인 운용과 대미지 고점은 지옥궁
사거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블키


어느 RPG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어떤 무기의 성능이 더 좋은가는 TL에서도 매우 뜨거운 주제다. 필드 보스 무기까지 나가면 더욱 논란 요소가 많겠지만, 파올라 기준으로 논란이 많은 대표적인 무기는 단검 중 키마 렉스의 송곳니와 레퀴루스의 가시날, 그리고 이번 기사에서 다룰 장궁인 카르닉스의 지옥궁(이하 지옥궁)과 더블키의 맹폭활(이하 더블키)이 있다.

장궁은 조합이 비교적 다양한 무기로, 단검, 석궁, 지팡이 외에도 다소 마이너하지만 마법봉이나 양손검과도 사용한다. 이 중 현재 나름 화제라 할 수 있는 것은 새로 부각되는 조합인, 버프된 지팡이와 함께 사용하는 일명 장지/장팡 조합이다. 긴 사거리를 활용한 안정적이고 강력한 화력 투사가 매력이고, 손쉬운 마나 관리와 두 무기 모두 사거리가 길어 말뚝딜 패시브 유지하기가 좋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장궁+지팡이 조합에서 더블키의 맹폭활과 카르닉스의 지옥궁 중 어떤 무기가 더 좋은 것일까?

▲ 비교가 자주 되는 지옥궁과 더블키, 뭐가 좋은거지?



두 무기간 '완벽한 정답'은 없다


명쾌한 단답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서로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를 더 좋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며, 상황별로 무기별 장점이 부각되는 만큼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정답은 없다.

문자 그대로 어떤 상황에서는 더블키가, 어떤 상황에서는 지옥궁이 유리하다고 평가되며 모든 상황에서 상대 우위인 무기는 사실상 이 둘이 아닌 테벤트의 비명활이다. 물론 특성작은 다른 얘기지만.


= 실험 전 먼저 살펴보는 유저들의 평가는?

더블키의 경우 PVE, 특히 파올라 보스전과 대규모 전쟁에서 주로 추천된다. 든든하게 어그로를 먹어주는 탱커가 존재하는만큼 최대 사거리를 유지하면서 공격하기 용이하며, 스킬 재사용 속도 스탯과 빠른 공격 속도를 활용해 부족한 최대 공격력을 만회할 수 있다. 보다 긴 공격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만큼 패시브를 통한 치명타 보정을 받기도 유리하다. 대규모 쟁 상황에서는 아군의 1선이 앞을 잘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라면 초장거리에서 안전하게 포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된다.

반면에 몬스터가 계속해서 달라붙는 심연 던전이나, 적과 교전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지는 소규모 PVP에서는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스탯상으로 공격 능력에 더욱 치우친 무기다보니, 생존력도 비교적 떨어진다. 이외 더블키 맹폭활+우레혼의 엄청난 사거리를 최대한 활용하려다 보면 추가 몬스터를 애드내거나, 힐러의 사거리 밖에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아 빈축을 살 수 있다.

지옥궁은 기본 공격 거리가 짧은 만큼 사거리 확보 능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만큼 거리 확보에 신경을 덜 써도 되고, 높은 최대 대미지와 투지 스탯으로 인해 안정적인 공격 능력과 PVP 생존 능력을 챙긴다는 평가다. 최대 대미지가 높은만큼 더블키로는 화력이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강력한 한 방으로 적을 처치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더블키의 기량 버프와 장궁 패시브를 통한 치명타 보정으로 인해 지옥궁에 붙어있는 원거리 치명타 스탯이 메리트가 감소한다. 기본 공격 속도가 느린만큼 회심의 저격 스킬의 시전 속도가 느리고, 평타보다는 스킬 회전을 통한 화력 투사가 중요한 장궁+지팡이 조합에서 전체 화력은 밀린다는 의견도 나온다.

▲ 엄청난 사거리를 활용할 수 있는 보스전이나 대규모 전쟁에서는 맹폭활이 유리하다는 의견

▲ 비교적 사거리가 짧아 생각할 요소가 적고, 대미지 고점 및 투지를 통한 생존력이 장점인 지옥궁



= 그렇다면 실제 화력은?

이렇듯 유저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 그렇다면 실제 전투에서 두 무기의 화력 차이는 어떻게 나타날까? 두 무기 모두 강화 및 특성 작업이 완료되어 있다면 보다 명쾌하게 실험이 가능하겠지만, 아쉽게도 하나의 무기만 강화/특성작이 완료되어 있다보니 공평한 실험이 불가하여 강화와 특성작이 되지 않은 기본 상태의 지옥궁과 맹폭활을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장비 세팅은 아래와 같으며 스탯은 기량, 지혜, 통찰 순으로 투자했다. 괄호 안에는 원거리 대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성과 장비의 주요 스탯을 표기하였으며, 종합적인 능력치 역시 같이 첨부한다. 고가의 세트 장비를 두르고 있는 최상위 유저들의 스펙에는 미치지 못하며, 던전을 꾸준히 플레이하는 보통의 유저들 수준과 비슷한 편이다. 때문에 장비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 전혀 다른 실험값이 도출될 수 있음에 유의하자.

이외 장비를 아직 세팅하는 도중이라 유저들의 평균에 비해 치명타 수치가 상당히 낮은 상태인데, 실험은 치명타가 터졌을 때 단타 수치를 기록하여 비교하였으므로 결과 값에 영향은 없다.

▣ 장비 정보
무기 : 더블키의 맹폭활(원거리 명중 20) vs 카르닉스의 지옥궁(최대 생명력 150)
보조무기 : 6 더블키의 우레혼(스킬 재사용 속도 6%)
투구 : 7 초월자의 천리안(통찰 5, 스킬 재사용 속도 4.8%)
상의 : 4 바람혼의 은총갑옷(통찰 3)
장갑 : 9 비룡의 비늘 장갑 (공격 거리 증가 9.5%, 통찰 4, 공격 속도 6%)
하의 : 6 초월자의 구원바지 (지혜4, 투구와 함께 초월자 2세트 효과 - 스킬 재사용 속도 7.5%)
신발 : 9 달빛 은총의 가죽장화 (원거리 명중 95)
망토 : 9 일급 저격수 망토 (원거리 명중 85, 원거리 치명타 95)
허리띠 : 8 일급 추적자 허리띠 (대미지 도움되는 옵션 없음)
목걸이 : 9 시간의 천칭 목걸이 (스킬 재사용 속도 4.2%, 스킬 피해 증폭 60, 강화 지속 시간 4.5%)
팔찌 : 9 예언자의 팔찌 (추가 피해량 12)
반지1 : 7 심연의 결정 반지 (추가 공격 속도 5.6%, 강화 지속 시간 3%)
반지2 : 9 살기의 적중 반지 (추가 공격 속도 4.9%, 기량 5, 강화 지속 시간 4.5%, 스킬 피해 증폭 60)

※ 대미지 실험은 각 무기별 최대 사거리(지옥궁 21.74터, 더블키 26.09미터)와 동일 사거리(두 무기 모두 14m)에서 치명타 최대 대미지만을 기록하였으며, 실제 상황에서는 유저들의 평가처럼 사거리를 항상 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점, 그에 따른 치명타 편차도 크게 발생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무기의 능력이 변화하게 되므로 절대적인 지표로 삼지 말고 비교 기준 중 하나로만 참고하자.

▲ 더블키 장착 시 능력치 종합

▲ 지옥궁 장착 시 능력치 종합


기본 공격, 즉 평타부터 살펴보면 최대 사거리에서의 대미지는 당연히 지옥궁이 높아 최대 352를 기록했다. 더블키의 경우 319가 나온다. 무기의 최대 대미지가 높은만큼 최대 사거리에서 치명타가 터지는 기준이라면 당연히 지옥궁이 유리하다. 최대 사거리에서의 대미지 차이는 약 10%인 셈. 동일 사거리인 14m 기준에서는 지옥궁이 344, 더블키가 307로 사거리가 더 많이 줄어든 더블키가 당연히 더 많은 페널티를 받아 12%의 대미지 차이가 발생했다.

다만 기본 공격의 누적 딜량으로 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공격 속도가 빠르기 때문인데, 속사 자세(영웅 2레벨) 버프가 켜진 상태를 기준으로 지옥궁이 0.466초, 더블키가 0.409초가 나온다. 이를 보스 전투 시간 3분 정도를 기준으로 놓고, 최대 사거리에서 단순 계산으로 비교한다면 지옥궁은 13만 5965, 더블키는 14만 391을 기록한다.

물론 실제로는 스킬 시전 중 평타를 치지 않는 점도 있고, 모든 공격이 치명타가 터지지 않기 때문에 실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 대미지는 지옥궁이 높지만, 전투시간이 길면 더블키가 빠른 공속으로 이를 따라잡는다


공격 거리에 따른 피해량 보너스를 보유하고 있는 바람의 시위의 경우 지옥궁은 최대 3002, 더블키는 2783을 기록했다. 더블키의 사거리가 4m 이상 길어 거리 비례 대미지가 약 28% 붙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옥궁의 높은 최대 대미지는 따라잡지 못했다. 차이는 약 7~8% 수준. 14m 기준에서는 차이가 매우 크게 벌어져, 2387 vs 2730으로 약 13~14% 지옥궁이 높았다.

주력 스킬 중 하나인 차지샷, 회심의 저격은 어떨까? 지옥궁은 최대 사거리에서 3505, 14m에서 3408을 기록한 반면 더블키는 각각 3151과 3022를 기록했다. 거리에 따라 큰 폭으로 대미지 차이가 발생한 바람의 시위와 달리 11~12% 정도 지옥궁이 더 높은 대미지를 보여주었다.

▲ 최대 대미지는 적게는 7%, 많게는 13%까지 지옥궁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른 무기 선택


언뜻 보면 지옥궁이 유리해보이지만 사실 이 데이터만 가지고는 두 무기의 우열을 가리기엔 충분하지 않다.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보느냐에 따라 성능이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다.

지옥궁은 전반적인 방당 화력이 더블키보다 높기는 하지만 공격 속도가 느린만큼 회심의 저격 시전 속도가 느려진다. 치명타 역시 사실 큰 차이를 내지는 않는다. 소폭이긴 하지만 0강 기준 최대 사거리에서 사수의 감각 (영웅 2레벨) 버프를 받는다면 더블키의 치명타 수치는 906, 지옥궁은 860으로 오히려 더블키가 더 높게 집계된다.

9강 기준으로는 지옥궁에 원거리 치명타가 90이 더 붙지만, 더블키도 기량 스탯이 상승하기 때문에 사실상 9강화 최대 사거리 기준으로 두 무기의 치명타 확률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사수의 감각 영웅 등급의 치명타 피해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볼 수 있으나, 이는 이미 위의 최대 사거리 대미지 차이에서 포함되어 비교되었다)

그렇다고 더블키의 스킬 재사용 속도가 부족한 딜을 모두 따라잡을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애매하다. 장궁+지팡이 조합의 핵심 버프 중 하나인 고도의 집중처럼 쿨타임이 매우 긴 스킬들은 재감 스탯에 따른 성능 향상이 확실하다. 징표나 쇠약류 스킬들의 활용성도 물론 증가한다.

하지만 0강 기준으로 더블키에서 얻을 수 있는 6.7%의 스킬 재사용 속도는 상기의 장비 세팅 기준, 실제 캐릭터창에서 '스킬 재사용 시간 감소' 수치가 -22.179%에서 -26.035%로 4% 미만의 차이를 보인다. 즉 쉽게 말해 스킬을 6.7%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또한 장궁+지팡이 조합에서는 회심의 저격과 연발 불꽃탄이라는 2종의 캐스팅 스킬을 사용해야 하는데, 캐스팅 스킬을 시전하는 도중 다른 스킬의 쿨타임들이 노는 경우가 반드시 생긴다. 때문에 실제 재감 효과의 성능은 더욱 감소할 수 있다. 그만큼 사용자의 쿨타임 관리 능력에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아 숙련도에 따른 무기 성능 차이도 심해질 수 있다.

▲ 최대 대미지나 재감 버프만 보고 두 무기간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것


결국 장궁+지팡이 조합에서 주무기로서의 장궁 선택은 내가 주로 이용하거나 힘을 실어주고 싶은 콘텐츠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적으로 사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지옥궁보다 더블키의 화력 감소폭이 더 큰 편이므로, 최대 사거리를 유지하기 쉽고 지속적으로 화력 투사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더블키가, 반대로 상황이 계속해서 변화하여 거리 유지 및 보다 정확한 스킬 사이클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지옥궁을 사용하는게 유리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유저들의 평가나 간단한 실험 데이터를 감안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최종적인 무기 선택의 기준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잘못된 방향이 아니므로 소신대로 무기를 선택하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