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7월 방화 사건으로 전소된 쿄애니 제 1스튜디오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의 피고인 아오바 신지에게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NHK를 포함한 일본 언론들은 오늘(25일) 교토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2019년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을 일으킨 피고 아오바 신지에게 사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일본 교토에서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풀 메탈 패닉? 후못후'를 기점으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러키☆스타', '케이온!' TVA 이후 '울려라! 유퍼니엄', '목소리의 형태',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바이올렛 에버가든' 등 다양한 TV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9년 7월 18일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쿄애니 제1스튜디오가 전소됐으며, 주요 애니메이터 및 감독진 36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사망자 명단에는 '목소리의 형태', '빙과'의 캐릭터 디자인 및 총작화 감독을 맡은 니시야 후토시 감독,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목소리의 형태' 등의 색채설계를 담당한 이시다 나오미 디자이너, 'MUNTO'의 감독을 맡은 키가미 요시지 이사, 이누야샤 무인편 작화감독으로 데뷔해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울려라 유포니엄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 총감독을 맡은 이케다 쇼코 감독(본명: 테라와키 쇼코) 등 쿄애니를 이끈 주요 인물들이 포함됐다.

당일 방화를 한 피고 아오바 신지는 사건 직후 불이 자신에게 옮겨붙자 현장에서 이탈, 인근에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게 발견됐다. 피고 또한 가슴과 팔, 다리에 광범위하게 3도 화상을 입어 집중 치료 이후 2020년 구속, 경찰 조사 및 재판이 진행됐다. 범행 동기로는 "쿄애니가 자신의 소설을 훔쳤다"고 언급했다. 교토 애니메이션 측은 이에 "피의자와 이름 및 주소지가 같은 인물이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주관하는 소설 공모전에 원고를 제출했지만 낙선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소설과 교토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작품들 간에 유사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7일 최종 공판에서 일본 검찰은 해당 사건을 "사리에 어긋난 원한을 가진 복수로 일본 형사 재판 사상 가장 많은 피해자 수를 낸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피고의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살의에 근거해 계획적으로 사건을 일으켰으며, 휘발유를 사용한 방화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고의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족과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은 너무나 깊고, 피고에게는 사건 당시 완전한 책임 능력이 있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범행 동기 "사건 당시 피고에게 중증 망상 장애가 있어 선악의 구별 및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늘,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변호인의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소설을 응모했지만 낙선한 뒤, 교토 애니메이션이 아이디어를 표절했다고 원한을 가졌다. 생활이 곤궁해진 이후 사건 1개월 전 사이타마 시의 오미야 역에서 대량 살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단념했다"며 "과거 휘발유가 사용된 사건을 참고해 방화 살인을 선택했으며, 자신의 지식으로 범행의 방법을 선택하고 있어 망상의 영향은 없다. 공격 수단의 선택에 망상의 영향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범행 당시 심신 상실도 심신 모약도 아니었다"고 판정했다.

또한 재판부는 "대량의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사람을 불덩이로 만드는 범행은 참으로 잔학무도하다. 불길과 연기에 휩싸여 달아날 새도 없이 숨진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은 필설로 다할 수 없다"며 범행 수법의 잔혹성과 고의성까지 강조, 피고 아오바 신지에 사형 판결을 내렸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해당 소식을 속보로 내는 한편, 피고 아오바 신지가 판결 이후 고개를 숙인 채 바로 조용히 퇴정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