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210만과 16만은 꽤 멀다. 단순히 계산하면 10배가 넘고, 차이는 200만에 가까우니까. 숫자를 '동접'으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접 210만은 스팀에서만 역대 2위. 그야말로 엄청난 인기를 증명하는 숫자다. 그렇다고 16만도 '고작?'이라고 웃어넘길 수는 없는 숫자다. 스팀에서 10만 동접 넘긴 건 수많은 게임 중 130개 정도 뿐이다.
그럼 이번엔 이렇게 바꿔보자. '팰월드'의 동접 210만과 '인슈라오디드'의 동접 16만으로. 숫자는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지만, 앞을 바꾸니 분명 다르게 보인다.
16만 동접을 달성한 '생존 게임' 인슈라오디드의 성과는 놀랍다. 게임사의 전작인 포탈 나이츠가 스팀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역대 최다 동접자는 6천 명 정도였다. '그 개발사의 신작'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이 정도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인슈라오디드의 흥행에 팰월드 딱지를 붙인다. 팰월드의 덕을 봤다는 거다.
외부적인 상황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팰월드가 워낙 큰 인기를 누리니 비슷한 때 출시됐다는 것만으로 그늘에 가려진 게임들이 나온다. 반대로 기회도 있다. 팰월드는 얼리 액세스인 만큼 콘텐츠의 부족함에 유저가 떨어져 나갈 시기가 분명 발생한다. 이때 비슷한 장르 게임이 출시된다면 이탈 유저를 빼 올 수 있다. 인슈라오디드가 그랬다는 거다.
지독히도 게임 외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다.
총 든 포켓몬이라는 별명은 팰월드에 관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크래프팅과 성장 요소는 유사성 논란이 있지만, 아크나 러스트 등 인기 게임의 것을 따왔다. 그리고 진짜 성공은 여러 '생존 게임'의 특징에 팰을 더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며 완성됐다.
인슈라오디드의 흥행에도 '생존 게임'의 특징을 개발자들이 담금질 잔뜩한 결과가 보인다. 제작이나 탐험 요소 등 핵심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RPG의 특성으로 더한 성장은 더 개성적인 육성이 가능하다. 퀘스트는 유저가 해야 할 목표를 정확하게 전달해 게임 첫 난해함을 덜었다. 그래서 인슈라오디드는 데모 잔뜩 공개하는 스팀 페스트에서도 큰 주목받았다.
'생존 게임'이라는 바구니에는 서바이벌이 담기기도 하지만 사실 더 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담겨왔다. 마인크래프트로 대표되는 건설과 공예. 좀비나 공룡처럼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주는 스릴러 요소도 있고 방대한 월드 탐험에 건설이나 경영 요소도 곧잘 더해진다.
팰월드와 인슈라오디드도 그저 바구니에 붙은 '생존 게임'이라는 네임택 하나로 분류하기엔 너무 다르다. 같은 점이라면 팰과 RPG라는 다른 특징으로 생존을 우선해 너무 하드코어했던 게임 입문의 넓이를 크게 확장했다는 데 있다.
팰월드의 210만, 후발 게임(처럼 보이는) 인슈라오디드의 16만은 '생존 게임'이라는 타이틀과 엮여 그저 장르 자체의 인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존 게임'은 언제나 재밌었다. 테라리아도, 발헤임도, 아크도, 러스트도, 돈스타브도, 포레스트도, 특징과 형태는 달라도 많은 이들이 즐겼다.
거대한 숫자를 마치 새로운 흥행 장르의 등장으로 보지 말지어다. 그렇게 장르에만 눈을 돌렸을 때 놀거리 없는 텅 빈 오픈 월드 게임들이 나왔다. 알맹이 없는 배틀로얄들이 출시됐고 뒷심 없는 루트슈터가, 뽑기만 남은 방치형 게임이 쏟아지곤 사라진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숫자를 만든 건 장르가 아니라 게임, 그리고 그 안의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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