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사람이 하루에 가장 많이 보는 것은 뭘까.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나오겠지만 디스플레이가 크게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출퇴근 시 꺼내 보는 스마트폰은 물론, 회사에선 모니터를 통해 각종 업무를 처리한다. 여가 시간에는 OTT 드라마나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랑 게임을 즐기기도 할 테다.

이렇듯 우리의 눈은 생각한 것보다 화면을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삶에도 밀접해 있다. 그런데 특정 제품군을 오래, 많이 사용하다 보면 점차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고 더욱 좋은 것을 요구하게 되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과거 디스플레이의 발전은 엄청난 속도를 이루었고, 새로운 패널, 다양한 해상도의 기술이 탄생했다.

자연스레 소비자의 눈높이도 높아지면서 고급 기술의 상용화도 오래 유지되어 현재는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품질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도 2~3년 전만 하더라도 중소기업 제품이나 해당하는 얘기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대기업 제품 중에도 이런 가성비 라인업 제품이 흥행하고 있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꺼내게 되었을까.

사실 최근 회사에서 모든 사무용 모니터를 교체했는데, 27인치 삼성 모니터다. 수십 명의 모니터를 삼성 모니터로 바꾸다니 제법 돈 좀 썼겠다 싶었는데 18만 원 상당의 저렴한 제품이었다. 그렇다고 어디 성능이 모난 것도 아니었다. 사무용 모니터로써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게이밍에 특화된 기능도 충실히 들어 있어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이라 느꼈다.

겜돌이인 이상 어떻게 참을 수 있으랴. 점심시간에 짬이 남았을 때 몇 번 게임을 해봤는데 정말 만족스러웠다. 혼자 알기는 아까울 정도로 이런 괜찮은 물건이 있나 싶었는데, 이미 가성비로 유명한 모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미 제품 스펙에 대해서는 충분히 많이 알고 있을 터, 게임할 때 어떤 느낌인지, 서브 모니터로 쓸만한 제품인지 체감할 수 있도록 여러 게임을 돌려보았다.



■ 시작하기 전, 게임 모드로 맞춰주자

우선 게임을 하기 위해선 게임에 맞게 설정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기본적으로 사무용에 적합한 환경을 위해 눈 보호 모드를 활성화했지만, 게임 모드를 사용하기 위해 눈 보호 모드를 해제했다. 확실히 눈 보호 모드를 제거하면 과하게 밝은 듯한 화면이 거슬리지만, 어차피 게임할 땐 엑셀처럼 하얀색만 가득한 장면은 없을 테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 격투 - 철권 8

응답 속도가 1ms라는 스펙을 보고 안 할 수 없는 게임이 있다. 바로 1프레임 하나하나가 중요한 격투 게임이다. 마침 최근 출시한 철권 8에 푹 빠진 직장 동료가 있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눈과 손, 머리 모두 집중해야 하는 장르인 만큼 조금만 시각적 정보가 틀어져도 흔들려 버리는 장르 특성상 불편함은 없었을까.

▲ 촬영을 시작하기 전부터 게임하고 있었던 모 기자

▲ 라이벌을 매섭게 두들겨 패고 있었다


▲ 화려한 이펙트가 난무해도 깔끔하게 출력되는 모습



■ 슈팅 - 헬다이버즈 2

격투 장르도 그렇지만, FPS나 TPS와 같은 슈팅 장르도 응답 속도가 중요한 장르 중 하나다. 격투 게임은 약간의 심리를 더해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지만, FPS와 같은 슈팅은 예측이 어느 정도 들어가도 대부분은 피지컬과 더불어 쉼 없는 조작을 요구하기에 더욱 응답 속도가 중요한 장르라 할 수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코옵 슈팅 게임인 헬다이버즈 2를 실행해 보았다.

▲ 어두운 공간 속 조명도 깔끔하게 표현되고


▲ NTSC가 72%라 색감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적당히 예쁘다

▲ 긴박한 전투 중에도 거슬리는 부분 없이 깔끔하다



■ RTS -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3

RTS는 여러 유닛이 한 전장에서 부대끼며 싸우는 게임이다 보니 가시성이 좋아야 한다. 물론 이는 개발사의 역량인 부분이기도 하나, 의도한 색과 명암을 모니터가 제대로 출력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선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를 고민했지만, 스타크래프트는 맵과 유닛의 구별이 너무 명확해 실험 결과가 너무 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비주류인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3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 메인 화면부터 어두침침하니 테스트하기 좋은 느낌이다

▲ 다양한 색감이 어우러진 전장 속, 작은 유닛도 깔끔히 표현되는 모습

▲ 각종 이펙트도 이질감 없이 표현되고 있다




■ 액션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액션 또는 RPG 등의 장르는 시각적 정보가 더욱 중요한 게임이다. 캐릭터나 적의 움직임이 주는 정보가 이에 따른 반응이 전투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액션 게임은 색감이나 이펙트를 통해 게임의 분위기나 매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몬스터 헌터 시리즈나 다크 소울 등이 있으며, 최근 괜찮은 흥행을 달리고 있는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로 테스트를 해보았다.

▲ 파스텔 색조의 색상도 무난히 소화하는 모습

▲ 아 나도 저렇게 여행 가고 싶다

▲ 단조로운 색의 명암 표현도 문제 없으며

▲ 화려한 장면도 깔끔하게 출력한다



■ RPG - 발더스 게이트 3

RPG. 생각건대 비주얼 노벨과 함께 가장 텍스트가 많은 게임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시각적 정보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텍스트가 주는 정보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다만 이런 게임의 일부는 가끔 작은 크기의 텍스트가 흐릿하게 보인다던가, 과하게 색이 깨져서 거슬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특히 FHD 해상도라면 이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조금 더 있고 말이다. 그래서 작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발더스 게이트 3으로 한 번 확인해 보았다.

▲ 서브 모니터로 쓴다면 이렇게 공략을 띄우고 하기에도 좋지 않을까

▲ 붉은색이 많은 장소지만, 무엇이 몬스터고 무엇이 배경인지 확실히 인지할 수 있다

▲ 치명타!

▲ 글자도 문제없이 깔끔하다. 오늘따라 눈이 초롱초롱한 할신. 너도 모니터 바뀐 걸 눈치챘구나



■ 공포 - 파피 플레이 타임 파트 3

RTS 테스트를 끝난 직후, 문득 의문이 들었다. 명암비 1,000:1이면 대략 어느 정도까지 표현이 가능할까. 명암비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선 역시 어두운 화면이 많이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공포 게임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에서 세세한 표현이 제대로 보일지 궁금했다.

▲ 명암비가 1,000:1 이여서 그런지, 많이 어두운 부분은 뭉개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다


▲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떨어지진 않는다

▲ 광시야각을 지원해 측면에서도 화면이 잘 보인다



■ 그래서 가성비 좋은 모니터인가?

웬만한 작업은 물론, 게이밍 모드도 지원해 훨씬 깊이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충분한 강점이다. 회사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거니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최고급 성능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면 메인 모니터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며, 서브 모니터로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성능을 가졌다.

삼성전자 에센셜 모니터 S33GC는 현재 공식 홈페이지 기준 약 18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 중이다. A/S가 편리한 삼성전자 제품, 20만 원도 하지 않는 가격, 모든 것을 무난히 소화해 내는 성능을 고려하면 정말 가성비가 좋은 모니터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