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피크민 블룸, 몬스터 헌터 나우 등 여러 위치기술 기반 AR 게임을 만든 개발사 나이언틱의 존 행키(John Hanke) CEO가 금일(13일), 서울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 함께 자리한 나이언틱 카오리 사이토 커뮤니케이션 리드는 나이언틱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여러 AR 게임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음에도 기업 자체를 소개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이번 존 행키 CEO와의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나이언틱이 어떤 기업인지 더 이해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이후 무대에 존 행키 CEO가 올라섰고,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 나이언틱 존 행키 CEO


존 행키 CEO,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Q. 나이언틱의 비전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 모두가 함께 세계를 탐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나이언틱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만든 제품을 활용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바깥세상을 탐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러 도시나 새로운 곳에 여행을 떠나고, 그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한 미션이다. 나는 나이언틱을 창립했을 당시에 이미 세 아이를 가진 부모였는데, 아이들을 키울 때는 정말 여러 어려움이 있다. 아이들이 스크린이나 태블릿, PC를 부여잡고 있는 시간이 너무 많기에 바깥세상으로 끌어내는 것이 정말 큰 어려움이다. 지금 사는 캘리포니아도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이곳에서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의 미국 의무 총감이 '고립된 외로움은 질병'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많은 청년이 이런 고립감과 외로움을 겪고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 절반 이상이 친구들과 어울려서 밖에서 즐기는 시간이 많았는데, 요즘엔 이처럼 밖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황이다. 인터넷, 온라인 활동, 소셜 미디어 등 여러 사회적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나이언틱의 목표는 현대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트렌드를 바꾸는 것에 있다. 사람들이 혼자서, 개인적으로 즐길 수 있겠지만 동시에 친구들이나 가족, 전세계의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아울러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들이고, 공원이나 야외 공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대만을 다녀왔는데, 이곳에서 구정 명절을 기념하기 위한 포켓몬 고 이벤트가 개최된 적이 있다. 이때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 중에는 대만 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가족 단위의 사람들은 물론,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이었다. 그렇게 많은 세대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이벤트를 즐기고 있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11월에 포켓몬 고 행사가 개최됐는데, 이때도 3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이언틱은 이렇게 정기적으로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여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Q. 나이언틱은 퀄컴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살제로 지금 레이벤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 중인데, 이러한 스마트 글래스 기술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가?

= 기존의 나이언틱 게임들은 하나의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계속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AR 글래스 개발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하면 여러 상호작용이 가능해지고, 게임 경험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의 친구들과 상호작용하며 환경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2024년은 AR 글래스의 해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생산량도 기존보다 더 늘어날 것이고, 개인 모바일 시장에 있어 또 한 번의 큰 진화를 가져오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의 전자 회사들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Q. 나이언틱이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유, 그리고 왜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한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커다란 게임 시장이다. 그만큼 글로벌 게이밍 시장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게임 생태계 측면에서도 다양한 혁신이 일어난 곳이다. 온라인 게임, PC방 등 독특한 문화가 탄생한 지역이고 말이다. 이런 식으로 모바일 혁명과 혁신이 일어나는, 가장 최전선의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시장 자체도 이렇게 중요하지만, 여기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게임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BTS가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거나, 포켓몬 빵이 큰 인기를 끄는 현상도 있었다. 이처럼 트렌드가 바이럴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Q. 현재 기술, 게이밍 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나이언틱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텐데,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 계획인가?

= 게임 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예전엔 어린아이들만 게임을 즐겼지만, 이후엔 게임 애호가들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TV나 영화, 음악처럼 문화 산업의 주류로 올라온 상황이다. 이전에는 영향력이 작았다면, 이젠 영향력이 커진 셈이다. 현재 게임 산업의 글로벌 연 매출은 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게임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여기에도 사이클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그런 시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게임은 여전히 중요한 문화산업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리라고 보는 입장이다.

기술 혁신의 사이클에 따라 게임 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슈퍼패미콤에서 PC, 콘솔, 모바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포켓몬 고가 게임 산업에서 크게 성공한 것도 핸드폰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혁신들을 통해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게임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현재 나이언틱은 하드웨어 플랫폼과의 연계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3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MR 경험이 만들어지고 있고,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성장을 견인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 중이다.

물론 AI와 AR의 융합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착용하고 있는 디바이스를 활용하여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야외에서 게임 캐릭터를 만나고, 친구들과 경쟁을 할 수 있기도 한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새로운 장소를 탐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이언틱이 바라보고 있는 미래이고, AI와 AR의 융합으로 많은 시도를 반복하고 있는 식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페리도트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 페리도트는 가상의 펫인데, 각각의 생물들이 유전적으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산책하거나 공을 굴리고, 쓰다듬을 수 있는 식으로 즐길 수 있다. 이때 시도한 것이 가상의 크리쳐를 대형 언어 모델(LLM)과 연계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교류를 반복할수록 페리도트의 AI가 점점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AI 기술을 여러 형태로 접목하는 것 역시 게임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Q. 2024년을 아우르는 나이언틱의 큰 어젠다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작년 연말에 공개한 신작 몬스터헌터 나우다. 현재 실적도 굉장히 좋은 편인데, 이후에도 라이브 이벤트 등 유저들의 경험을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 번째 우선 순위는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 고에 대한 투자다. 현재 포켓몬 고의 월간 액티브 유저 수는 약 4천만 명에 달한다. 관련된 소프트웨어 투자는 물론,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말이다. 다양한 유저들과 만나 로컬 행사를 진행하는 등, 커뮤니티를 지원하여 유저들이 계속해서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도록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에는 7개의 커뮤니티가 있는데, 올해 안에 두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까운 5월에는 일본 센다이에서 포켓몬 고 페스타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AR 기술이다. 포켓몬 고를 비롯하여 다양한 게임에 AR 기술 적용할 계획이 있다. 소프트웨어는 물론, 서브 파티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며, 여러 서브 파티 개발자들이 라이트쉽 AR 툴을 활용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AR 매핑'이라는 핵심 기술이 있다. 작년 기준으로 약 10만 개의 지역을 AR 매핑으로 완성했는데, 올해는 그 목표를 100만 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AR 기술의 근간은 AR 매핑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휴대폰, 또는 AR 글래스를 통한 AR 경험을 극대화할 계획이 있다.

요즘 부쩍 흰머리가 많이 자라고 있다. 기술 산업에 종사한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나이언틱의 목표 중 하나는 전 세계의 스트레스 레벨을 줄이는 것에 있다. 현재 전 세계의 사람들은 정치적, 경제적인 원인 등 여러 원인으로 스트레스 겪고 있는데, 친구들과 나이언틱의 게임을 즐기며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수억 명에 달하는 이들이 우리의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사람들 간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부모 자식, 조부모와 손주의 관계가 될 수 있겠다.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소통하고, 나아가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게임을 통해 가능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존 행키 CEO, "한국은 중요한 시장, 교류 기회 늘릴 것"
Q. MR, XR 게임 개발에 도전하는 게임사가 많다.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나이언틱의 CEO로서, 이들에게 AR 게임 개발에 관해 조언한다면?

= 지금은 XR 게임이나 AR 게임을 만들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비교적 새로운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의 기초는 정말 작게 형성되어 있다. 나이언틱은 항상 게임 산업의 전선에 있고 싶고, 최첨단 게임을 만들고 싶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편이다. 아직 시장의 규모 자체가 작으므로 투자 규모를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이언틱은 휴대폰 외에도 다양한 기기를 활용하여 우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통해 회사, 그리고 시장을 전반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페리도트를 예로 들겠다. 만약 유저가 휴대폰 대신 XR 글래스로 페리도트를 플레이한다면, 페리도트를 산책시킬 때 휴대폰 화면만 쳐다보는 대신, 더 많은 상호작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플레이어에게 개선된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


Q. 한국 전자 기업들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현재 국내 기업과 협업을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 아직은 무언가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삼성은 현재 나이언틱의 투자자고, 지난 몇 년 간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여전히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라는 것만 분명히 밝히겠다.


Q. 포켓몬 고 플러스를 활용하는 수면 앱 '포켓몬 슬립'이 호평을 받고 있다.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곧 사람들의 행복과도 이어지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 투자나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은 없나?

= 양질의 수면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다는 부분에 충분히 공감한다. 최근엔 출장을 다니느라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고 구체적인 수면 측정도 하지 못했다. 현재 포켓몬 슬립 대신 다른 수면 측정 디바이스를 활용하여 365일 내내 수면 상태를 체크 중인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비단 수면 상태 외에도 개인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 사용될 것이고, 이 과정을 게임과 결합하면 재미있는 프로세스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Q. 포켓몬 고 이후 나이언틱이 공개할 신작은 어떤 컨셉이 있는 게임이 될까?

= 당장은 새로운 게임에 대해 전달드릴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올해는 가장 최근에 출시한 몬스터 헌터 나우에 집중할 계획이고, 이외에도 포켓몬 고, 피크민 블룸, 페리도트, 인그레스 등 여러 게임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는 것 보다 기존의 게임을 새로운 XR, 새로운 하드웨어 폼팩터를 통해 지원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니, 이부분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 '2024년에는 신작 대신, 기존 서비스의 개선에 집중할 것'


Q. 나이언틱의 전체 매출 중 한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추후 목표치가 있다면 듣고 싶다.

= 당장 구체적인 수치를 알지는 못하기에 말하기 어렵다. 다만, 한국 시장의 중요도가 계속해서 더 커지고 있고, 지역 커뮤니티와 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Q. 나이언틱은 다양한 IP와의 협업으로도 유명하다. 신작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다음에 함께 작업하고 싶은 IP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 앞에서 밝혔던 것처럼 이 자리에서 새로운 타이틀이나 IP를 소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IP가 분명히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


Q. 끝으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중요한 커뮤니티 리더들, 충성스러운 플레이어들, 그리고 나이언틱의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한국은 정말로 중요한 시장이다. 게임 산업은 물론, AR 관련 디바이스와 플랫폼에서도 중요한 입지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차원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앞으로 더 자주 방문하고, 소통할 기회를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 향후 나이언틱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직접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