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일구 위메이드 창의실장

위메이드의 신작 MMORPG '나이트 크로우'는 지난 12일 글로벌 서비스 시작 이후, 약 3일만에 누적 매출 1,000만 달러 (한화 약 132억 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이러한 매출액은 지난 21년 출시된 미르4와 비교해도 10배에 달하는 수치로, 나이트 크로우는 위메이드가 서비스한 게임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게임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진행중인 GDC 2024에서는 서일구 위메이드 창의실장의 '나이트 크로우'의 성공 비결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서일구 실장은 "게임의 성공을 보장하는 특별한 조합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고, 많은 요소가 충족되었다 해도 앞날을 알 수 없는 것이 게임"이라며, "위메이드에서 성공 요인으로 생각하는 나이트 크로우 내의 특별한 경제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발표를 이어갔다.

▲ 출시 일주일만에 동시 접속자 30만 명, 3일만에 매출 천만 달러를 기록한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출시 이후, '나이트 크로우'는 빠른 시간 안에 괄목할 만한 지표를 만들어나고 있다. 출시 5일 이후 총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겼으며, 출시 이튿날 DAU 또한 50만에 달했다. 또한 첫 날부터 게임에 지출한 비율이 24.6%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러한 지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서일구 실장은 웹3로 출시된 글로벌 버전이 가진 '개방 경제'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트 크로우의 경제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기 앞서, 일반적인 온라인 MMORPG의 경우 재화나 아이템의 흐름이 게임 내에서만 순환하는 폐쇄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블리셔나 개발사가 플레이어에게 인게임 재화를 제공하고, 플레이어는 현금 재화를 퍼블리셔에 제공하는 일차원적인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반면, 나이트 크로우가 지향하는 경제는 플레이어 또한 에셋이나 인게임 재화를 제공할 수 있는 지위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는 MUTE와 CANE이라고 불리는, 나이트 크로우 내 시스템이다.

▲ 나이트 크로우 경제의 중심 축인 MUTE(Multi-Utility Token)와 CANE(Character Abstracted NFT Economy)

먼저 MUTE는 총 7개의 토큰으로 구성된 '나이트 크로우' 내 일종의 화폐 시스템이다 CROW라는, 민팅을 통해 획득 가능한 토큰을 중심으로, 게임 내에서 드랍이나 제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6종의 게임 에셋이 전체 시스템을 이룬다. 이러한 멀티 토큰은 게임 내 아이템을 게임 밖에서 여러 가지 토큰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며, 이들은 게임 안팎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교환이 가능하고, 또 서버 간에도 이동이 가능하다.

서일구 실장은 글로벌 서버 출시 8일 안에 등장하기 시작한 특정 유저층을 한 가지 사례로 들었다. 게임에서 의도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토큰을 A서버에서 구매, 또는 민팅한 후 B서버에 가서 판매해 이윤을 남기는 활동이 포착된 것이다. 그는 이러한 플레이어의 행동이 온전히 해당 플레이어의 선택이라며, 플레이어 또한 언제든지 재화를 판매하는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나이트 크로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CANE은 말하자면 플레이어가 키우던 자신의 캐릭터를 NFT로 추출하고, 이를 다른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50레벨 까지 키운 캐릭터를 그만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해당 캐릭터를 NFT로 만들어 다른 이들과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구매한 사람은 해당 NFT를 메타데이터 서버에 등록해 기존 진행 상황 그대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내 에셋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플레이어 상호 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 나이트 크로우(글로벌 버전)의 핵심 시스템인 MUTE와 CANE

이와 같은 나이트 크로우의 경제 시스템을 설명하며, 서일구 실장은 "게임이 취미를 넘어, 투자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취미로 플레이하는 게임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를 게임 외적으로도 활용하고, 또 타인에게 판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에 '투자'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이같은 경제 시스템이 원활히 구동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없는 상호 거래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거래가 타인을 믿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디자인한 그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드파티 트레이딩에서 오는 사기 등의 근심 걱정, 부담을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나이트 크로우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소개를 마치며, 서일구 실장은 "웹3 게임 이용자의 비중은 전 세계 게이머 대비 15~16%를 차지하고 있는데, 몇 년 전 8%였던 것에 비하면 빠른 시간 안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이라며, "이러한 경제 모델은 아마도 게임 업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저 NFT를 판매하는, 블록체인이 노이즈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현 시점에서 분명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