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망했나요?”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본인이 '게임 기자'인 걸 아는 지인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오프라인 등 경로를 가리지 않고 물어온다. 최근 임요환 등 스타급 선수를 동원한 2011 GSL 본선 투어 개막전이 관객 500명 동원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는 보도들이 하나, 둘씩 나오면서 그 빈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마땅히 답변할 내용이 변변치 않다는 것.


사실 스타크래프트2를 하나의 ‘게임’으로 봤을 때 ‘망했다’는 표현을 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이 팔렸다. 블리자드의 공식 발표에 의하면 출시한지 한 달만에 300만 장을 판매했으며, 이후 공식 자료는 없지만 애널리스트들은 2010년에만 500만 장 이상은 충분히 팔아치웠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뿐인가, 2010년을 결산하는 해외 매체들은 '레드 데드 리뎀션'과 '매스이펙트2'와 함께 스타크래프트2를 "올해의 게임"(GOTY)로 뽑았다.



[ ▲ 북미 최대 규모 매체인 IGN에서 PC부문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스타크래프트2 ]




근데 왜 자꾸 “흥행이 저조하다” 부터 심지어는 “망했다”는 말들이 자꾸 나올까? 그것에는 ‘스타크래프트’와 경제학을 뜻하는 ‘이코노믹스’가 합쳐진 ‘스타크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국내 게임산업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 게임의 후속작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큰 관련이 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스타크래프트2가 일반적인 패키지 게임 대작의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기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미 환갑을 훌쩍넘은 기자의 부친부터 집안 대부분의 어른들이 9시 뉴스를 보고 스타크래프트2 출시 소식을 물어볼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출시한지 반년이 약간 못되는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보건데 그 누구라도 "스타크래프트2가 성공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인벤 순위를 보면 11월 11일에 오픈한 JCE의 온라인 축구게임 '프리스타일 풋볼'이 8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스타크래프트2가 12위다. 다른 게임 순위 혹은 PC방 점유율 수치를 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 ▲ 지난 주 인벤 게임순위에서 스타크래프트2는 두 계단 하락해서 12위를 기록했다.
PC업체 네티모(netimo.net)에서 제공하는 인기 게임 순위에서도 13위다.]




스타크래프트2의 전국적인 보급으로 인해 PC방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띄고, 그에 따른 PC 판매량의 증가와 함께 e스포츠의 부흥으로 인한 다양한 경제적 효과들이 국내 게임 업계는 물론, 우리 나라 경제 전반에...(이하 생략)” 출시전 수 없이 봤던 이와 같은 뉴스 보도를 지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것도 마찬가지.


이에 인벤에서는 자그만치 12년만의 기다림을 견뎌내고 등장한 스타크래프트2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국에서 유독 찬밥신세로 전락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하게 됐는지 PC방 업주, 현 프로게이머, E-스포츠 매체 기자 및 관계자를 비롯해 다양한 계층의 게이머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그 이유를 차근차근 정리해 봤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그런 이유의 대부분이 게임 내적인 것보다는 외적인 의사결정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르게 얘기하면 앞으로 충분히 개선해 나간다면 더욱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디 이 자리가 2011년 스타크래프트2가 한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댓글을 통해서도 좋은 응원과 의견 부탁드린다.




1.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무료 오픈베타


스타크래트2의 국내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진행되었던 무료 오픈베타 기간. 대부분이 1주일 내지는 2주일을 예상했었으나 뭔가 내부적인 목표를 채우치 못했었는지 7월 27일 시작한 오픈베타를 두 달 여만인 9월 18일에 종료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무료는 언제나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컨텐츠가 한정적인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긴 무료 오픈기간 동안 어지간한 컨텐츠를 대부분 즐길 수 있어 오히려 악재가 되었다.






신규 유저들이 싱글 플레이를 공략하면서 게임에 대한 감각을 익힌 후 멀티플레이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야하는데, 싱글 플레이를 끝내고 무료 오픈베타 기간이 끝나자 스타크래프트2를 아예 그만둬 버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일반 난이도는 물론 어려움 난이도에서 업적까지 모조리 달성해도 충분한 기간이었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유저들은 스타크래프트2에 별다른 미련도 없었다.


여기에는 멀티플레이 시 승패에 대한 상당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작용하는 RTS (실시간 전략)라는 장르적 특성도 가세해 RTS 혹은 스타크래프트 골수 팬이 아닌 경우 “스타크래프트2는 싱글플레이하고 접는 게임” 혹은 “다른 대작 게임을 기다리는 동안 잠시 즐기는 게임”으로 치부되었다.


어떻게 보면 ‘직접 플레이하는 게임’에서 ‘그냥 보는 게임’으로의 너무 이른 전환 현상도 무료 오픈베타 기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2. 좀처럼 잘 되지 않았던 PC방 보급


PC방을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가장 자주 들었던 이야기가 ‘사양이 너무 높다’였다. 스타크래프트2는 기존 블리자드의 게임과는 다르게 PC 하드웨어 전문 사이트에서 컴퓨터의 성능을 가늠하는 게임이 될 정도로 비교적 높은 사양을 요구했고 (최적화 실패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이는 PC방 업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1의 경우 일단 패키지만 구입해 두면 손님이 올 수록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PC방 업주가 PC방 컴퓨터의 업그레이드를 큰 마음 먹고 추진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부터는 PC방에 기존 온라인 게임과 같은 정액제 요금을 요구했기에 정액제로 벌어들이는 전체 수익이 컴퓨터 업그레이드 비용을 초과해 순이익이 남을지 쉽사리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때문에, 전국의 영세한 PC 업주들은 무리해서 모험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두고 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스타크래프트1의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PC방에서의 성과가 좀처럼 나오지 않은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만들기가 어렵고 오직 본인만 사용가능한 ‘배틀넷 계정’도 자주 언급되었다. 기존에는 컴퓨터에 스타크래프트가 설치만 되어있으면 단골손님들에게 한번 해보라며 쉽게 권했는데, 지금은 이메일과 휴대폰 본인 인증을 요구하는 배틀넷 계정을 생성하는 것부터가 첫 번째 난관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 예상했던 것보다 PC 사양이 높았던 스타크래프트2
발적화는 아니지만 최소한 최적화도 절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





3. 스타1과 너무 닮은 게임플레이, 고수와 하수는 영원했다.


스타크래프트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2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가 전작과 유사했고, 결과적으로 스타크래프트1을 잘하는 사람이 스타크래프트2도 잘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금 GSL에서 활동하는 유명 선수들의 과거 경력들을 살펴보면 대번에 알 수 잇다.


즉, 스타크래프트1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고수와 하수의 ‘넘사벽’ 실력차가 스타크래프트2 베타때부터 만들어졌고, 이는 신규 유저들의 스타크래프트2의 핵심인 멀티플레이에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게다가, 1Vs1 게임 100판을 했는데 브론즈를 벗어나지 못해 다시는 스타크래프트2를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 모 지인의 사례처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유저끼리 매칭기키기 위해 만들어진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로 구성된 래더 등급 자체가 초보자들에게는 넘기 힘든 또 하나의 큰 벽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4. 초심자를 위한 팀플레이의 실종


전작에서 고수와 하수 사이의 간극을 좁혀주고 일반 유저들에게도 크나큰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 바로 2Vs2, 3Vs3 등의 팀전이었다. 소주로 1차를 끝낸 직장인들이 저녁 늦게쯤 PC방에 우르르 몰려와 스타크래프트 팀전을 했던 풍경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실력은 좀 모자라더라도 한 공간 안에 함께 있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넌 마린만 뽑아” “병력없어, 걍 밀어버려” 라고 소리치다가 결국 한판 승리를 따냈을 때의 쾌감. 어떻게 보면 이것이 스타크래프트를 잘 못하는 하수가 고수가 느끼는 즐거음을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팀플레이 전적도 1Vs1 전적과 마찬가지로 공식 래더에서 기록, 관리되고 각 팀원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팀별 전체 래더 순위가 몇 등인지도 누구나 쉽게 열람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고수 친구가 생색내며 팀전으로 초보자 친구를 가르쳐 주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 아이디나 새로 만들어서 플레이하면 그만이었던 것이, 가르쳐주는 쪽은 자신의 전적이 떨어질까 찝찝해 하고, 배우는 쪽은 자신의 미천한 실력 때문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망설이게 되면서 스트레스 받는 팀전 보다는 그래도 속 편한 1Vs1 위주로 플레이하는 경향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이는 다시 3번에서 언급했던 문제점으로 회귀하는 결과를 낳았다.




[ ▲ 내 모든 전적이 만천하에 드러난다는 것도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은 일
게다가, 실력이 형편없을 때는 더하다. ]






5. 최후의 구세주 ‘유즈맵’의 배반


현재 국내 게임순위에서 스타크래프트1과 워크래프트3가 꽤 상위에 포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즈맵’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에도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더라도 유즈맵 활성화에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강력한 기능의 유즈맵 개발환경을 바탕으로 워크래프트3의 ‘DoTA’와 ‘카오스’같은 하나의 독립된 게임이라도 봐도 될 정도의 퀄리티 있는 유즈맵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올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많은 기능이 새로게 들어간 만큼 맵 제작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오히려 맵 제작에 필수적인 기능들은 미구현인채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의 유즈맵 제작 자체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했다. 변경된 배틀넷 인터페이스 또한 새로 나온 유즈맵 보다는 이미 검증된 인기있는 유즈맵 위주로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주는 방식이어서, 유즈맵 제작과 플레이의 선순환이 제대로 돌지 못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2010 블리즈컨에서 블리자드가 직접 스타크래프트2 유즈맵 제작을 발표한 것도 예상과는 다르게 유저맵 활성화가 좀처럼 되지 않은 것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 ▲ 블리자드가 직접 만들어 출시할 '스타크래프트2 DOTA' ]





6. 절반의 모습으로 등장한 배틀넷 2.0


블리자드가 이번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무엇보다 강조했던 것이 배틀넷 2.0이었다. 현실 ID의 강력한 기능과 페이스북과의 연동, 유즈맵 개발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즈맵 마켓플레이스 등 혁신적인 기능들을 스타크래프트2 출시 한참 전부터 홍보해오며 블리자드의 차세대 통합 플랫폼임을 알리고 또 알렸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 정식 출시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배틀넷 2.0은 그동안 블리자드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완전한 형태의 플랫폼과는 달리 사용하기에 불편한 구석이 많았고, WoW를 플레이하고 있는 현실 ID 친구가 로그인을 하거나 말을 걸어 올 때마다 렉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소소한 버그도 존재했다. "설마 이게 다?"라며 배틀넷 2.0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하는 유저들도 다수였다.


98년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1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한 모습인 것은 분명했지만, 쾌적한 매칭과 전적 관리 기능 등이 최근에 출시되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덕목임을 볼 때 칭찬을 할지언정 환호성을 보낼 정도는 아니었던 것.


게다가, 베타 때부터 수많은 유저와 프로게이머, e스포츠 관계자들이 입이 닳도록 불편을 호소했던 필수 커뮤니티 요소인, ‘채널’ 기능이 출시한지 반년이 다 되어가도록 구현되지 않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유즈맵 제작자와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유즈맵 마켓플레이스는 언제 출시할지 세부 계획조차 발표되고 있지 않다.




7. 시대의 변화와 RTS의 장르적 한계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 국민게임으로 칭송받을 때는 인터넷 게임의 태동기로 스타크래프트를 빼면 그 다지 할만한 게임을 찾기가 힘들 때였다. PC방을 가면 온 PC마다 스타크래프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제대로 한판을 즐기기 위해서 각 유닛들의 특징과 능력, 맵의 구조을 사전에 습득해 둬야 하고 최신 유행하는 빌드를 꾸준히 공부해야하는, 게다가 한판, 한판을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플레이해야 하는 스타크래프트2 대신에 마우스 혹은 패드 조작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쉽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자신이 노력한만큼 쉽게 성과가 나는 게임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 ▲ 전세계 게이머 소셜네트워크 "Xfire" 게임 이용량 순위 (http://www.xfire.com/games/)
WoW와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물론, LOL에게도 크게 밀리는 스타크래프트2 ]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봐도 스타크래프트2나 워해머: 던오브워 시리즈,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같은 대작들만이 판매량을 유지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뿐 RTS 장르 자체가 MMORPG나 FPS, 액션 게임 등에 밀려 ‘’매니아 게임”으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싱글 플레이에 중점을 둔 턴제 전략게임 “문명V”가 일반인들에게는 더 잘 맞는듯한 분위기다.


특히, 블리자드는 우리나라에서만 WoW 계정을 결제한 고객들에게 스타크래프트2를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는데 패키지 가격인 69,000원 부담스럽다고 스타크래프트2를 위해 WoW 계정을 결제한 지인들이 지금은 아이템 하나라도 더 맞춰야 한다며 WoW 대격변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8. 강력한 흥행 부스터, 1억원 상금을 내건 GSL의 부진


KeSPA와 블리자드 사이의 저작권 분쟁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에 대한 독점 방송권을 넘겨받은 그래텍은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하자마자 한달에 1억 원 상금을 건 GSL(글로벌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개최한다.


대중화된 케이블 방송 없이 오직 인터넷 방송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많은 우려와 함께 상금사냥꾼을 의도적으로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1회 우승자인 과일장수 김원기와 같은 신예의 등장과 황제 임요환과 천재 이윤열의 합류 등으로 스타크래프트1 전성기 때의 열기를 이끌어내는 듯 했다. 문제는 그 열기가 채 무르익기도 전에 너무 빨리 식어버렸다는 것.


주요 선수들의 조기 탈락이 시청률 급감으로 이어질 만큼 GSL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스타성과 제 실력을 발휘하고 팬들과 매체들이 '이슈 몰이'할 틈을 주지 않는 살인적인 일정을 고집한 것은 스타크래프트2와 GSL에 관심을 가졌던 팬들도 발길을 돌릴 수 밖게 없도록 만들었다.


일시적으로 곰티비 서버를 다운시켰던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경기 누적조회수가 300만을 기록했었고, 지난해 GSL 1,2 시즌 개막식의 현장 관람객이 3000명을 돌파했었는데, 2011년 GSL 투어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 관중이 500명에 불과했다는 것은 바로 지금이 앞으로 GSL의 개선 방향에 대해 그래택과 블리자드, 양사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임을 암시하고 있다.



[ ▲ 1월 2일부터 시작된 2011년 스타크래프트2 GSL 투어
오히려 1등 상금은 1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





9. “양날의 검” 스타크래프트 독점 방송권


스타래크프트 방송권과 저작권 분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쭉 이어져 오면서 블리자드에서는 엠비씨게임과 온게임넷에 대한 소송을 시작했으며, 추후 KeSPA도 소송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서 블리자드로부터 스타크래프트의 독점 방송권을 넘겨 받은 그래텍의 일처리가 일관적이고 단호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스타크래프트2와 관련한 대회라면 수익을 내는 대회 뿐 아니라 수익이 나지 않는 일반 공익성 대회조차도 그래텍의 “승인”있어야만 가능한 ‘허가제’로 바꾼 것은 일반 유저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아마추어 대회의 존립 자체를 가로 막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는, 스타크래프트2가 자신이 직접 플레이하는 ‘참여형 게임’으로서의 기반을 채 다지기도 전에 ‘본인의 플레이가 완전히 배제된” 단순히 보면서 즐기는 “e스포츠”로의 전환을 가속화시켰으며,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탄탄한 e스포츠로 발전해 나갔던 스타크래프트1과는 다르게 경쟁 게임의 등장, 유명 선수의 탈락 등 외부 변수가 조금이라도 발생해도 GSL이라는 정규 리그의 흥행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스타크래프트2의 활성화를 위해 먼저 나서서 아마추어 대회를 지원해도 부족할 판에 나중에는 다소 완화되었지만 이윤 추구가 없는 대회라도 인터넷 방송을 위한 채널은 무조건 곰티비만을 통해야 한다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함은 물론, 필요한 준비를 해서 승인을 신청하고 기다려도 '답변과 허가'는 함흥차사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보니,

아마추어 대회를 기획했던 단체들이 아예 대회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속출했고, GSL과 그래텍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이벤트전 외에는 스타크래프트2를 활용한 다른 중,소규모 대회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에 이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