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온라인 게임은 과연 무엇일까?


만약 성공에 대한 의미를 해당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며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한정 짓는다면 가장 먼저 블리자드의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를 떠올릴듯 싶다.


지난달 초에 발표되었던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2010년 한 해 동안 총 44억 4천 7백만 달러(한화 약 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 중에 오직 WoW로만 기록한 매출이 전체의 30%인 14억 2천 7백만 달러로 한화로 약 1조 58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유료 가입자수는 1천 2백만 명이며, WoW 대격변은 출시 첫 날 330만 장을, 1달 동안은 총 470만 장을 판매한 것으로 발표됐다.


블리자드가 WoW로 기록한 한 해 매출은 대한민국 대표 검색포탈인 네이버와 한게임을 주축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NHN 전체의 한 해 매출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단일 게임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 추후라도 WoW를 뛰어넘는 게임이 등장할 수 있을지 쉽게 확신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현재 WoW가 이룬 성공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 ▲ 최근 20주년을 맞은 WoW의 개발사, 블리자드 ]




하지만, 전 세계가 아닌 오직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로만 WoW의 뒤를 바짝 따라잡는 게임이 있다면,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개발해서 해외로 수출한 게임이라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국내 중견개발사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FPS ‘크로스파이어’가 바로 그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권혁빈 사장은 최근 국내 경제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크로스파이어가 중국, 베트남, 인도네이사이 등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만 지난 해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크로스파이어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지난 1월 공식적으로 밝힌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접속자 수는 230만명이다.


‘한국 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크로스파이어의 판권을 가진 네오위즈게임즈와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수익을 살펴보았을 때,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매출은 총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下) 게임 하나로 로열티 800억원…넥슨 `던파` 中 220만명 동시접속


단순히, 중국과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잘 나간다’ 수준이 아니라 2천만 장 이상 팔린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의 매출은 물론,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했다고 알려진 WoW의 바로 뒤까지 바짝 쫓아간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대회인 WCG 2011에 수많은 쟁쟁한 FPS게임을 제치고 크로스파이어가 정식종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크로스파이어의 국내 및 해외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도 크로스파이어의 높은 매출에 힘입어 2010년, 작년 크게 성장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4천 267억 원, 영업이익 1천 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0% 이상 성장한 것이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예전부터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크로스파이어로부터 나온다고 밝혀왔었는데, 2010년의 해외 매출액만 자그만치 1천 600억 원에 달한다.



[ ▲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공식홈페이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그동안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접속자 수를 살펴보면 정말 엄청난 속도로 증가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3월에는 180만 명, 9월 200만 명에 이어, 또 다시 4개월만인 2011년 1월에 230만 명을 기록했다.


최근 게임업계는 2011년 3월 현재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동시접속자 수가 이미 3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 관측이 사실이라면 2010년의 동접자 수와 매출, 그리고 현재의 동접자 수를 비교해 볼 때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게임즈, 중국의 텐센트, 3사가 벌어들이는 크로스파이어의 한달 총 매출은 1000억 원을 훌쩍 넘어 1200억 원 수준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1년 총 매출만 1조 4천억 원을 넘기며, 대규모 업데이트와 운영 유지에 막대한 비용이 재투입되는 MMORPG의 특성을 고려할 때 비교적 적은 투자로 운영이 가능한 FPS 크로스파이어의 순이익은 현재의 WoW를 가볍게 뛰어넘게 된다.


특히, 크로스파이어가 특정 판매 시기가 지나면 수익이 좀처럼 증가하지 않는 패키지 게임이 아니라 일단 출시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지구상에 크로스파이어와 수익으로 대적할 FPS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콜오드듀티의 최신작이라고 해도 마찬가지.


게다가, 온라인 FPS 게임은 총을 구입하면 '영구 소유'가 아니라 특정 기간이 지나면 또 캐시로 재구입을 해야하는 형태, 즉 MMORPG의 정액제와 유사한 안정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매출에서 더욱 유리하다는 특수한 장점도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전례를 보면 조만간에 네오위즈게임즈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최근 성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크로스파이어가 이전의 가파른 성장세를 그대로 이어가 '세계 1위 온라인게임의 왕좌'를 당당히 거머쥘 수 있을 것인지 게임업계 사상 최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