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탈은 FPS 게임입니다. 하지만, 강력한 무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며 화려한 폭발 장면이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무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자루의 포탈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주인공은 과묵하며 오로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익살스러운 느낌의 목소리만 흘러나옵니다. 처음 접해본 포탈 1의 느낌은 "이거 뭐지? 어쩌라는 건가?" 하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렇게 포탈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포탈 2를 받아보고 난 이후 한가지 걱정이 앞서게 되었습니다. 전작 포탈 1의 경우에는 적당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후 하드코어 모드에서 등장했던 난이도는 상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기자는 기본적으로 퍼즐에 상당히 약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포탈 2를 플레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퍼즐의 초보자가 플레이를 하여도 약간의 고민만으로 손쉽게 진행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이것은 포탈 2의 개발자 코멘터리를 통해서 말한 대로 "퍼즐 게임을 어렵게 만들려면 한 없이 어렵게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게임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스토리에 녹아들 수 있게 만들었다" 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자칫 너무 어려워 매니아층을 형성하기 보다는 좀 더 대중성을 가지게 되어 많은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 강력한 소스 엔진, 더욱 화려해진 그래픽으로 돌아왔다.



하나의 포탈 건을 이용하여 벽에 2개의 구멍을 만들고 그 각 구멍의 공간이 서로 이어지게 되어 이것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퍼즐을 해결해 나갑니다. 특히나 이 포탈 건으로 생성된 포탈은 중력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어 있으며 이를 이용하여 탈출하는 스테이지도 다수 존재합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초중반 충분히 활용하며 연습할 만한 스테이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원거리 비행의 느낌도 맛볼 수 있습니다.


포탈 1의 후속작인 포탈 2는 전작보다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밸브 소스 엔진의 특성을 잘 살린 포탈 2는 보다 발전된 밸브의 게임디자인, 그리고 레벨 디자인 역량을 한눈에 살펴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포탈하면 밸브의 대표적인 엔진인 소스 엔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소스 엔진은 밸브에서 직접 개발한 3차원 게임 엔진으로 매우 뛰어난 최적화 능력으로 낮은 요구 사양에서도 퀄리티 높은 그래픽을 선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스 엔진은 포탈 2로 하여금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엔진을 사용하였던 전작과 비교를 해보면 현재의 포탈 2의 퀄리티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동일한 엔진을 사용하였는데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텍스쳐 퀄리티도 한층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탈 2로 하여금 소스 엔진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포탈 2는 전작보다 훨씬 더 커진 스케일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포탈 2에 비한다면 전작인 포탈 1은 조금 단조로워 보일 정도로 스케일이 더욱 커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작인 포탈 1은 밀폐된 실험실에서 테스트를 거치는 기분이라면 포탈 2는 그 실험실을 깨고 전체의 시설을 모두 둘러보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스케일이 커진 만큼 다양한 연출력으로 보다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을 표현하는데 일조 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를 포탈 2에서는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게임 진행 중 볼 수 있었던 (구) 애피처 사이언스의 광대함이나 실험실이 무너져서 드러나는 건물의 외벽은 여태껏 플레이하던 포탈의 세계관을 볼 중요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런 커다란 스케일의 연출을 진행하지만, 일정한 프레임 수를 유지하며 게임에 전혀 지장이 오지 않을 정도로 최적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 보다 다이나믹하게! 포탈 2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치.



이번 포탈 2에서는 전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다양한 장치들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포탈 2의 퍼즐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다양한 장치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겟습니다.



▲ 신뢰의 발판

신뢰의 발판은 단순하게 낙하의 형태로 퍼즐을 풀었던 포탈 1의 형식을 넘어서서 다양한 점프와 수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발판 위로 올라섰을 때 특정 위치까지 안전하게 날려보내 주게 되며 이 속도를 유지하여 포탈 통과 후 제법 먼 거리를 날아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 다양한 속성의 젤

▶ 푸른색 젤

중반 이후 등장하게 되는 장치로 벽이나 바닥에 묻게 되면 점프 시 속도를 유지시켜 주고 방향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마치 고무에 튕기는 듯한 기분으로 사용이 되며 자신의 속도를 유지한 채로 한 번 더 점프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특정 버튼을 누를 경우 푸른색 젤의 효과를 받지 않고 바로 착지 또한 가능합니다. 또한 젤이 묻게 된 물체는 튕겨 오르게 되며 그 튕김은 젤이 씻겨나가기 이전까지 유지가 됩니다.(플레이어 제외)


▶주황색 젤

주황색의 젤이 묻어있는 바닥을 지나가면 순식간에 가속도가 상승됩니다. 이것을 이용하여 일반적으로 지나갈 수 없는 길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거나 발판을 이용하여 보다 멀리 점프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한 주황색 젤위를 지나가며 붙은 가속도의 속도감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하얀색 젤

포탈 2의 포탈 건은 특정 하얀색 벽에만 작동을 하여 포탈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하얀색 젤이 묻은 벽에는 포탈이 적용되지 않는 지역이라 할지라도 포탈 건을 이용하여 포탈을 생성할 수 있게 됩니다.



▲ 빛의 길

태양의 에너지를 모아서 압축하면 생성된다는 빛의 길은 안전한 발판의 역할을 해주게 됩니다. 포탈을 이용해 길을 늘리거나 끊을 수 있으며 길 위에서는 일반적인 바닥과 같은 방식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보통 점프가 불가능 한 지역을 넘어가거나 길을 순차적으로 생성하며 퍼즐을 풀게 됩니다. 또한 이 빛의 길은 터렛 앞을 가로 막아 터렛의 공격을 방어해주는 역할도 가능합니다.



▲ 중력 반전 장치

이 장치에서 뿜어지는 푸른 색 기둥안에서는 모든 중력 법칙이 무시 되고 오로지 발사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진행방향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으며 특정 상황의 버튼을 누르면 푸른 색에서 붉은 색으로 변하며 중력 장치가 반대로 작동이 되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장치들은 게임 내에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으며 포탈의 난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벽이나 바닥에 묻혀 작동하게 되는 다양한 젤은 퍼즐을 완성 하였을 때 스피드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다시 돌아온 글라도스, 잘 짜여진 시나리오의 마무리



포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스토리가 아닐까 합니다. 반전과 오묘한 세계관이 잘 녹아있는 스토리는 그야말로 퍼즐 게임에서는 보기 어려운 잘 짜인 시나리오를 보는듯한 기분을 들게 해줍니다. 비단 퍼즐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포탈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플레이하는 유저로 하여금 게임에 더욱 집중하고 어서 다음 장면으로 나아가게끔 유도합니다. 또한, 단지 포탈에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게임 전반에 하프라이프와 연결되는 지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임 중간에 들리는 라이벌 "블랙 메사"의 경우 하프라이프의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이런 연결 지점과 스토리를 단순하게 플레이를 통해서 모든 걸 알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공간에 숨겨진
메세지를 넣어 놓고 그것을 찾아낼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이야기의 흐름은 유저로 하여금 보다 포탈의 세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게다가 게임 내에서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이야기를 게임 외적으로 코믹북
형식으로 제작하여 공개함으로써 전작과 포탈 2의 스토리적 연결 지점을 보다 명확하게 해주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1 편에서 완성되지 못한 이야기를 어떻게 포탈 2를 통해서 풀어나갈까에 대한 걱정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스토리로 포탈 2에서 어느정도 스토리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로서 포탈 1으로 부족했던 이야기를 포탈 2에 이르러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보너스 게임 취급을 받던 포탈 1에서 정식 발매로 이어진 포탈 2의 위치를 보다 잘 알수 있게 해준 대목입니다.





포탈 2의 강점은 완벽한 자막 한글화에 있을 것입니다. PC와 Xbox 360, 그리고 PS3판으로 발매된 포탈 2의
한글화의 번역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 언어의 장벽을 겪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집중
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포탈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시종일관 떠들어 대는 글라도스와 위슬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면 게임의 즐거움은 순식간에 절반으로 떨어질 정도입니다. 그러나 자막 한글화 덕분에 언어의 장벽은 넘어설 수 있었지만 너무 많은 양의 글이 한꺼번에 등장하여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자막으로 심지어 화면이 가려지는 부분도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표시되는 글자의 양이 1~2줄 정도가 표시 되었다면 자막에 방해 받지 않고 플레이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 싱글과는 또 다른 재미, 포탈 2의 Co-Op 플레이



포탈은 처음부터 단일 타이틀로서 제작이 된 것은 아닙니다. 전작인 포탈 1의 경우에는 10명도 안되는 인원으로 시작한 소규모 프로젝트 팀에서 개발한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포탈 1의 첫 등장이 "오렌지 박스"에 끼워져 있는 보너스 게임 느낌으로 등장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반적으로 포탈 1의 경우에는 하나의 완결된 타이틀이라기 보다 시험작이라는 느낌을 상당히 받았습니다. 그로인해서 포탈 2의 등장은 상당항 이슈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시험작이었던 느낌의 포탈 1을 제대로 된 하나의 타이틀로서 발매되는 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이런 걱정은 포탈 2의 플레이 함으로서 단순한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만일 포탈 2 타이틀이 단순한 스토리 형식의 싱글 게임으로 등장하였다면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았을
타이틀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 플레이 하는 싱글 플레이 이외에도 친구와 둘이서 즐길 수 있는 Co-Op
플레이는 포탈 2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게 되었습니다.


PS3와 Xbox 360용으로는 하나의 화면을 두개로 분할하여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스팀으로 친구와 함께 즐길 수도 있습니다. 세 가지 기종에서 등장하는 포탈 2는 스팀을 기반으로 모든 플랫폼에 구애 받지 않고 Co-Op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PC 유저와 PS3로 플레이하는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Co-Op 플레이는 평균적으로 7~8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진 싱글 모드와 함께 아쉬운 게임의 볼륨을 상당히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Co-Op 플레이는 싱글과는 다른 느낌으로 서로의 협동을 통해서 테스트를 통과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Co-Op 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 보다 발전된 형태의 Co-Op 플레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설령 아는 친구가 스팀에 접속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무작위 상대방을 검색하여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의 문제는 과연 처음 보는 유저와의 협동 게임이 잘 이루어 질까에 대한 걱정입니다. 행여나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퍼즐 게임을 풀다가 짜증을 내는 일이 많이 질까 하는 것이었으나 이런 점들은 보다 명확한 레벨 디자인과 다양한 제스쳐 기능으로 해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Co-Op를 무작위로 다른 국적의유저와 만날 수 있었는데 위치를 지정해주는 탭과 타임 워치 등등 다양한 제스쳐 기능으로 무리 없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채팅 기능 또한 지원됩니다.)


Co-Op 모드에서 자신의 로봇을 커스텀 하는 기능도 추가가 되어 있습니다. 각종 타이틀과의 연동으로 특전을 통해서 얻을 수도 있으며 캐쉬를 통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로봇을 꾸미는 것도 가능합니다.


2 인의 협동으로만 클리어가 가능한 Co-Op 전용 맵은 두 사람의 역할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디자인 되어 있으며
이것으로 자신의 일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밸브의 레벨 디자인은 이 게임이 단순히 보너스 타이틀이었던 것을 벗어나 하나의 확고한 장르로 자리매김 해주는 것에 큰 힘을 보태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