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끝내 통과시킨 셧다운제도의 힘이, 법 시행 이전부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건은 이렇다.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 출품을 준비하고 있던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은 청소년 박람회에 이미 2009년부터 꾸준히 부스를 차리고 전시회를 진행해 왔던 터였다. 특히 서강대 게임교육원의 '리얼테트리스'는 박람회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참여행사로, 올해는 더욱 규모를 늘려 4개의 부스를 통해 게임 개발에 대한 체험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고.


그러나 5월 말로 예정된 전시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던 게임교육원은 참가명단에 누락되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참가신청을 한 단체가 많았긴 했지만, 2009년부터 꾸준히 참가해왔고 반응이 좋았던 전시였고, 대부분 신청하면 모두 참여시키는 관례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교육원 측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이에 사유를 주최 측에 물어보자, 들려온 답변은 "심사에서 떨어졌다"는 내용. 하지만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심사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자 결국 행사 담당자가 "여성가족부 분들이 셧다운제와 관련해 게임 쪽을 꺼렸기 때문"이라고 실토를 한 것이다.


서강대학교 최삼하 교수는 이와 관련해, "게임을 만들어 팔겠다는 것도 아니고,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게임 개발자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인데, 셧다운제라는 논리로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셧다운제가 게임업체뿐 아니라 게임학교에까지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 주최 측은, 이번 박람회 부스 선정 기준을 '1. 청소년 박람회의 주제 및 목적에 맞는 부스 선정, 2. 각 주제별 전시부스 참가단체의 홍보 보다는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활동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우선 선정, 3. 기타 :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기준' 이라고 밝히고 있다.


청소년박람회는 여성가족부에서 주최하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