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언제. 무엇을. 어떻게.



메이플 스토리 빅뱅 업데이트는 작년 한 해동안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서비스 이후 7년, 그 세월을 공룡처럼 버텨온 과거의 유산이, 업데이트 한 번에 초신성처럼 재등장한 것. 동접자 기록이 40만을 넘겼다는 소식과 함께 여름동안 빅뱅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 또한 지나고난 지금에서는 과거의 일. 무슨 생각으로 진행한 업데이트인지.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변혁을 가져왔는지. 넥슨의 입장에서 밝히는 메이플스토리 빅뱅 업데이트의 사후 분석을 들어보았다.







강연의 처음은 "왜?"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었다. 사실 국민게임이라고 칭해도 좋을 정도로, 메이플스토리야말로 저연령층 유저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특히 방학이 시작되는 여름/겨울에는 한산한 서버가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무슨 생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공격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는가 - 그에 대한 의문의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어느덧 약 7년간의 상용화를 진행하면서, 게임 내에 포함된 대부분의 컨텐츠는 유저들에 의해 파악이 된 상태. 때문에 현재의 상태로는 기존의 유저들에게 더이상 새로운 자극을 줄 수가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했다고 오한별 실장은 말했다. 신규유저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음에도 점차 그 폭이 낮아지며 자체적으로 레드오션(Red Ocean)이 되버린 상태.







그렇다면 언제가 적합한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즉시였다고. 대수술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체력이 많이 필요하듯, 더이상 미루다가 하락세를 맞이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그런 대수술을 견뎌낼 기력조차 사라질 위험이 있기에 반전이 더욱 힘들어질 우려가 높다고 강연자는 말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에 대한 부분의 답을 찾기 위해 각별히 많은 준비를 기울였다. 유저들의 Needs를 파악하기 위해 고급유저들을 대상으로 유저간담회를 실행하고, 다양한 일반 유저의 의견을 포함하기 위해 별도로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유저들이 원하는 바에서 목표가 빗나가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거쳤다고. 이러한 과정에서 유저들 의견의 숫자가 수동적인 집계의 범위를 넘어서자, 기존의 프로세스를 변화시켜 자동화 작업으로 변경했다고도 밝혔다.











특히, 주요컨텐츠가 밀집된 영역은 70레벨 이후인데, 유저층의 분포는 50레벨 이하가 가장 많은 현상의 분석을 통해, 유저들의 레벨을 100레벨대까지 끌어올려 허리를 강화하고, 유저층의 활성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을 말했다. 또한, 달라진 '느낌'을 확실하게 강조하기 위해 스킬, 몬스터, 월드, 지형, UI, 스킨, 해상도 추가 등 가히 전면적인 개혁에 들어갔으며, 기존 업데이트의 한계를 넘어서는 분량을 대비하기 위해 '플랜 B'를 대비, 추가적인 여분의 서버를 비축해 유저 유입의 폭주를 제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두었다고.



정작 '플랜 B'를 준비하면서도, "에이 설마 이걸 쓰겠어~라고 반신반의하는 심정이었는데, 막상 동접자 수치가 가파르게 솟던 시점에서 플랜 B를 준비해둔 덕에 큰 파도 하나를 순탄하게 넘을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만반의 준비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경우 주의해야할 점 중 하나는 '분산'이라고 밝혔다. 업데이트 계획에 포함되어있던 빅뱅 - 레지스탕스 - 메카닉 업데이트의 경우, 해당 컨텐츠를 한 번에 모두 업데이트를 했을 경우 유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용량'에 무리가 가기 쉬우며, 정작 업데이트된 컨텐츠끼리 서로 잡아먹는 Canibalization - 자가 잠식효과로 인해 업데이트의 효력이 상쇄되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것.







그렇게 분산을 통해서 시스템 업데이트를 가장 먼저 실시해 이후의 컨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완성하고, 그 이후 컨텐츠들이 서로 상쇄되지 않도록 분할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후순위로 밀려난 메카닉의 경우에는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도록 게임 외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단계마다 만전의 준비를 기했다고.











그렇게 역대 최고의 실적을 얻어낸 메이플스토리 빅뱅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얻은 소감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어떤 게임이건 간에, 게임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큰 변화, 큰 결정의 시기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마지막 말을 꺼낸 강연자는, 그러한 선택의 시점에서 어중간한 도피성 선택보다는 좀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어떨까 - 라는 말을 끝으로, 긴 강연을 박수 속에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