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정원에 좋아하는 나무도 심고, 조그마한 텃밭도 가꾸는 목가적인 삶. 누구나 일상에 지칠 때, 혹은 도시의 삭막함에 염증을 느낄 때쯤이면 이러한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목가적인 분위기의 소셜 게임을 마주하고 나면 과거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을 해보는 것 같아 괜스레 설레곤 합니다. 에브리타운을 플레이했을 때의 마음이 딱 그러했습니다.







에브리타운은 동화 속의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면 조그만 집 하나와 작은 텃밭 두 개, 앙증맞은 얼룩 젖소 한 마리와 식빵공장이 있습니다. 단출한 구성임에도 만화 같은 이미지로 휑하다는 느낌보다는 귀엽다는 느낌을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다른 소셜 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작물을 키우고, 건물을 세우고 주변을 꽃과 풀을 심어 아름답게 꾸미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농작물을 팔아 번 돈으로 아이템을 살 수 있으며, 레벨이 오르면 더 멋지고 화려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독특한 건 연계성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기를 수 있는 농작물인 양배추는 소의 먹이가 됩니다. 소에서 얻을 수 있는 우유는 또 다른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재료가 되는 형태입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생태계고, 현실 사회입니다. 물론, 양배추 형태로 아이템을 판매해도 무관합니다. 그러나 다른 아이템으로의 가공을 거친 상태라면 조금 더 많은 골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 ▲ 양배추를 소에게 먹여야, 소에서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형태 ]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골드는 꽤 획득하기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시간대비 아이템의 효율을 계산하는 공식이나, 레벨대별 구매할 수 있는 건물 중 효율이 높은 것들에 대한 공략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같은 이유로 친구와의 교류가 중요해집니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설사 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장을 하나 짓는 데는 자본금이 들어갑니다. 때문에 이것저것 건물을 짓기보다는 다른 플레이어와 교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게 됩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시장'입니다.


상점에 아이템을 판매하는 기본적인 시스템과 달리 시장은 플레이어간의 교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 아이템을 등록하면 서로 친구로 등록된 플레이어끼리 목록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을 필요로 하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점에 판매하는 것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 ▲ 시장을 통해 친구에게 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




이 때문에 한 플레이어는 재료 아이템을 생산하는 1차 생산자의 역할만을 담당하고 다른 플레이어가 2차적인 가공을 거치는 형태의 플레이가 가능하게 됩니다. 자칫 피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소셜'의 역할이 이를 통해 강조됩니다.


희소성이 있는 아이템을 통해서도 소셜의 기능이 강조됩니다. 친구의 마을에 있는 네 잎 클로버 아이템을 찾으면 소량의 골드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아이템 중에는 희소성이 큰 것도 있어서 혼자서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라고 할지라도 하루에 한두 번은 친구의 마을을 방문하게 되죠.


처음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마을엔 톰이라는 이름의 NPC가 돌아다닙니다. 여기에 건물의 설립이나 조경 아이템의 설치 등 특정 조건을 갖추면 톰 이외의 다른 NPC가 추가됩니다. 이 NPC는 마을의 주민 역할을 합니다.


주민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소망이나, 꿈, 현재 상태 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정해져 있는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이들을 추가함으로써 조금 더 '사람이 사는' 듯한 마을이 구성되는 거죠. 특별한 NPC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완성해야 하며, 이런 요소가 플레이어의 수집욕구를 자극합니다.




[ ▲ NPC가 늘어날수록 마을에 활기가 돕니다. ]




어떤 소셜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처음에는 재미있게 하다가, 일정 레벨이 지나게 되면 하루하루 의무적으로 농작물을 수확하고 물건을 판매하는 형태를 띠게 됩니다. 더는 재미가 느껴지지 않고 의무감이 되는 순간, 플레이어는 게임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고레벨의 플레이어일수록 심화 됩니다. 새로운 건축물을 짓고자 한다면 레벨을 올려야 하는데, 레벨을 올리기 위한 필요 경험치는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한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는 겁니다. 때문에 오랫동안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플레이를 지속하도록 하기 위한 요인이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에브리타운 역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고레벨 유저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합니다. 며칠 전 업데이트 된 랭킹 시스템이 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랭킹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레벨이 현재 몇 위에 있는지 1등에서 100등까지 순위와 자세한 경험치가 공개되었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등수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위로 올라가기 위해 고레벨의 유저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 ▲ 최근 도입된 랭킹 시스템 ]




그러나 랭킹 시스템이 고레벨이 유저에게 플레이를 지속하게 할만한 충분한 유인책이 되는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랭킹 안에 들었다는 자부심을 주기는 했지만, 같은 시스템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일과'라는 느낌 자체를 벗어나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레벨을 올리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소셜게임에서 저레벨과 고레발간의 격차가 커질 경우 저레벨 유저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박탈감도 고려해야 합니다. 뒤늦게 시작하더라도 '열심히'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소셜 게임에서는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와 같은 랭킹 공개 방식은, 고레벨의 플레이어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플레이어의 유입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셜 없는 '소셜게임'이 많은 현재 시장이나 도시 방문을 통해 소셜의 기능을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에브리타운은 충분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그래픽과 마을 주민이라는 콘텐츠를 이용하여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게임에 '따뜻함'이라는 온기를 부여했다는 점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새로이 유입되는 플레이어와, 기존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는 플레이어간에 서로 다른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면, '장기간 꾸준히 사랑받는' 소셜 게임이라는 타이틀도 노려볼 만 하지 않을까요? 게임 홈페이지를 통해 유저들의 반응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는 것도 에브리타운의 미래가 밝게 보이는 이유일 것입니다.



[ ▲ 매주 선정하는 에브리타운의 모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