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버릭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언베일드' 콘셉 아트


두 돈 남짓한 금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검이 춤추고 마법이 난무하는 세상, 아랫목에 누워 손주 재롱을 구경해도 될 나이에 현역으로 전쟁터 최전선에 뛰어든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판타지세계의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엑스맨이 사는 세상은요? 거미인간이 빌딩 사이를 헤집고 다니고 슈퍼맨이 하늘을 누비며, 들판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뛰어다니는 세상은? 현실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미 익숙한 세상. 바로 ‘슈퍼내추럴(super natural)’ 초자연에 속한 세상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초자연은 ‘자연을 초월하여서 자연의 이치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존재’를 뜻합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 눈앞에 펼쳐진다는 점에서는 판타지와 같지만 다른 점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하면서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거나 입증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심지어 UFO도 초자연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매버릭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는 ‘언베일드: 더 슈퍼내츄럴’은 이런 ‘초자연’ 현상을 다루고 있는 MMORPG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웨어울프, 윗치 4개 종족이 현실과 초현실세계를 넘나들며 과거로 예언되어 온 ‘대재앙’을 막기 위해 투쟁한다는 설정이죠. 영화나 드마라에서 비슷한 소재의 이야기를 자주 다루다 보니 이제는 라면을 끓이면 으레 계란을 꼭 깨 넣는 것처럼 관성에 가까운 스토리 설정이지만 무협과 판타지로 양분화된 MMORPG 시장에서 ‘초자연’을 소재로 한 게임이 나왔다는 것. 그것도 묵시록적인 메시지를 담은 국산 게임이라는 점은 눈길이 가기 충분한듯 싶습니다.


매버릭 스튜디오 이인원 PD와 인터뷰는 지난 22일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차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 약 10명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엔 다소 적은 인원으로 보였지만 2009년 7월 첫 프로젝트팀으로 꾸려져 9개월만에 프로토타입 버전을 완성했고 지금은 6년 차 이상 팀장, 디렉터 급은 10년 차 이상 베테랑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내부적으로 원하는 빌드까진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매버릭 스튜디오 이인원 PD



이인원 PD는 ‘언베일드’를 모던 판타지 MMORPG로 정의했습니다. 도시적인 월드안에 판타지 느낌을 녹여내면서 상징적인 부분을 ‘초자연’으로 가져간다는 의도입니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니 복잡한 듯 보이지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존재하는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들었습니다. 다만, 직접 플레이하는 것은 드물었을 뿐이죠.

“초자연이라는 게 으레 그렇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기반으로 현실의 법칙을 깨는 특별한 현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히말라야 산맥이 펼쳐진다든가 이쪽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뉴욕의 타임스퀘어로 연결된다든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재미난 현상을 다루고 싶습니다”


“판타지의 매력이 ‘허구성’이라면 초자연 세계의 매력은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말도 안 되는 것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읽었거나 어디선가 들어봤던 내용들이 나오니까요. 가령 ‘귀신’도 과학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주위에서 경험담을 많이 듣잖아요. 특히 군대에서(웃음)... 이런 흥미로운 소재를 게임 안에서 담아낼 생각입니다.”


▲초자연 현상에 대한 비밀을 파헤쳐가는 '언베일드'


지난 달 28일 최초로 공개된 언베일드 영상에서는 ‘헌터’와 ‘뱀파이어’의 전투 모습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전투 영상이 매우 인상적이었죠. 이외에도 ‘웨어울프’와 ‘위치’의 등장이 예고돼 당연히 종족간 대립과 분쟁이 게임의 콘셉으로 연결하기 쉬웠습니다. 그러나 사실 진짜 설정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 4개 종족이 연합해 먼 과거로부터 예언되어 온 대재앙(Apocalypse)를 막기 위해 대격전에 임한다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입니다.


“PVP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종족간 대결구도로 가긴 하지만 언베일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 4개 종족이 연합해 미지의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것입니다. 4개 종족이 연합해 싸우는 만큼 ‘데몬’이나 ‘세라프’ 등 거대한 세력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막중한 임무를 맞닥뜨리는 것은 아니고 플레이어들은 종족별 홈타운에 거주하면서 주위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미스터리나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매력적인 세계관 말고 ‘언베일드’를 빛내줄 특징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인원 PD는 이에 대해 ▲직업이 없는 클래스리스(Classless), ▲레벨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이끌 마스터리(Mastery System), ▲성장의 다양성을 이끌 에볼루션 시스템 (Evolution System)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언베일드의 첫 번째 특징은 ‘클래스가 없다’는 점입니다. 흔히 판타지 게임에서 구분하는 전사, 마법사, 도적과 같은 전형적인 클래스가 없는데요. 그 이유는 이미 웨어울프, 뱀파이어, 위치, 헌터 4개 종족이 갖는 종족적인 특징이 이미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개성도 확실하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게 클래스를 우겨 넣을 필요는 없는 것이죠”


“두 번째는 ‘마스터리 시스템’인데요. 클래스가 없는 대신 해당 종족이 갖는 힘과 기술을 특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무기나 특수 기술을 활용폭을 넓히는 ‘웨폰마스터리’나 염력이나 순간이동 등 초능력을 마스터할 수 있는 ‘싸이킥 마스터리’, 영혼과 대화하거나 언데드를 부릴 수 있는 ‘파라노멀 마스터’리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마스터리가 게임 내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레벨이 오를 때마다 이 마스터리에 투자해서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에 맞춰 성장시킬 수 있고 또, 그 종족만 익힐 수 있는 고유한 마스터리가 있어 종족간 차이점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죠”


“세 번째는 ‘에볼루션 시스템’입니다. 말 그대로 진화죠. 가령 헌터가 뱀파이어와 싸워 이길 경우 뱀파이어 종족의 고유한 에센스(Essense)를 꺼내 그 종족의 특징을 훔친다는 설정입니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볼 수 있는 듀얼클래스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종족별로 뱀파이어는 초능력, 윗치는 주술, 웨어울프는 힘의 달인 등 고유한 특성이 있어 레벨업을 통한 마스터리 성장도 가능하지만 PVP를 통한 개인적인 진화도 가능한 것이죠”





이인원PD는 ‘언베일드’가 PVP와 PVE 중 어느 콘텐츠에 무게를 둘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샌드박스형 콘텐츠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자유도를 최대한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앞서 4개 종족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선다는 시나리오와 조금은 충돌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유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플레이하라고 강조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이 PD의 설명입니다.


“일단 틀에 박힌 형식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원래는 초기 기획 콘셉은 종족 별로 팩션(진영)을 구분해 종족전을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 4종족이 서로 싸우는 것이 재미있을지 아니면 서로 힘을 합쳐 더 큰 악을 상대하는 것에 무게를 둘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어떤 형태로든 자유도를 높이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더불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다이나믹퀘스트 등을 도입해 플레이어가 스스로 날씨나 환경 등 월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인원PD는 끝으로 언베일드 개발 빌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현재 기획 단에서는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힌 상태로 빌드업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데요. 티저사이트도 오픈한 만큼 개발이 진척되는 대로 하나씩 정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퍼블리셔나 함께할 파트너사를 찾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말하긴 힘들지만 12월 초까진 알파 빌드를 완성하고 신규 전투 영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업과 연관돼 일정이 달라질 순 있지만 향후 빌드업이 될수록 정보를 하나씩 차근차근 공개할 예정이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버릭 스튜디오에서는 인벤 가족들을 위한 깜짝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번 공개된 영상의 메이킹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캐릭터들의 다양한 표정과 전투 모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베일드 컨셉트 영상
※ 본 영상에는 일부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