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 달 사이 5종의 온라인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2월이지만 게임업계는 아직 겨울이다. 정부의 각종 게임 규제 정책으로 게임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국산게임이 줄줄이 서비스를 종료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월 한 달 사이 블랙샷, 오투잼, 괴혼 온라인, 라임 오딧세이, 레퀴엠 온라인이 연달아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이중 레퀴엠 온라인과 라임오딧세이, 블랙샷은 해외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국내서비스만 종료한 것으로 확인돼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국산 게임의 '탈한국'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들어 첫 번째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게임은 그라비티의 '레퀴엠 온라인'이다. 그라비티는 지난 2월 2일 공지사항을 통해 오는 2012년 3월 7일 정기점검에 맞춰 레퀴엠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레퀴엠 유저들은 2월 15일부터 진행된 레퀴엠 미국서버 이전 이벤트와 함께 해외 이전 절차를 거치게 된다.

버티고우게임즈가 개발하고 엔트리브가 서비스했던 FPS게임 '블랙샷'도 지난 2월 7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블랙샷 운영팀은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많이 부족했던 블랙샷에 사랑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3월 30일 부로 홈페이지 운영 종료 및 게임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블랙샷은 지난 2007년 3월 첫 비공개테스트를 시작으로 5년 동안 서비스됐던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대작들의 힘싸움에 밀려 큰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지난해 싱가포르에 진출해 동시접속자 2만 명을 돌파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윈디소프트에서 서비스했던 '굴려라! 왕자님! 괴혼 온라인'도 지난 2월 22일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일본 반다이남코게임즈의 인기 비디오게임 '괴혼' 시리즈를 원작으로 개발한 '괴혼 온라인'은 2010년 2월 정식 오픈해 독특한 게임성으로 여성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초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결국 종료를 선언했다.

10년 동안 서비스를 하면서 국내 리듬게임의 '산역사'라 불렸던 나우콤의 '오투잼'도 게임업계에 부는 찬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나우콤은 지난 28일 오투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2년을 끝으로 오투잼 온라인의 모든 서비스 종료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나우콤 관계자는 "그동안 이벤트 및 음원 업데이트 등 조금이나마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더 이상의 서비스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서비스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서비스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5일 포스트 라그나로크를 꿈꾸며 야심차게 시장에 도전했던 시리우스 엔터테인먼트의 '라임오딧세이'도 석 달 만에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했다. 시리우스 엔터테인먼트는 29일 공식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오는 3월 30일 게임 서비스 및 웹 서비스 이용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라임오딧세이는 이미 대만, 홍콩, 일본, 북미 등 글로벌 서비스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해외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국내 게임업계의 늦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규제 정책과 중앙 언론의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로 인해 투자시장이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크게 악화되었다"며 "위축된 시장 분위기로 인해 최근 군소 회사에서 개발되는 온라인게임은 아예 해외시장에 타겟팅해 개발되거나 해외에 먼저 서비스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