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질리언스(Resilience)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해석하자면 충격이나 부상 등으로 부터 회복하는 힘, 탄성, 탄력이 됩니다. 바닥에 공을 튀겼다 얼마나 튀어오르나 같은 데나 쓰이는 느낌이지만 이를 사람에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건이나 난관에 부딪혔을 때, 몸이 다쳤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이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레질리언스라는 단어를 사용해볼 수 있을 겁니다.



[ = 그런데... 게임이 레질리언스를 증가시켜줄 수 있을까요? ]




여기서 잠시 간단하고 짧은 게임을 하나 해보죠. 총 네 단계로 이뤄진 게임입니다. 기사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그냥 스크롤을 내리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따라 해보길 바랍니다.


1단계.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기지개를 쭉 펴보세요. 5초 정도.










정말로 했나요?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은 방금 5점의 물리 회복력(Physical Resilience)을 획득하셨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보다 움직이는 매 순간 뇌와 심장, 폐가 건강해진다고 합니다.



[ = 5 포인트 획득! ]




2단계. 손가락을 50번 소리내어 튀겨보세요. 아니면 100부터 7씩 빼가면서 거꾸로 숫자를 계산해도 됩니다. 100, 93, 86... 잠시 시간을 드릴께요.










다 하셨나요? 여러분들은 방금 5점의 정신 회복력(Mental Resilience)을 획득하셨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작은 일들이 정신집중과 결단력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3단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세요. 아니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기 사진을 찾아보세요. 꼭 아기 사진이 아니라 평소 좋아하는 '동물'의 아기 사진도 괜찮습니다.












아마 사진을 보고 미소를 지으셨겠죠. 이렇게 기분 좋은 작은 일들은 감정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에 도움을 줍니다. 역시 5점을 얻으셨네요.


마지막 4단계는 옆에 있는 사람과 6초 동안 악수를 하는 것입니다. 옆에 사람이 없다면 트위터나 문자메시지로 누군가에게 짧은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 GDC 첫째 날. 오후 4시 30분에 강연장 2009호에 모여있던 수 백명의 전세계 개발자들은 이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갑자기 옆에 있는 사람과 진한 악수를 나눴고, 그순간 기분 좋은 웃음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방금 함께 한 게임은 이번 강연을 맡은 제인 맥고니걸(Jane McGonigal)이 이번 주 금요일 공개할 슈퍼배러(SuperBetter)라는 소셜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함께 한 내용입니다. 일종의 튜토리얼에 해당되는 것으로요.


사실 제인 맥고니걸은 2010년, 게임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테드 강연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여성 개발자입니다.


제인은 그 강연에서, 세계의 기아, 빈곤, 비만, 전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매주 210억 시간을 게임하는 데 써야한다고 아주 진지하게 주장했습니다. 특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을 예로 들면서 게이머들이 가상세계에서 경험하는 웅대한 모험을 어떻게 현실 세계와 연결해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몇 개의 게임들을 개발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 =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은 지금 다시 한 번 보시길... ]



본인 스스로 깊은 침체와 우울에 빠져있던 제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바로 슈퍼배러라는 게임이 탄생하게 된 계기라고 합니다. 게임을 함으로써 스스로의 회복이 더욱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아직 클로즈 베타 단계라 게임의 정확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러가지 부상이나 병환에서 빨리 회복하기 위해 또는 다이어트나 숙면, 마라톤 도전과 같은 건강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슈퍼배러는 위에서 함께 해본 것과 같은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들을 주고, 이런 퀘스트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포인트를 얻으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에 얻은 것은 사회성 회복력(Social Resilience) 점수에 해당하는 내용이었고요.



[ = 4 가지 회복력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주는 소셜게임 슈퍼배러는
이번 금요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됩니다. ]



사실 건강에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의 힘은, 해외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례들로 증명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소셜게임'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떤 경우에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쉐이프업(ShapeUp) 프로그램을 만든 라지브 쿠마(Rajiv Kumar) 박사는 전세계적인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셜게임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둔 경우입니다.





실제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던 라지브는 같은 클리닉을 받았음에도 일부의 사람들만 비만치료에 성공을 보이는 이유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기저에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가장 큰 열쇠였음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본인이 식생활을 하나 바꾸려고 해도,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실패하기 마련인 것이니까요.


그래서 라지브는 게임 형태로 클리닉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12주간 진행되는 게임의 형태로 각기 다른 팀을 구성해 서로를 경쟁시켰습니다. 그리고 7만 명이 참가한 이 클리닉은 73%가 비만 치료 건강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데 성공하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바로 이 방법이 소셜게임 쉐이프업으로 재탄생된 것입니다. 건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경쟁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이 게임은, 현재 93개의 국가의 70만 회원을 보유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 = 코치를 두거나 하는 다른 방법에 비해 월등한 효과 ]



제인 맥고니갈의 슈퍼배러, 라지브 쿠마의 쉐이프업.


인생의 어려운 순간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스스로의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로 해외에서는 게임을 이용한 많은 방법론이 연구되고, 개발되었으며, 또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진지한 접근의 필요성. 늘 하는 이야기임에도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응하기 위해 마지못해 해야 하는 '면피'의 성격이 아니라, 실제로 게임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기 때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