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헨리 홈, 로비오 수석부사장 ]



게임테크 2012, 두 번째 기조연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의 헨리 홈 부사장이 강연대에 올랐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강연장 앞 거대 스크린에는 강렬한 색조의 앵그리버드 인트로 영상이 흘러나온다.

발표주제는 당연하게도 "앵그리버드의 성공 요인으로 본 게임산업 전망"

헨리 홈 부사장은 로비오가 앵그리버드로 큰 성공을 이뤄냈지만, 초심은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비오가 설립된 이래로 8년 동안 고유의 디지털 DNA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로비오는 300명이라는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 제품을 전 세계에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우선 헨리 홈 부사장이 밝힌 게임의 핵심은 '심플함'이다. 굉장히 직관적인 게임은 메뉴얼을 비롯해 현지화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런 것 없어도 정교한 물리엔진이 구현되어 있어 누구라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앵그리버드라는 설명이다.

"앵그리버드는 단지 게임 그 이상입니다."

헨리 홈 부사장은 로비오는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게이머들이 무의식적으로 캐릭터를 좋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적이 알을 훔쳐가서 '화가 났다'는 매우 간단한 설정도 직관적인 스토리텔링을 완성하기 위한 장치라고 전했다. 앵그리버드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캐릭터 자체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이라는 주장.

또한, 앵그리버드가 글로벌 팝 컬쳐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전 세계 팬들이 만들어가는 각자의 앵그리버드 스토리가 앵그리버드를 재완성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강연 말미에는 최근 성공적으로 출시한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를 언급했다.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는 나사와 함께 오랜 시간 준비한 게임으로 처음 구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볼륨으로 완성됐다. 또한, 배경을 우주로 옮겨 앵그리버드만의 강력한 스토리텔링과 팬덤을 더욱 확장시킨다는 전략을 사용했다. 로비오는 나사와 함께 우주와 중력이라는 내용을 게이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을 했으며, 게이머의 중력과 무중력에 대한 이해도가 게임플레이에 많은 영향을 미치도록 했다.

캐주얼 게이머뿐 아니라 한국과 같은 게임시장이 발전한 곳에 있는 게이머들에게 제공할만한 특별한 콘텐츠에 대한 고민도 했다. 그 결과 기존의 앵그리버드보다 난이도 높은 스테이지를 도입했고 별 3개 달성 과제도 더욱 신경을 썼다. 이전과는 다른 게임 내 구입(in app purchase) 모델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가 나올 수 있도록 한 것도 그 때문.

헨리 홈 수석부사장은 게임 콘텐츠와는 별도로 어떻게 하면 앵그리버드 스페이스를 잘 홍보할 수 있을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홍콩에 있는 가장 높은 빌딩의 최상층을 활용해 마치 고담시에서 배트맨을 부르는 것처럼 앵그리버드를 팬들이 부르는 이벤트도 마련하고, 앵그리버드 케이크 등 앵그리버드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소품을 준비하기도 했다. 시애틀에 있는 고층 레스토랑 '스페이스 니들'에 거대한 앵그리버드를 매달기도 했다.

"이런 마케팅은 더는 헐리우드 영화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혁신적인 제품을 가진 소규모 개발사라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헨리 홈 부사장은 로비오가 앵그리버드 스페이스 출시를 위해 제작했던 다양한 동영상들을 보여주며 앵그리버드를 사랑하는 한국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강연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