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RPG 장르에 비해 AOS 장르로 분류되는 공성형 게임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과 같은 게임은 방송과 e스포츠 분야 등으로 발전하는 등 스타크래프트와 비견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AOS장르로 국내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으니 바로 S2게임즈의 AOS 게임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eroes of Newerth. 이하 HON)이다.

HON의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10일까지 전국 6개 도시에서의 랜파티를 통해 한국어 버전 체험 행사를 가졌고, 오는 4월 12일부터 총 인원 9,999명이라는 규모로 첫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벤에서는 테스트 막바지 준비로 한창인 엔트리브소프트를 방문, HON 사업팀 김동석 팀장과 만나 이번 베타테스트 및 향후 국내 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HON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는 엔트리브소프트 HON 사업팀 김동석 팀장

"이번 베타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는 서비스가 진행 중인 북미, 동남아 지역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나도 1개월 정도의 분량이고, 100종류의 영웅과 각 영웅별 아바타, 상점 아이템 등의 콘텐츠가 모두 제공됩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첫째로 유저들의 진입장벽 파악인데, 어느 부분에서 유저들이 어려움을 느끼는지에 대한 파악과 각각의 상황에 대해 저희가 미리 준비한 것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확인을 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서버 안정성 측면으로 관전자까지 포함하면 10명이 넘는 플레이어가 한 게임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버 제공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테스트에서 중점적으로 볼 부분입니다."


현재 해외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이고,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기 때문에 콘텐츠 측면에서의 수정은 이번 베타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이는 김동석 팀장. 이러한 이유에서 첫 베타의 테스터 규모도 크게 잡았다고 한다.

"사실 이번 베타는 다른 게임들에 비해 9,999명으로 규모를 크게 잡은 편입니다. AOS 장르는 유저 간 대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충분한 유저 풀이 확보되지 않으면 테스트가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테스트 시간도 24시간이 아니라 오후 2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급적 유저들이 집중된 시간대로 제한을 했습니다. 되도록 많은 게임이 진행되어 유저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4월 12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HON의 첫 베타 테스트


해외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인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경우, 한글화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오픈베타나 정식서비스가 상당히 빨리 이뤄지기도 하는데, 한글화 진행 상황 및 정식 서비스 일정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한글화 과정에서 어색한 부분은 정식서비스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고쳐나갈 부분입니다. 랜파티 당시에 공개된 버전은 가장 초기 버전이고, 내부적으로는 10여 차례 이미 수정이 진행된 상황이죠. 최대한 유저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없는 번역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번 CBT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분도 많은데요, 현재 시장상황만 봐서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정식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한글화 된 게임 인터페이스. 랜파티 버전과 비교해 폰트 사이즈, 용어 등이 많이 개선되었다.


정식 서비스가 그리 멀지 않은 만큼, 유료화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

"북미에서는 지난 7월에 유료 형태에서 부분 유료로 전환을 했습니다. 원래는 30달러의 패키지를 구입해야 하는 형태였는데, 이게 또 다른 진입장벽이 돼서 실패했다는 평이었고요. 부분 유료화 이후에는 유저 유입이 반등해서 지금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부분 유료 형태가 될 것인데 영웅이나 외형을 꾸밀 수 있는 아바타, 적을 도발할 수 있는 아이템, 계정 꾸미기 등 직접적인 밸런스와는 무관한 것들만 캐시로 판매될 것입니다."


김동석 팀장은 환율이나 유저 성향 등 각각의 아이템에 대한 가격 협상은 현재 S2게임즈와 진행 중이며 유료화 정책이 결정되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료화 정책과 관련해서 우려가 되는 사항이 있었으니 바로 "도발성 아이템“. HON에서는 죽은 적의 시체를 훼손하는 식으로 적을 도발할 수 있는 캐시 아이템이 존재하는데, 채팅을 통해 웃는 것도 비매너로 인식되는 국내 정서 상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희 쪽에서도 초기 도입을 논의할 때 그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사실 적을 도발한다는 게 박빙의 상황보다는 적을 일방적으로 짓누르는 상황에서 나오게 되기도 하고요. 이러한 것들을 당하는 입장에선 불쾌할 수도 있지만 적과 싸워 이기고 도발하는 것도 HON만이 갖는 독특한 요소라고 봅니다.

기본적인 정책은 해외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것을 전부 도입할 예정이며, HON 고유의 콘텐츠이자 재미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 유료 아이템 중에는 적 영웅의 시체를 유린해 도발이 가능한 것도 있다.


유료화 관련 다음으로 이야기가 나온 것은 국내 서비스 방식이었다. 최근 국내 서비스가 정식으로 이뤄지고 나면 북미 서버에 접속을 할 수 없도록 IP를 제한하겠다는 공지가 북미 포럼에 올라오면서 북미에서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혼란을 겪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사실무근이라는 국내 GM의 답변이 있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정확한 공지가 없던 상황.

김동석 팀장은 이에 대해서 "북미 서버 접속 제한은 S2게임즈의 제안"이었다며 글로벌 서비스와 관련한 정확한 내용을 공개했다.

"국내 서비스는 독립적인 서버로 운영이 될 예정입니다. 현재 북미유럽, 러시아, 동남아의 3곳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이고 한국과 남미가 그 뒤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사실 국내 IP에 대한 접속 제한 루머는 S2게임즈에서 저희 쪽에 제안한 부분인데, 서비스가 이뤄지는 국가의 서버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른 지역 서버로 접속을 할 수 없게 해 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최종적으론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있었는지 공지에선 그렇게 나와 버린 거죠.

아무튼 국내 서비스 이후에도 북미 서버를 접속하는 데 어떤 제한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한국에서 북미 서버를 접속하면 핑도 높고 플레이하기도 어려워서 재미가 줄어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국내 서버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 국내 서비스 이후 북미 서버 접속 차단? "사실 무근이다"(링크)


▲ 북미 서버 접속 차단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다른 경로를 통해 타 지역 유저와 함께 플레이는 불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유료 아이템 가치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는 어렵다”라는 답변. 대신 지금 북미에서 즐기는 유저를 위해 서버 이전 프로그램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는 유료 아이템을 포함해 모든 내역을 국내 서버로 옮기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전적, 게임 내 클릭 수, 분당 골드 획득 같은 기록 정보까지 옮기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이 부분은 초기화 될 예정입니다.

대전 상대를 맞추는 MMR(Match Making Rating)도 북미에서 2000점 이상으로 상위에서 활동하는 국내 유저가 많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인 점수 개념이다 보니 국내 서버로 이전 후에는 1500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기존 유저에 대한 정책과 함께 새롭게 HON을 접하는 유저들에 대한 배려 역시 준비 중이라면서, 타 게임에 비해 “어렵다”라는 편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소개했다.

"초보자의 진입 장벽은 가장 큰 숙제이자 고민사항입니다. 게임 자체적을 튜토리얼을 제공하긴 하지만 이것을 보강하거나 추가하는 건 지금 단게에선 어렵거든요. 대신 게임 내의 각종 상황에 대한 가이드를 영상으로 제작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유저들의 게임 습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가이드가 있어도 잘 안보는 경향이 있는데, 좋은 가이드를 많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고요.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공략도 CBT에서는 북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가이드 몇 개를 저희가 번역해 제공하는 형태가 되겠지만, 향후에는 북미처럼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공략을 게임 내에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가이드 영상을 제공한다. CBT와 함께 추가 정보도 예정되어 있다.


"로테이션 측면에서도 초보자들을 배려할 생각인데, HON은 퍼블리셔에게 로테이션 선정 권한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사용하기 쉬운 영웅 몇 개는 몇 개월 정도 고정으로 집어넣고 나머지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방식으로 할 계획입니다. 한 번에 제공되는 무료 로테이션은 20명 정도가 될 것이고요.

그리고 DoTA Allstar나 LoL처럼 AI를 상대로 하는 모드도 현재 개발 중에 있습니다. 빠르면 올 여름 정도에 업데이트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타 게임에 비해 어렵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상대적으로 LoL, 카오스에 비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게임들로 AOS 장르가 대중화된 상황에서 좀 더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고 싶은 유저들의 수요가 존재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양한 게임 모드와 초반부터 스피디하고 화끈한 전투가 가능한 점을 들며, 파밍과 한타 위주의 싸움보다는 게임 내내 난전과 손맛이 있는 HON의 전투가 이러한 유저들에게 어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상금이 걸린 공식 대회가 열릴 정도로 HON은 나름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내 서비스 이후 e스포츠 가능성에 대해 묻자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으로 운을 떼는 김동석 팀장.

"저는 HON을 국내에 서비스하는 사업자 입장이지만 AOS 장르의 한 팬이기도 합니다. e스포츠 부분은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고, 그들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워해 줄 팬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겠죠. 아직 서비스 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실적이 없는 만큼 큰 규모의 대회를 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로 발전시키는 것은 하나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 서비스 이후 PC방 중심으로 대회가 계획 중이고요, 방송사와 연게한 정규 리그도 고려 중에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면 정식 e스포츠 종목이 될 수도 있겠죠.

현재 해외 쪽에서는 드림핵(Dreamhack. 스웨덴에서 펼쳐지는 유럽 최대 규모 오프라인 대회)에서 HON Tour라는 형태로 대회가 진행되는데, 이번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드 1장이 배정되었거든요. 국내 서비스 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대표 선발전을 통해 국가 대항전을 펼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진 출전 여부가 확실하진 않네요."



▲ 스피디한 경기는 해외에서도 인기! 매년 스웨덴에서 펼쳐지는 Dreamhack의 종목으로도 채택되어 있다.


이 외에도 국내 오픈 시점에 한국적인 이미지의 아바타 출시와 향후 한국형 영웅을 추가하는 등 국내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도 계획 중이라고. 김동석 팀장은 HON을 플레이할 국내 유저들에 대한 포부와 다짐을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HON을 우리나라에 서비스하게 된 것을 AOS 장르의 팬으로서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여러분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DoTA와 비슷하다고 하면 어렵고 불편하다는 편견이 많았지만 그 안에 있는 재미와 짜릿한 손맛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유저가 없으면 서비스를 하고 싶어도 서비스를 할 수 없는 것이 온라인 게임인데, 여러분들이 불만을 가지는 부분에 대해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유저 친화적인 운영을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기대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