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 코엑스에서 열린 NDC2012에서 끝판왕의 탄생이라는 주제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드래곤 제작 과정을 소개했다. 마비노기 영웅전에 등장하는 끝판왕급 몬스터 드래곤이 실제 원화에서 모델링까지의 제작과정에서 고민했던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넥슨 라이브 2본부의 국중원/이근우가 함께 편안한 대화형식으로 설명했다.

설명에 앞서 원화가와 모델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원화가란 컨셉 아티스트라고 불리며 게임속 모델링과 그래픽 제작을 위한 설계도를 그려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모델러란 3D 아티스트로 2D원화의 표현을 3D 공간에 구현하는 일을 하고 있다. 3D 업종으로 불리기도 하며 폴리곤과 텍스트에 굉장한 신경을 쓰는 직업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에 레이드급 몬스터로 등장하는 드래곤. 과연 일반 유저들은 드래곤하면 과연 어떤것이 연상될까? 드래곤의 이미지는 상상속의 동물이자 거대한 도마뱀 형태에 날개도 달려있으며, 불도 쏘고, 환타지계의 유명인사로 환타지 장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몬스터이다. 그리고 엘리트적인 존재의 메타포라고 생각된다.

드래곤은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름만 들어도 세상 누구나 알법한 존재이며, 다양한 장르에서 소재로 등장하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유저가 알 고 있을 유명한 몬스터이다. 다양한 소설과 게임, 영화에서 사용되고 있는 드래곤의 공통점을 본다면 바로 막강한 최종 보스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에 작년 여름 업데이트 되었던 드래곤의 경우 그 타이틀만으로 기대감을 주는 존재이다. 작년 11월 상반기에 영웅전에서도 마지막 에피소드를 장식할 드래곤을 제작하기로 결정되어 개발팀은 들떠있었다. 중세 환타지 기반의 드래곤은 빅스케일과 강력한 존재감, 그리고 제작 구현의 난이도가 있는 편이기에 개발자라면 언젠가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존재라고.

하지만 개발 초기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경험이 없다보니 손이 따라주지 않았고, 당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드래곤으로 검색을 하면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만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꽤 촉박한 마감시간으로 상당히 빠른 시일내에 작업을 해야했다는 점이다. 시간이 길어지면 제작 비용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며, 게다가 영웅전은 하이폴리곤을 이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모델링에 투자되는 금액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원화에서 모델링 그리고 작업의 과정을 밟게 된다면 마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원화와 모션이 먼저 스타트하고 원화가 나와야 모델링을 할 수 있으며, 원화가 나오자마자 적어도 몇 일안에 모션을 제작할 수 있는 뼈대를 만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모션 작업자와의 작업간 공백이 생기기 마련이니 그 공백을 최소화해야했다.





작은 규모의 마이너 업데이트라면 대부분 뼈대를 재활용하지만, 드래곤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뼈대를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영웅전 최초의 비행몬스터이기 때문에 기획과 모션작업자 이외에도 이를 구현할 프로그래머도 테스트해야 할 작업이 굉장히 많아졌다. 그래서 컨셉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으며, 앞서 사전 공개를 위한 영상 작업을 위해 매우 빠듯하게 진행을 해야했다.

기본적인 컨셉 구상도 안된 상태에서 뼈대부터 급조하게 된다면 상당히 난감해지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비율이나 뼈대에 오차가 생기는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떄문이다. 시간은 촉박하고 자료의 늪에서 헤메던 상황을 잘 이겨나갈 수 있었던 점은 바로 대화와 소통이다. 기획자에게 원하는 드래곤의 실체를 물어보았고, 이를 기반으로 뼈대를 제작하게 되었다.

영웅전엔 세종류의 드래곤이 등장하는데 바로 불과 번개, 얼음 속성을 가진 드래곤이다. 불속성 드래곤은 대장격 드래곤이니 고급스러워보이는 비늘, 번개 속성의 드래곤은 전기 뱀장어와 익룡을 연상케하는 머리 그리고 얼음 속성 드래곤은 차가운 느낌이 드는 컬러로 근육질 체격에 얼음 가시가 몸에 돋아나 있고, 실제로 얼음 결정을 주력 공격으로 사용되게 만들도록 컨셉을 잡았다.





영웅전에 등장하는 드래곤은 스케일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더욱 세부적인 표현도 필요했다. 특히, 모델러의 입장에선 재질을 표현하는데 시간을 상당히 많이 소비하기 떄문에 원화단계에서 많은 것을 전달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러가 고민할 부분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시간을 버는 방법. 이렇게 잡힌 원화를 가지고 모델러들이 입체화를 진행하게 된다.

상상을 현실화해야 하는 작업이니 현실적인 스팩도 고려해야할 대상이다. 표현과 한계의 적당한 중심점을 잡아야한다. 일반 카메라 시점으로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드래곤은 전용 시점까지 제공하게 되었다. 드래곤 제작 기간만 보더라도 엘쿨루스는 12주, 지그린트 14주, 뷔제클로스는 15주일이 걸렸다. 일반적인 보스의 제작에는 4~5주정도 걸리는 편인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준. 물론, 다양한 작업을 함께 진행하기에 좀 더 오래 걸린 감이 있지만, 하이폴리곤 작업과 토폴로징으로 최적화된 모델링을 만드는데 3만개 이상의 면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 개발기간이 걸린 이유는 좀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고 강해보이도록 제작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룩 인플레이션이 높은 마영전의 구조상 점차 개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늘어나있다. 어셋 잔고도 모두 소진되어 아웃소싱이 불가능한 콘텐츠도 다수 존재하여 대부분 내부에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기간도 오래 걸리게 되었다. 하지만 어려웠던 여름을 거치고 EP10 업데이트를 겨울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