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방 업주들이 넥슨의 안일한 과금체계를 더는 주시하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금융소비자협회가 후원하고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주관,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 주최하는 '넥슨 규탄 기자회견'이 금일(3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iz 중소기업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모임은 PC방 소상공인에 대한 대규모 게임사 넥슨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공개하기 위해 주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인 참석자들은 넥슨이 잦은 오과금 사고에도 10년이 넘은 보안 취약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PC방 단체의 시스템 검증 요구에도 개별적인 보상만 고집하는 모습이 국내 일류 게임기업답지 못하다고 성토했다.

다음은 전국소사공인단체연합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넥슨 게임 관련 오과금 사건의 전말이다.

[ 넥슨 PC방 오과금 사건 경과보고 ]


1. 2011년 1월, 넥슨의 프리미엄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과금이 빠져나가는 문제가 발생.

2. 이후, PC방 사용이 끝난 상태에서도 계속 과금이 빠져나가는 사고가 일어남. 또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PC방이 다수 있다는 소문이 해당 업종 종사자들 사이에서 확산됨.

3. 2011년 8월, PC방 연합 측이 넥슨에 해당 문제점으로 항의했고, 국정감사와 관련하여 국회의원실에도 조사한 바 있음.

4. 국회의원실에서 직접 나서자 넥슨은 담당자 4명을 투입, PC방 전수조사를 착수함. 그러나 오과금 문제를 확인하자 직접적인 문제점 해결방안이 아닌, 보상 시스템만을 구축해 PC방 업주들의 원성을 삼.

5. 넥슨의 과금 내역을 보면 현재까지도 계속 오과금이 발생 중인 것으로 추정됨.

6. 지금 이 순간도 불투명한 거래 시스템에 분노한 PC방 업주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 1인 시위 진행 중.



한 PC방 업주는 "IP 사용 내역을 업주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넥슨의 과금 시스템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하며, 이는 넥슨이 초창기에 도입한 IP 과금 체계를 지금까지 그대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민석 변호사는 '넥슨은 PC방 업주들에게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 이를 회피하고 극비사항에 부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고 말하며, 이에 대해 업주들이 '부당이익반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알렸다. 즉, 넥슨의 시스템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 검증이 이루어지면 민사가 가능하다는 게 골자다.

[ ▲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있는 PC방 업주 ]


또한, PC방 관련 업주 몇몇은 현재 신용카드 수수료는 3%에 불과하지만 넥슨의 게임 이용 수수료는 무려 30%에 달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다른 경쟁사의 게임 수수료와 비교하면 턱없이 높은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즉, 넥슨의 게임이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있고 PC방 매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이해 불가한 수준으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으면 업주들이 해당 게임 불매 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넥슨 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기존 인기 게임에 묻어서 비인기 게임을 함께 파는 '끼워팔기'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컸다.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최승재 회장은 현재 넥슨이 통합정량제에 포함해 PC방에 과금하는 게임은 총 16종으로, 이는 엔씨소프트 3종, 블리자드코리아 3종, 한게임 5종, 네오위즈 피망 7종 등 다른 대형 게임사들의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전했다.

그는 "타 업체는 몇몇 가지의 게임만 따로 이용요금을 지불하는 게 가능했는데, 넥슨은 인기 게임과 비인기 게임을 강제로 함께 구매하게 한다."며 "경쟁력 없는 타이틀까지 끼워파는 것은, 궁극적으로 상생해야 할 의무가 있는 넥슨과 PC방의 관계를 소원해지게 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모임에 참가한 PC방 업주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넥슨과 투쟁을 할 것임을 다짐했고, 마산에서 올라온 한 PC방 업주 및, 관련업계 종사자가 자발적인 삭발식까지 감행하는 모습을 보여 한층 분위기가 고조됐다.

[ ▲ 마산에서 올라온 한 PC방 업주는 자발적인 삭발식을 감행 ]

[ ▲ PC방 업계 종사자의 강경한 태도는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


한편, 넥슨 측은 PC방 과금이 상업적인 목적의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당한 영업활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자사의 게임이 PC방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에 정당한 요금을 받고 있다는 것. 더불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부분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오과금 문제와 보안에 취약한 자동보상 시스템에 대해서 한 넥슨 관계자는 "넥슨 창업 초창기 시스템인 것은 사실이나, 꾸준한 개선이 이루어져 현재 경쟁사의 시스템과 비교해도 부족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PC방 상담인원을 이전보다 2배 확충해 불편사항이 없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넥슨은 자사의 PC방 상품 타이틀 가격을 2005년 7월 이후 단 한차례도 인상한 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의 강경한 태도에 유감을 표했다.

이로써 넥슨과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의 대치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PC방 업주들의 투쟁 수위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 구호를 외치는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최승재 회장 ]

[ ▲ 이날 회의장에는 각 상인연합의 회장들이 다수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