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슈가 없어 비교적 평이했다는 평가를 받은 E3 2012. 모 북미 매체의 편집장은 점점 진해져 가는 상업성과 폭력성 때문에 ‘환멸’을 느꼈다는 칼럼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혁신적인 게임성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작품들이 몇몇 있었다.

유비소프트의 ‘와치독스’는 컨퍼런스 현장에서 매체 기자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와 함께 오픈월드 게임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언차티드 시리즈로 유명한 너티독의 신작 ‘라스트 오브 어스’도 뛰어난 비주얼과 두 주인공의 협력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E3 2012] 차세대 GTA? 오픈월드게임 '와치독스' 신규 영상 공개


[ ▲ 유비소프트의 신작 '와치독스' ]



또한, 영화배우 엘렌 페이지의 모션 캡처와 실제 표정까지 그대로 담아낸 ‘비욘드: 투 소울즈’도 헤비레인의 제작사 ‘퀀틱 드림’의 장기인 ‘극한의 몰입감’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기에 추가해서 E3 2012에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꼭 언급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바로 툼레이더이다.

‘툼레이더’라고 하면 올드 게이머들은 단번에 ‘이제 진부하지 않나’라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이도스를 인수한 스퀘어에닉스에서 제작 중인 이 ‘툼레이더’는 전작에서는 기본적인 설정 몇 가지만 가져오고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툼레이더’를 만든다는 목표를 가진 ‘리부트’이다. 영화로 치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와 ‘배트맨: 다크나이트’와 같은 셈.


[ ▲ 스퀘어에닉스가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개발 중인 '툼레이더' ]



작년 XBOX 컨퍼런스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E3에 출품한 툼레이더는 일반인이 아닌 매체 기자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플레이데모 시연회를 개최했으며 시연이 끝난 후에는 역시나 다들 엄지손가락을 크게 치켜세웠다.


데모 시연의 첫 장면부터 나무와 풀, 절벽 등의 주위 환경과 주인공 라라 크로포트를 묘사한 그래픽의 압도적인 퀄리티에 놀라게 되는데, 전작들이 살인적인 난이도의 퍼즐과 ‘초인’ 같은 능력을 갖춘 라라 크로포트의 고강도 액션에 집중했다면 이번 툼레이더는 여느 소녀와 다를 바 없는 주인공이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고군분투하는 과정 자체가 핵심 테마다.


[ ▲ 해외매체들이 툼레이더에 보인 반응들 ]




플레이를 방해하는 UI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필요할 때만 잠시 나왔다 다시 사라지는 방식. 주요 무기인 활을 쏘고 문을 열고 하는 라라 크로포트의 동작 하나하나가 미니게임 방식으로 제작돼 인터랙션의 과정에서 꾸준히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 것도 주목할만했다.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성장에 따른 스킬과 특성 트리도 구현되어 있어 RPG적 요소도 즐길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특징. 매스이펙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풀 보이스 대화 씬이나 각종 환경 사운드 및 움직임에 따른 라라 크로포트의 음성은 몰입감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했다. 개인적으로 정리한 툼레이더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미리보는 올해의 게임’.

데모 시연에서 받은 흥분이 채 가시기 전에 툼레이더의 이그젝큐티브 프로듀서인 ‘론 로젠버그’(Ron Rosenberg)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 ▲ 툼레이더의 프로듀서 '론 로젠버그' ]




= 데모를 보니 화면 상에 UI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생존이라는 컨셉과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장치인가?

그렇다. 몰입갑을 높이고 라라와의 긴밀한 느낌을 주려고 일부러 UI를 최대한 화면에서 배제했다.


= 이번 ‘툼레이더’가 리부트라고 들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나?

라라 크로포트가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됐다고 보는 게 맞다. 그렇다고 고고학자라든지 여자라든지 원래의 설정을 다 버린 것은 아니다. 좀 더 사람 같은 느낌이 들도록 노력했다. 이번 작에서 총을 버리고 주 무기가 ‘활’이 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자연과 환경에 취약한 인간으로서의 라라 크로포트를 원했다.


= 비주얼이 상당히 훌륭하다. 어떤 게임엔진을 썼나?

직접 개발한 ‘크라이테리아 엔진’을 사용했다. 다이나믹한 렌더링을 구현해 같은 장소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서 화면의 톤이 달라진다. 더욱 사실적인 그래픽을 추구했다.


= 게임진행 방식이 궁금하다. 일직선인지 아니면 샌드박스 게임처럼 자유도가 있는지.

두 가지가 서로 섞여 있다고 보면 된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큰 흐름은 있지만 각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그 외에도 도전과제, 퍼즐, 수집물 등 즐길거리가 많다.


= 대략적인 게임플레이 타임은 얼마나 되나?

메인 스토리만 충실히 플레이한다면 대략 24시간 정도 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그 외에도 즐길거리가 많아서 플레이시간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 그래픽도 그래픽이지만 사운드가 정말 탁월했다.

각각의 퀄리티 뿐 아니라 스토리와 사운드, 그리고 그래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오디오 디렉터가 콜오브듀티 개발자 출신이며 스퀘어에닉스 재팬에서도 사운드 부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다아니막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했는데 플레이어의 액션에 따라 사운드가 조금씩 달라진다.


= 전통적으로 ‘툼레이더’하면 초심자에게는 조금 어려운 게임으로 비춰졌다.

전작들하고 비교하면 난이도가 쉬워져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하드코어한 요소들도 충분하다. 난이도 밸런스에 꽤 신경을 썼다.


= 정확한 출시일은 언제인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작업 위주로 개발을 진행 중인가?

2013년 3월 15일이 출시일이다. 이미 대부분 개발 과정은 완료됐고 지금은 다듬는 작업((Polishing) 만 하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 툼레이더 E3 최신 스크린샷
















■ 툼레이더 E3 2012 트레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