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와 슈팅 게임을 하나로 만난다!?

여기 결합 장르의 이름을 걸고 나온 게임 하나가 출발선에 있다. CJ게임랩에서 개발한 ‘하운즈’는 RPG와 슈팅 게임을 결합한 이른바 ‘RPS(Role Playing Shooting)’임을 강조한다. 한편으로는 신선하게, 또 달리 보면 모험처럼 느껴지지만 어찌됐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의 장르를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 중 몇 가지씩을 가져다가 합쳐놓는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예를 들자면 전사에게 검 쓰는 법 대신 마법을 가르쳐준 뒤 싸워보라고 하는 경우 말이다. '하운즈'는 바로 그런 게임이다. RPG의 요소와 슈팅 게임의 요소를 뽑아내 하나로 섞어놓았다고 하면 적절한 비유가 아닐까.

어찌보면 모험과도 같은 시도지만 전혀 엉뚱하게만 볼 건 아니다. 마법을 배운 전사가 아예 마법사로 탈바꿈할 수도 있고, 어쩌면 뛰어난 마검사로 거듭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혹은 이도저도 아닌 동네북 신세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두고봐야할 일이다.

RPG와 슈팅 게임, 많은 부분에서 다른 두 장르가 손을 잡은 모습은 과연 어떨지.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모습의 '하운즈'를 좀더 파헤쳐보기 위해 지난 19일, 분당에 위치한 CJ게임랩에서 개발팀의 김종연 PM을 만나보았다.

[▲ '하운즈' 개발팀 김종연 PM]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하운즈'는 어떤 게임인가.

- '하운즈'는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의 명칭이다. 가까운 미래에 외계세력의 침략을 받는다는 스토리의 게임으로, 우주에서 떨어진 바이러스 물체에 감염된 인간들이 괴물로 변해 지구를 공격하게 된다. 감염자를 포함한 외계 세력과 감염되지 않은 인간 세력이 지구의 주도권을 두고 싸움을 벌인다는 것이 스토리의 핵심이다.

Q. 클래스는 어떻게 나누어지며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 클래스는 돌격, 전투, 지원, 원조의 네 가지로 구분된다. 돌격 전투 지원은 직접적인 전투 포지션에 따라 나눈 것이다. 흔히 말하는 ‘개돌’형이라든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하이브리드형, 혹은 무조건 생존을 최우선시하는 유형 등 유저마다 제각각인 플레이 스타일을 반영하고자 했다. 원조는 탄약 보급, 지뢰 설치, 정보 제공 등의 서포트 역할을 수행하며 무기는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병과별 기본 역할을 어긴다 해도 임무 수행에는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 역할보다는 팀워크나 전략이 전투과정에 있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길 원한다.

Q. '하운즈'의 전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 부탁한다.

- FPS처럼 빠른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하고자 했다. 캐릭터가 다양한 액션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소리나 UI 등의 타격 피드백을 줌으로써 생동감을 제공한다.

부가적인 조작과 액션이 볼거리로 존재하지만, 실제 빠른 전투를 즐기는데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로 많은 적을 쓸어잡는 식으로 간단하게 공략할 수 있고, 지루함을 피할 수 있도록 중간 보스 등 상대적으로 어려운 전투도 있을 것이다.

Q.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유저 수는 몇 명인가? 정해진 수보다 더 많은 인원이 플레이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유저들도 있을 텐데, 그에 대한 다양화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 시나리오 미션은 6명으로 제한했는데, 이는 너무 많은 유저가 필드에 존재하면 전투가 난잡해져 재미가 반감된다고 판단해서다. 테스트 결과 쾌적한 전투를 즐기기에 가장 이상적인 숫자가 6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vP 대전은 8 vs 8까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Q. '하운즈'는 RPG와 슈팅 게임을 결합한 'RPS 장르'임을 강조한다. 새로운 장르로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장르라는 것은, 재미를 좌우하는 요소라기보다는 어떻게 유저에게 다가갈지를 결정하는 도구다. 액션 RPG나 시뮬레이션 RPG처럼 변화와 결합을 통한 새로운 장르는 얼마든지 있다. ‘하운즈’에는 RPG 요소가 크게 자리하고 있지만 슈팅 게임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RPS라는 용어를 써서 차별화된 장르임을 알리고자 했다.

Q. 결합 장르로 선보였던 기존 작품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 적이 드물었는데, 이는 결합 장르가 갖는 애매함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시장에는 결합 장르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좀 더 강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거나, RPG 장르를 하면서 ‘더 스릴 있는 전투를 즐길 수는 없을까’라는 아쉬움을 느끼거나 하는, 그런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충분히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만들테니 잘 봐달라.(웃음)

Q. 그렇다면 RPG와 는 게임 양쪽 유저 모두를 충분히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텐데... 각 장르별로 내세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 전투에 있어서는 실제 테스트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많았던 만큼 다른 슈팅 게임들에 비해 뒤지지 않을 것이다. 몰입이라든가 조작감 등은 전투 부분만 하나의 게임으로 떼어놔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RPG 요소인 캐릭터 성장이나 아이템 등을 더해 다른 MORPG에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게 만들고자 했다.

개발 과정에서 어느 한 쪽을 낮추지는 않았다. RPG와 슈팅 게임의 재미를 함께 살리고자 하는 것이 ‘하운즈’의 개발 방향이다. 한 마디로, 둘 다 충분히 자신 있다! 결론이 좀 이상한가?(웃음)



Q. 최근 RPG 장르에서는 캐릭터 육성의 자유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운즈’의 캐릭터 육성은 어느 정도로 자유로운가.

- 굉장히 자유로운 수준은 아니다. 15레벨에 병과를 선택한 후에도 스킬은 대체로 자유롭게 배우고 쓸 수 있다. 각 병과마다 특화된 무기나 플레이 스타일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전용 스킬도 제공되지만 그것은 성장 방법의 한 가지일 뿐 굳이 그것을 따를 필요는 없다. 병과를 나눔으로써 플레이 스타일에 기본적인 지침을 주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시나리오 미션에 다양한 난이도를 준비해 반복플레이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똑같은 미션에 난이도만 차이를 두다 보면 스토리에 있어서는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지루하지 않은 플레이를 위해 메인 시나리오 미션 외에 서브 미션을 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 미션이 여러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가는 식이라면, 서브 미션에서는 '학살', '호위' 등 특정 요소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이외에도 특정 구조물 지키기, 지역 방어하며 생존하기, 제한시간 안에 도망치기 등을 테스트 중이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서브 미션은 재밌게 즐기면서 도전하는 콘텐츠이길 원한다. 예를 들어 부상자 호위 미션에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까지 호위했는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질 것이다. 서브 미션은 캐릭터의 성장과 관련된 또다른 콘텐츠로서 힘을 쏟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화할 것이다.

Q. RPG의 PvP에서는 캐릭터 밸런스 문제를 피해갈 수 없을 텐데, 이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 ‘실력이 떨어져도 레벨이 높으면 이길 수 있지 않겠느냐’하는 점은 사실 개발 단계 내내 있었던 우려다. 하지만 그것은 장르적인 어려움이라고 생각하며, 정면으로 헤쳐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강한 놈이 강하다’는 컨셉이랄까.(웃음)

단순히 상대방을 죽여야 승리하는 방식이라면 끊임없이 밸런스 문제가 나올 것이다. ‘하운즈’의 PvP에는 서로 죽이는 것 외에도 승리할 수 있는 수단을 뒀다. 팀마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PvP에서도 미션을 수행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한다.



Q. 얼마전 진행했던 소규모 집중테스트에서는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궁금하다

- 굉장히 소규모의 인원만 선발해 짧은 시간동안 진행한 테스트였고, 그 자리에서 게임에 대한 의견도 직접 들었다. 조작감, 타격감, RPG성 등 ‘하운즈’가 내세웠던 장점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제대로 체험하기에 테스트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접근에 있어서의 불편함이나 UI 및 가이드의 부족 등 세부적으로 좀 더 다듬어야겠다고 느꼈다.

Q. 엄폐 시스템이 없어진 것과 그래픽이 뛰어나지 않다는 등의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콘솔 플랫폼의 경우 엄폐를 통한 조작감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을 PC로 그대로 옮겨놓으니 조작 과정이 불편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답답한 느낌이랄까. 엄폐를 버리기로 한 것은 빠르고 재미있는 전투를 위한 결정이다.

그래픽은 완전히 고사양을 지향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낮은 수준도 아니라고 본다. 좀 아쉽다는 의견이 있겠지만 그것을 부정적인 평가라 판단하지는 않는다. 저사양 컴퓨터에서도 무리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사람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10대 유저층을 타겟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다소 잔인한 연출 때문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있다면? 온라인 게임에서는 보다 폭넓은 연령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특정한 의도가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 개발 과정에서의 연령층 타겟팅은 주관적인 문제가 아닐까. 사실 우리는 원래 이런 스타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웃음) 보다 강하고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수위 때문에 특정 요소를 빼버리면 우리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추후 해외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 사양이나 그래픽 부분에 있어 수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Q. 군복이나 총기 등 밀리터리적인 요소의 외형적인 사실성을 위해 실제 사용 허가를 얻기도 했는지?

- 실존 무기들의 사용권을 얻어 도입하지는 않았다. 스토리상 어차피 지구가 망해가면서 있던 것도 사라지는데 현재의 사실성이 무슨 소용이겠나.(웃음)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되, 이런 것은 생길 수도 있겠다는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복장이나 무기 등을 디자인했다.



Q. 다음 테스트는 언제 할 예정인가? 테스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와 향후 서비스 일정을 밝혀 달라.

- 7, 8월 중에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PvP 1종과 미션 9개 정도를 선보이려고 계획 중이다. 유저들이 게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검토하고, 앞으로 다듬고 발전시켜 나갈 방향을 정하기 위해 가급적 많은 분들이 플레이해보셨으면 한다. 서비스의 구체적 일정은 확정된 바가 없다.

Q.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나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플레이 영상이나 스크린샷을 보는 것만으로는 일반적인 ‘총 쏘는 게임’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성장’이 초점이며 슈팅 게임 요소는 그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하운즈’는 RPG적 성격을 강조한 게임이라는 것을 거듭 말하고 싶다. RPG 요소를 부각시키기 위해 홍보 과정에서 총이 나오는 장면을 철저히 배제할까도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웃음). 아무런 선입견 없이 일단 경험해보고 즐겨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