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문명5'. 세계 3대 악마의 게임 중 하나다. 한번 접하게 되면 더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플레이를 시작하면, 정오의 뜨거운 햇살과 새벽녘 쓸쓸한 달을 동시에 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문명5'는 2010년 9월 출시되었다. 이례적으로 국내 마니아들 다수가 자발적으로 협력해 비공식 한글화 패치를 제작, 배포할 정도로 이용자들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한 게임이다. 간디의 협상기술 사진이 인터넷에 확산되며, '문명5'가 점차 대중화되었고 타임머신을 경험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인터넷을 달구었다.

"주말이 사라졌다"고 증언하는 사람, "다음 주가 친구 결혼식인데 정신을 차려보니 끝나있었다"고 증언하는 사람, "친구가 연락이 두절되 걱정했는데 문명 하셨다"고 증언하는 사람 등 각자의 경험담이 인터넷에 확산되며, 악마의 게임 중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문명5'.

유저들의 경험담이 기억 속에 사라질 무렵,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6월 22일 악마의 재탄생을 선포했다. '문명5'의 확장팩 '시드 마이어의 문명5: 신과 왕'이 정식 출시된 것이다. 필자는 두려웠다. 이 사악한 게임에 혼자 맞서야 될까 봐 겁이 났다. 다행히 인벤은 특단의 조처를 했다.

Vito 기자의 지휘 아래 악마의 게임에 맞설 5명의 용사를 모집한 것이다. 모집된 용사는 현실세계의 계급을 무시한다. 자신이 속한 문명의 발전과 영토확장, 외교를 이용한 상대방 유린 등 모든 것이 허용된다. 오직 강자만이 살아남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5: Gods and Kings' 멀티플레이. 6월 29일 저녁 8시 다섯 용사의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다.



■ '문명5: Gods and Kings', 이것만은 알고 하자

멀티플레이를 하기 전, '문명5'의 강자라 할지라도 확장팩을 통해 바뀐 부분과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꼭 숙지해야 한다. 다들 알다시피, 이 악마의 게임은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갭이 상당히 크다. 필자는 새롭게 추가된 종교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해 스페인의 종교 속국이 되었다. 많은 유저들이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라며, 꼭 알아야 할 필수사항을 전개한다.

우선 '문명5: 신과 왕'의 가장 큰 변화는 종교가 추가된 점이다. 종교는 사회정책과 유사하지만, 플레이어 한 명당 하나의 종교만을 설립할 수 있다. 종교를 설립하지 못하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교리를 선택할 수 없고 종교분쟁에 끌려다니며 종노릇을 해야 한다.

교리는 자신이 원하는 제국의 성장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과학문명으로 목표를 잡았다면, 종교회담(다른 종교를 믿는 도시에 종교를 전파하면 과학력 증가), 기아대책(사원과 성소에서 식량1 생산) 등을 찍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종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일정 신앙지수를 모아 확률적으로 등장하는 위대한 선지자가 필요하며, 첫 번째로 등장한 위대한 선지자는 종교와 기본교리를, 두 번째로 등장한 선지자는 강화교리를 선택한다.


[▲확장팩에 새롭게 추가된 종교, 영화와 같은 종교전쟁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꼭 알아야 할 사항은 첩보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가 되면 자동으로 발동되며, 하나의 시대를 거치거나 국정원을 건설하면 첩보원이 늘어난다. 이들은 다른 문명의 도시에 잠입해 기술을 훔쳐오거나 움직임을 정찰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도시에 있는 첩자를 찾아 처단할 수 있다. 첩자의 등급이 높을수록 기술을 훔치는 속도와 첩자를 잡는 속도가 증가한다.

첩보원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추가된 경찰서와 경찰대라는 건물이 필요하다. 이들은 기술이 유출되는 시간을 지연시킨다. 특히 불가사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은 해당 도시가 첩자에 의해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전투는 유닛과 건물의 체력에 많은 변화가 왔다. 유닛의 체력이 10에서 100으로 올라섰다. 도시는 보병으로 점령하기 더 수월해졌지만, 성벽이나 군사기지 등 방어시설을 갖춘 건물은 공성병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새롭게 추가된 유닛들은 기존의 '문명5'의 전투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 외, 기술과 관련해 전반에 걸쳐 달라졌다. 또한, 사회정책과 추가된 문명, 불가사의 등의 모든 부분에 변화가 시도됐다. 멀티플레이를 하기 전, 이를 모두 숙지할 필요는 없다. 변화된 부분이 다방면인 만큼 플레이를 통해 하나씩 배우는 방안을 추천한다.


[▲확장팩에 추가된 첩보원, 기술의 유출과 상대진영의 정보를 가져온다]


■ 멀티플레이의 시작, 야만인의 승리

인벤의 계급장이 사라진 멀티플레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필자에게 커다란 기회가 찾아왔다. 강한 문명으로 모두를 정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군림할 기회 말이다. 본격적으로 플레이를하기 전, 지난 일주일 동안 모은 플레이어들의 특징과 성향 장,단점을 분석했다.


Vito : '문명5'에 대한 기본 지식은 부족해 보였다. 플레이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문명5'. 그는 유부남이다. '문명5'는 유부남에게 어려운 게임이다. 완벽한 자유를 만끽하지 않는 이상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특유의 언변술과 전체적인 흐름을 꿰뚫어 보는 눈빛은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

Roootz : 도저히 파악 불가능한 사람이다.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아직 홀몸이기에 플레이 시간에 제한이 없다. 또한, 문명 플레이 시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든 청소년처럼 종잡을 수 없는 플레이를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Vito 기자와 라이벌 관계 구도를 형성해 이간질을 시도해볼 만 하다.

Voder : 위험인물 1순위. '문명5' 확장팩을 가장 잘 파악한 사람이다. 많은 대화를 통해 얻어낸 정보에 의하면, 확장팩을 많이 플레이했고 정책과 기술의 테크트리가 확실하다. 또한, 5명의 플레이어 중 불가사의를 가장 먼저 가져가는 인물이다. 불가사의를 이용해 득을 보기 위해서 그의 향방을 주목해야 한다.

Its : 소통의 불충분으로 정보가 부족하다.

Karp : 10시에 집에 갈 사람이기 때문에 AI와 동등하다. (6명의 용사에서 5명의 용사로 변경 이유)


6월 29일 저녁 8시. 악마의 게임에 도전장을 내민 5명의 용사가 인벤의 사무실에 자리를 폈다. '문명5: 신과 왕' 멀티플레이를 위해 각자 스팀을 켠다. Vito 기자의 지휘 아래 한방에 모인 용사들. 플레이의 설정은 국가 랜덤, 맵 랜덤, 스피드 보통, 야만인 존재, 도시국가 존재, AI 없음.(이후 존칭 생략)

드디어 시작됐다. 스웨덴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야만족보다 유럽국가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뒤에서 Roootz의 한탄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만족 아즈텍이 걸린 것이다. 야만족과 Roootz는 어울린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야만족처럼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이 시작된 지 10분. 여기저기에서 멘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필자와 마찬가지로 모두 무인도에 갇혀있다. 특히 섬의 3/2가 툰드라인 'Karp'의 절규가 가장 크게 들린다. 다행히 필자가 위치한 섬은 야만인이 좁은 길목을 막고 있지만, 다수 사치품과 자원이 존재한다.

[▲외딴섬의 첫시작, 누군가 툰드라에 갇혀있다]


플레이 시간 15분. 배를 이용한 정찰 활동이 시작됐다. 남들보다 빠르게 플레이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다니는 'Roootz'. 앞서 말했듯이 그는 야만인과 유사한 플레이를 한다. Roootz가 Vito를 발견했다. Roootz "팀장님 거기 있네요", Vito "내꺼 보지 마!, 저리 가". 타협을 모르는 둘의 대화가 마음에 든다.

특히, VIto는 '문명5'를 잘 알지 못하면서 강한 척을 한다. 아직도 현실과 분간이 안가나 보다. 현실에서 그는 팀장이지만, 온라인에서 그는 초보다. 중반에 접어들면 콧대가 낮아질 것이다. 플레이 시간 20분이 지날무렵 Its와 Voder가 팅겼다. 재접속을 시도했지만, 다른 용사들이 팅기는 현상이 발생해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끝내 야만인의 승리로 끝나버린...]


■ 정복전을 위한 2차 멀티플레이

10분 동안의 회의가 진행됐다. 긴장감 있는 멀티플레이를 위해 방의 설정에 변화를 시도했다. 맵은 모두가 만날 수 있도록 판게아(소), 전쟁 위주의 플레이를 위해 자원은 (전설의 시작), 야만인 없음, AI 없음, 도시국가 5개로 설정했다. 마음에 든다. 발전과 외교를 통한 우호관계 형성은 사치다. 정복전만이 존재할 뿐. 특히, 웹진 팀의 Vito와 Roootz를 내 앞에 무릎 꿇게 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완벽하다.

시작과 동시에 Roootz의 한탄이 섞인 목소리가 또다시 들린다. 마야가 걸린 것이다(비웃음). 역시, Roootz는 야만족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와 너무 흡사한 마야. 연속적으로 선호하는 국가가 아닌, 그와 유사한 국가가 걸린 만큼 분노게이지 또한 차올랐다. 그의 중2와 같은 질풍노도의 플레이가 기대된다.

Voder는 몽골에 걸렸다. 승리를 위해 제일 먼저 정복해야 할 인물이다. Its는 스페인, Vito는 아라비아, 그리고 필자는 이집트가 걸렸다. 이집트는 초반 전차부대를 활용한 일꾼 러쉬가 가능해 만족스럽다.

멀티플레이가 시작된 직후, 정찰을 통해 스페인을 발견했다. 위험하다. Its는 정보파악이 안 된 인물이다. 그리고 필자의 목표는 Voder, Vito가 최우선이다. Its와 국경을 맞대고 전투할 여력이 없다. 그의 플레이 스타일을 지켜보며, 우호관계를 형성해 나갈 예정이다.

[▲Its의 스페인이 보인다]


지속적인 정찰을 통해 Vito와 Voder를 찾았다. 필자의 먹잇감이 될 Vito. 그는 현실에서 웹진 팀의 유능한 팀장님이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그는 먹잇감이다. 그가 필자에게 우호관계를 요청해 왔다. Vito "친하게 지냅시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살이 찔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그의 발전된 문명이 한순간 망가지는 것을 각인시켜 주겠다.

Vito를 제외하고, 라이벌 Voder로 눈을 돌렸다. 전차부대와 전투병을 이끌고 일꾼을 찾으러 나섰다. 하지만 정찰병을 확인한 뒤, 병력을 배치해 일꾼을 보호하는 Voder. 쉽사리 전쟁을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선 정찰을 이용해 그의 자원 현황을 살펴본 뒤 중반을 도모하기로 한다.

불가사의는 예상대로 Voder가 스톤헨지를 가져갔다. 뒤를 이어 Its가 피라미드를 가져갔다. 필자는 이집트의 초반 전차부대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목축업 트리를 이용해, 공중정원과 병마용, 알함브라 궁전의 빠른 트리를 준비했기에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괴성이 들린다. 생각 없이 불가사의를 생산하다 턴을 날린 사람. 기분이 좋아진다.

[▲Voder의 몽골을 향해 세력을 확장한 필자(Renner)]


■ 전쟁의 시작 Voder, Renner 1차 전쟁

어느덧 고전시대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찰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Its는 말 그대로 문명을 즐기는 사람이다. 남자들의 놀이 '정복'은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Vito는 역시 초보다. Voder는 수도의 위치가 자원이 좋지 않다. 필자는 Voder의 방향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중, 후반으로 넘어가면 정복을 통한 필자의 승리가 확실하다.

다들 평화롭게 문명을 발전시키고, 도시를 확장해나갈 무렵. Voder가 필자에게 전쟁을 선포했다. 너무 급작스러운 전쟁이라 제대로 병력을 갖추지 못한 필자. 하지만 당황하지 않는다. Voder와 마주한 국경의 침략을 대비해 숨겨놓은 전차궁병이 있다. 이를 이용해 공성병기를 부셨다. 검사와 합성궁병으로 구성된 Voder의 병력. 전차궁병과 기병을 이용해 손쉽게 막았다.

한편, 대륙의 중심에 있는 각 국가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무렵, 판게아의 외곽 끝머리의 외딴섬 주인 Roootz. 자신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불만감과 중2와 같은 질풍노도의 플레이로 결국 도시국가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Voder의 예상치 못한 침략, 전차궁병을 이용한 방어]

[▲Voder, 필자(Renner)가 전쟁을 종료하자 이를 비난하는 Vito, 종잡을 수 없는 Its(빨간원)]


■ Voder, Renner 2차 전쟁, 그리고 Vito의 몰락

Voder가 10턴 간 평화조약을 요청했다. 필자는 자원이 넉넉하여 턴이 지날수록 막강해진다. 지금의 10턴이 훗날 Voder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가져다 줄것이다. Voder와 필자의 전쟁이 끝난 직후. Vito의 야유가 쏟아진다. Vito "전쟁을 한번 했으면 화끈하게 끝내야지. 직진해~ 몽골족 따위 뭘 겁내, 남자 아닌가?", Vito가 몽골과 이집트를 비난합니다" 특유의 언변술을 활용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동시에 장악한다. 지금의 웃음이 훗날 눈물로 바뀔 것이다. 나의 먹잇감이여...

새로운 사치품과 자원의 확보를 위해 5번째 개척자를 생산했다. 새로운 도시의 위치는 Roootz가 대륙 진출을 위해 지나쳐야 할 길목 부분이다. 앞서 말했듯이 필자의 목표는 웹진팀의 Vito와 Roootz다. 이를 위해 국경을 확보하고 침략과 전쟁에 대비할 계획이다.

전쟁을 준비하며, 도시의 확장과 자원 수급에 열중하는 지금. 생각지도 못할 문제가 발생했다. Its의 도교가 필자의 국가에 전파되었으며,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 필자는 확장팩을 처음 접해봤다. 하지만 플레이 전 Voder와의 대화를 통해 종교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

다급해진 마음에 오프라인으로 Its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Its님 이거 뭐죠? 제 도시들이 도교에 먹히고 있습니다", Its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저 당신과 제가 친구가 되는 겁니다. 같은 종교를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거예요. 아무런 불이익이 없습니다. 그저 우리 관계가 호전될 뿐". 그는 뼛속까지 선교사였다.

마음이 급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필자의 국가는 Its의 종교 속국이 될 것이다. 필자가 고뇌에 빠져있는 순간. Voder가 2차 전쟁을 선포했다. Voder와의 국경에 배치된 필자의 병력은 고전 시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필자의 병력은 석궁병.

장검병을 위주로 필자의 영토에 침략한 Voder, 전쟁은 또다시 무승부로 끝이 났다. 그리고 한가지 계략을 구상했다. 필자는 Its의 장난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종교의 힘은 무시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빠르게 게임을 끝낼 무엇인가를 찾아야 했다.

그 순간 문뜩 떠오른 것이 필자와 Voder의 전쟁을 구경하며, 이간질을 시도하는 Vito다. Voder의 주 병력은 장검병이다. Voder와 연합을 맺어 Vito의 수도 '메카'에 침공한다. 수도 함락전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만약, '메카' 침공작전이 성공한다면, Voder의 주병력인 잠검병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필자는 적은 손실로 '메카'를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다수 병력을 손실한 Voder의 영토에 침략을 시도한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수의 장검병을 이끌고 침략을 시도하는 Voder]

[▲Vito의 몰락이 다가온다.]


즉시 머릿속에 구상한 계략을 이행하기 위해 Voder와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Renner(필자) "Voder님 '메카'가 눈에 거슬리는데요", Voder "저도 거슬립니다" 그도 흔쾌히 승낙한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Vito는 그저 웃으며, 좁은 땅덩어리의 발전에 만족해하고 있다. Voder와 우호관계가 성립된 직후 Vito의 수도 '메카'로 진격한다. 모든 것이 필자의 예상대로 진행되는 순간.

종교의 탈을 쓰고 숨겨왔던 Its의 탐욕이 정체를 드러냈다. Vito의 '메카'가 함락되어 가는 도중 외교를 걸어 사치품을 요구한 것이다. Vito는 다급한 목소리로 Its와 대화를 시도한다. Vito "Its님 사치품 드릴 테니 도와줘요! 저 야만족 같은 무리가 손을 잡았습니다!", Its "저는 전쟁을 하지 않습니다. 평화만을 바라죠" .Its 그는 누구인가. 필자는 그가 두려워졌다.

'메카'의 내구력이 사라져갈 무렵, 어디선가 Voder의 장검병이 나타난다. 그리고 성의 막타를 가져갔다. 필자의 예상과 어긋난 결말. '메카'의 함락과 동시에 Vito의 야유가 인벤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필자에게 달려와 Voder와 주고받은 귓말을 확인한다. Vito "Voder님 Vito의 메카가 눈에 거슬려요, 멸망시킵시다...장난해? 담합을 해? 이래서 난 이집트가 싫어, 이 피라미드도 없는 이집트 멸망시키겠어". 필자는 웃음만 나왔다(비웃음).

Vito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감정이 폭발하여 필자와 Voder를 비난한다. 필자의 먹잇감이 자신의 나약함에 울부짖고 있다. Vito는 수도의 함락과 함께 게임 이탈을 선언했다. 일과를 수행하고 새벽녘까지 멀티플레이에 참여한 나머지 용사들 또한,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게임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대륙의 중심에 있는 이집트가 전쟁을 주도하며, 치열한 공방전이 반복되는 그 순간에도 판게아의 오른쪽 끝자락에 위치한 Roootz. 그는 외딴 섬까지 곡괭이를 든 일꾼을 보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정신이 붕괴되는 Vito, 막타를 훔쳐가는 Voder]

[▲한편, 외딴섬에 농사를 짓는 Roootz]



■ '문명5: 신과왕' 멀티플레이 후기

우선, 글의 재미를 위해 기자들의 캐릭터를 과잉 희화화 한점 양해 바란다. 특히 초보, 입만 산 남자, 이간질 주도자로 출현한 Vito 기자와 야만족, 농사꾼으로 표현된 Roootz 기자의 심신을 위로하는 바이다. 필자는 마음이 여려 악성 댓글 하나만 보여도 눈물이 흐르니 참아주길 부탁한다.

'문명5'의 고전시대와 중세시대의 진행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이 시기 한 턴의 소중함은 '문명5'를 접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멀티플레이의 특성상 초반의 정찰과 연구 과정, 생산의 비중이 상당하다. 상대방의 테크트리와 플레이 성향 등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멀티플레이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각자의 이득을 취할 수 있고, 상대 국가를 이용해 개인의 득을 취하는 등의 변수가 존재한다. 다양한 변수는 게임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 올리고, 나아가 한 치 앞을 바라보는 자가 우위를 차지한다. '문명5'의 멀티플레이는 인성을 겸비한 각 국의 플레이로 진정한 재미를 느낄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고전시대부터의 시작은 '문명5'의 진면목인 르네상스와 산업시대 이후를 플레이하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문명5' 맵의 특성상 자원의 분포도가 고르지 않고 특정 지점에 밀집되어 있어, 같은 출발을 하더라도 서로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한, 멀티플레이 도중 발생하는 강제로 접속이 끊어지는 현상은 플레이의 맥을 끊었다. 접속이 끊긴 유저가 재접속을 시도하면, 게임에 참여한 모든 유저가 로딩화면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재접속한 유저가 아닌 다른 유저의 접속 끊김 현상의 반복은 플레이에 아쉬움을 남겼다.

인벤 가족들과 '문명5: 신과 왕'을 플레이하며, 화장실을 가지 못해 힘들었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고 그에 걸맞은 재미가 있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플레이를 한다면, 웃음과 좌절, 분노, 행복 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AI와의 플레이에 지친 유저라면, '문명5: 신과 왕'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멀티플레이를 추천한다.

[▲위부터, 야만족 Roootz, 정복자 Renner, 뼛속까지 선도사 Its, AI 인공지능 Ka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