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 도쿄거래소 상장 이후의 넥슨 주가 변동]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재팬(이하 넥슨)의 주가가 10일 시가 1,596엔에서 1,235엔으로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으로 2조 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이와 관련 게임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

사실 넥슨의 주가 대폭 하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넥슨은 작년 12월 14일에 일본 도쿄거래소에 상장했다. 공모가 1주당 1,300엔, 시가총액은 5530억 엔으로 기업가치가 8조 원을 넘으면서 넥슨은 1조 3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고, 신규 게임 개발과 유명 개발사와의 합병에 사용되면서 넥슨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3% 하락한 1,270엔으로 마감되었고, 다음 날인 15일에도 전일 대비 1.8% 하락, 16일에는 11.58% 급락한 1,100엔에 거래가 종료되었다. 3일 동안 넥슨은 전체 시가 총액의 약 16%에 달하는 1조 25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넥슨의 시가총액이 매출에 비해 높게 책정된 감이 있었고, 이와 같은 견해가 넥슨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넥슨의 시가총액은 닌텐도, 그리에 이은 3위로 책정되어 있었으나, 실제 매출기준으로는 일본상장 게임사 중 8~9위 수준이었다.

올해 6월 8일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인 김택진 대표의 보유지분 24.69%에서 14.70%(321만 8,091주)를 주당 25만 원에 사들였다. 총 매각가격은 8045억 원에 달하며 이에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넥슨이 부상하게 되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한 것에 국내 주식 전문가들은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며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6월 8일을 기준으로 넥슨 일본 주가가 1,332엔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며 7월 10일에는 1,670엔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1,450~1,600대를 오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 ▲ 엔씨소프트 지분을 넥슨이 6월 8일에 사들이면서 일본 주가도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달 10일에 넥슨 주가가 1,597엔에서 1,235엔으로 하락하며 24.46% 떨어져 시가 총액이 2조 원 이상 줄었으며, 13일에도 7.85% 하락한 1,138엔, 14일인 오늘은 0.44% 하락하여 1,133엔에 장이 마감되었다.

[ ▲ 8월 9일 이후부터 급격하게 넥슨 주가가 감소]

[ ▲ 8월 10일에 24.46% 하락하여 1235엔으로 급감했다 ]

업계에서는 이러한 넥슨 주가의 하향세가 넥슨이 9일 발표한 실적전망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넥슨 일본 법인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06억 7,800만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성장했으며, 순이익은 67억 6,800만 엔으로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228억 7,600만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고 밝혔으나, 지역별 매출에서 일본은 28억 2600만 엔을 기록했다. 나아가 넥슨은 2012년 순이익 예상을 327억 엔으로 조정했는데 이는 당초 발표했던 378억 엔에 비해 50억엔 감소한 수치다. 실적발표 후 일본 증시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와 실제로 넥슨은 10일 장중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경제신문은 넥슨이 거의 1년 동안 신작 게임을 출시하지 않았고, 이에 회원수 감소와 성장 둔화로 이어진 듯하다고 보도했다. 하반기에 신작 타이틀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2', '삼국지를 품다', '마비노기2'가 공개되나 유저확보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신작 타이틀이 넥슨의 성장에 기여할 시기는 차기 이후가 된다는 설명이다. 넥슨의 실적전망 하향에 따라 일본에서는 넥슨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에 따라 주가가 대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현재 주식시장에서 게임 주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본의 소셜 미디어 서비스 기업 '그리' 역시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EA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경우에도 작년 말 이후로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 ▲ 최근 6개월 동안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는 일본 소셜 미디어 기업 '그리']

그러나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하반기에 앞서 언급한 넥슨의 신작들이 출시 및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한 주식사이트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기대가 컸던 만큼 결산에서 목표매출을 밑돌아 하한가가 책정됐으나, PC게임과 더불어 모바일 게임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되는 한 다시 상한가 칠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넥슨의 매출 자체는 상승세에 놓여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