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은 회사에 다니다 인디 개발자로 전향하여 지내온 1년간의 경험이 주제다. 이 과정 중에서 개발하였던 게임(쉐도우 진)의 포스트모템이 포함되어 있으며, 인디 게임 개발자로서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서형석 대표는 1년간 게임 개발에 임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가 된 1년간을 이야기했다.


게임 업계에 들어온 이유로 어릴 적 꿈을 쫓아 여기까지 왔으며, 힘들지만 즐거운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란 직업 특성상 현실은 달랐다.

이것은 불편한 진실 중 하나, 바로 현실과 꿈의 차이였다. 잠시 게임업계를 떠났던 시간도 있었지만, 다시 한번 취업을 하고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됐다. 그분에 대한 첫인상은 산적과 같은 외형이 전부였지만, 실제로 지내며 느낀 것은 높은 경력임에도 계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인생을 살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책을 추천해줬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권이 있다. ‘셈코 스토리’라는 이 책은 프랑스의 회사로 이직률이 가장 낮은 회사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과 다시 한번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게임의 한 부분을 담당해 개발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꿈을 잡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직접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도전했고 ‘Crazy Touch’란 첫 번째 작품이 나왔다. 하지만 재미가 없었고 결국 다음 게임에 도전하게 됐다. ‘Speed Runner’란 두 번째 작품은 어릴 적 즐겨던 게임을 생각하며 만들었지만,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두 번의 개발 끝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없다 보니 힘이 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세 번째 게임을 만들 때는 ‘이미 나와 있는 게임을 따라 해보자’는 생각으로 개발에 임했다. ‘Shuriken Master’이 이렇게만들어 졌으며, 1호 출시 앱이다.

단지 직접 한 일은 스마트폰에 걸맞은 변화를 줬을 뿐이었다. 모든 것은 본래 것 그대로 유지했다. 직접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친구들에게 보여줬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생각한 것이 ‘순수 창작할 그릇이 아니라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모든 방안을 생각하자’ 였다.

1호 출시 앱 ‘Shuriken Master’는 0.99$에 30개 정도 팔렸고 프리버전으로 변화를 시도한 뒤, 하루 만에 3,000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세 번째 게임까지 끝이 나고 작년 5월 뜻이 맞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초기 기획은 MGS를 좋아하는 개발자의 수다로부터 시작됐다. 퇴근 시간에 맞춰 술을 먹으며 생각하다 보니, 컨셉은 자연스레 ‘어떻게 하면 상사의 눈을 피해 빠르게 퇴근하는가’ 였다.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상사가 없을 때 밖을 향해 질주, 상사가 돌아오면 복사를 한다든지 다른 짓을 하며,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세계에 야근을 아는 국가가 몇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에 닌자로 변경하게 됐다. 게임의 핵심과 특징은 메탈기어와 같은 잠입 액션을 제공, 스마트기기에 맞는 조작감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됐다. 바로 ‘이 게임을 무엇으로 만들까?’

마지막 직장을 다닐 때 사용했던 유니티 엔진이 떠올랐다. 많이 사용했고 빠른 속도로 게임을 만들 수 있어 이를 사용해 개발에 임하기로 했다.

개발의 걸림돌을 하나씩 해결하던 중 가로막힌 길을 만났다. 게임의 특성이 잠입액션을 제공하는 것인데, MGS와 같이 적의 시야를 피해 다녀야 한다는 점이 걸렸다. 이를 위해 코만도스부터 시작해 많은 방안을 고민했고 유니티 어세스토어를 찾아다녔지만, 정답을 찾을 순 없었다.

결국, Fov Mesh를 직접 구현, 콘솔과 같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를 시켜 간단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의 흐름을 잡다


모든 것이 구성되었고 게임이 점차 완성되어 갔다. 다음은 터치 슬라이드의 방식과 동양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안이었다. 이는 순조롭게 해결되었고 게임의 전체적인 그림이 거의 완성되었다.

하지만 나름 순항 중이었던 진행이 막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8월 ‘Spy Mouse’가 출시돼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카피한 것은 아니지만, 탈출 하는 방식과 이동의 드래그까지 모든 것이 비슷했다.

새로운 고민이 만들어졌고 아류작이 될 것인지 혹은 이 게임의 득을 볼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이때, GeoDfense 개발자가 했던 ‘PR은 적극적으로’란 말이 떠올랐다. 방식은 비슷하지만, 카피가 아니었고 나름의 자신 있었다. 다만, 마케팅 전문 업체에 맡기기 위해서는 2,500만 원 상당의 거금이 필요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팀원들과 충돌이었다. 함께 노력해 만든 게임이다 보니 모두가 주인 의식이 있었고 결정 하나하나에 신중할 수박에 없었다.

모두가 결정에 민감해졌던 시간을 지내고 퍼블리셔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어찌 보면, 누구나 긍정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대안을 선택했다. 퍼블리셔는 빛과 그림자처럼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목돈이 들어온다는 점과 외적인 부담을 넘기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 단점은 퍼블리셔의 요구사항이다. 이는 개발자와 퍼블리셔 간 의견차이를 만들고 그렇게 생긴 사이드 임페트는 개발기간의 연장이다. 실제로 5월 12일 SVN을 개설, 9월 출시를 목표로 했던 작품이 다음연도 3월에 출시됐다.

퍼블리셔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홍보활동을 마친 뒤, 게임을 출시했고 자나 깨나 순위 확인에 들어갔다. 상승하던 매출 그래프는 점차 밑으로 떨어졌고 개발자로서 가슴 아팠던 순간으로 기억 남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내 게임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는 물음을 던졌다.

그렇게 나온 정답은 첫째로 레벨 디자인의 실패다. 이 부분은 혼자 맡아 하다 보니 나를 기준으로 레벨이 맞춰졌다. 두 번째는 유저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UI다. 퍼블리셔와 유저들이 피드백을 줬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았고 훗날 가자 크게 후회하는 일이 됐다. 마지막은 개발 기간이 늘어나며, 완성도가 저하된 부분이다.

첫 작품의 부족한 부분은 다음 작품에서 보완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기획과 개발에 임했던 생애 첫 타이틀을 안게 되었고 다방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서형석 대표는 강연을 끝으로 많은 사람이 앱을 출시했을 때 가지고 있는 환상을 지적했다. 경험은 현실을 즉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머뭇거리기보다 도전하길 권했다. 아울러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지금의 자유로운 개발이 즐겁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