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국립 고궁 박물관과 함께 한국의 문화재 지킴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날 행사는 한국 서버 오픈과 함께 라이엇 게임즈가 약속했던 한국형 챔피언 '아리' 판매 수익을 환원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30여명의 지원자가 참가하여 국립 고궁 박물관의 전문 강사에게 경복궁의 역사와 기타 사항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현장 체험의 시간을 갖었다.


행사에 참가할 사람들은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을 통해 선정되었으며 신청 기간 중 거의 9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신청하여 엄청나게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기도 했다.





기자 역시 이 뜻깊은 행사를 취재하기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우선 기자가 현장에서 느낀 첫 인상은 '이 행사, 참 평범하다' 였다. 기자는 무슨 기대를 했던 것일까. 게임 회사가 진행하는 문화 행사기 때문에 뭔가 좀 더 코믹하거나 아니면 깜짝 놀랄만한 것을 기대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가벼운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 첫 교육이 시작된 국립 고궁 박물관 체험학습실


생각해보면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국립 고궁 박물관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일이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들을 모아둔 박물관에서 너무 가벼운 느낌의 행사가 진행되기에도 적합치 않을 뿐더러 그랬다면 되려 귀중한 문화재를 가벼히 여긴다는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겼을 지도 모른다.


물론, 이러한 당황은 참가자들 역시 비슷했다. 한 참가자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교육적이라 조금 놀랐다. 특히 게임이라던지, 라이엇과 관계된 것들이라곤 첫 장소에서의 현수막 뿐이라 더욱 그랬다"라고 말했을 정도.


어쨌든 덕분에 행사는 다분히 교육적으로 진행되었고, 참가자들 역시 전문 강사님의 설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행사가 지루하기만 한 행사였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 그 자체였다.


일반적으로 게임 인구의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각 게임에는 주요 연령층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대개의 게임들은 이 주요 연령층이 게임의 압도적인 인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연령은 굉장히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게시판을 통해 선정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수도 있으나 10대 중반부터 20대 후반까지 게임을 즐기는 다양한 연령층의 유저들이 다 같이 전문 강사의 수업을 듣는 것은 결코 평범하다고 하긴 어려운 독특한 장면이었다.











이 날 참가자들은 전문 강사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한국사에 대한 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박물관 및 실제 궁들을 돌아다니며 미션 퀴즈를 푸는 등의 체험 행사를 갖었다. 또한, 참가자들에게는 기념품으로 라이엇 게임즈가 제공하는 공식 마우스 패드가 주어졌다.












생각해보면 굳이 게임계가 아니더라도 IT 업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공헌을 하고 있고, 이를 알리고 있다. 인간 중심의 경영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사회 공헌을 통한 환원이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미지, 나아가 수익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은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 실제로 무슨 어린이집 도우미, 어느 땅에 나무를 몇 그루. 신문과 잡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그것들 역시 훌륭한 사회 환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독 기자의 눈에 이 행사가 독특하게 비춰진 이유는, 최근 기성 세대에게 사회악 내지는 청소년들의 성장에 가장 큰 해가 된다는 게임계에 종사하는 회사 중 하나가 그들이 하지 않고 있는 우리 나라의 문화재를 지키는 데에 일조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 문화재에 대해서 청소년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국립 고궁 박물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IT 계열이 이러한 행사를 주최한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사실 그러기에 우리도 이 일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게임과 문화재는 확실히 연관짓기 어려운 면이 있고, 이를 통해 행사에 참가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어떠한 자세를 갖고 임할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했으며, "하지만 행사 참가자들이 생각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놀라웠고, 모두에게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게임계가 기성 세대에게 인정받고 현재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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