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경쟁하고, 맨 처음으로 결승선에 들어올 때의 쾌감은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하지만 레이싱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느낌이 더 있지요. 첫 번째는 달리면서 좌우로 느껴지는 속도감, 두 번째는 혼자 달리고 있지 않다는 탈것과의 동질감. 이 두 가지는 모두 감성적인 부분입니다.

2011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앨리샤'는 레이싱 게임에 감성을 더했습니다.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꿈입니다. 더불어 말을 키우고, 훈련시키고, 놀아주면서 유저들은 '내가 지금 내 탈것과 교감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앨리샤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2.0’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새로운 게임이라기보다 기존 앨리샤의 리뉴얼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를 할수록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2.0을 플레이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아직 미완성이지만 한 걸음씩 변화하고 있는 ‘앨리샤 2.0’, 프론티어 테스트가 한창인 실프 언덕으로 기수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 ▲ 기자의 악몽 같은 출근길을 떠올리며 지은 말 이름. 달려라 급행열차! ]




■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 광장이 열리다



새로 캐릭터를 만들고, 말 이름을 정했습니다. 언제나처럼 내 목장에서 출발하겠거니 하고 로딩 화면을 바라보는데, 눈에 들어온 것은 널찍하면서도 아름다운 광장의 모습이었습니다. 도시의 한복판에서 뛰노는 아이들, 반짝이는 분수, 그 사이에서 말과 함께 어딘가로 달려가는 사람들... 앞으로 이 광장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 ▲ 광장의 전경이 펼쳐지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


광장에서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훈련교관과 교장 선생님이 퀘스트를 주기도 하고, 곳곳에서 상인과 NPC들이 유저를 환영합니다. 그리고 유저끼리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말을 씻기기도 합니다. 특히 말에서 내려 걸어다니며 여러가지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사소한 변화가 유저의 입장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훨씬 더 아기자기해진, 그야말로 ‘앨리샤’다운 느낌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레이스가 아니면 만날 일이 거의 없었던 유저들을 실제로 마주치고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합니다. 하지만 테스트 서버가 덜 충원되어서인지 그래픽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십여 명 정도만 모인 곳에 가면 프레임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보입니다.

더불어 목장이나 레이스를 다녀오면 사람이 많은 채널로 자동 이동되는 현상 역시 불편합니다. 위에 말한 프레임 저하 현상과도 연관될 뿐더러, 지인과 함께 한적한 채널에서 따로 놀 때에도 번거롭습니다. 한번 선택해서 들어간 채널은 바꾸기 전까지 계속 유지된다면 한층 쾌적한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 ▲ 말에서 내린 채로 여러가지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 훈련카드를 모아보자! 더 깔끔해진 말과의 교감



훈련과 먹이주기는 훈련교관 프리시아에게 말을 걸어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좀 번거롭기도 합니다. 먹이 정도는 농장에서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잊을 만하면 발동하는 귀차니즘!

훈련 카드는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고, 높은 등급일수록 한번에 많은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대신 떨어지는 능력치도 있으니 균형 있는 훈련이 중요하겠죠? 훈련을 시킬수록 성공 확률이 떨어지니 주의하세요. 대신 말과 놀아주면 성공 확률은 다시 회복됩니다.


[ ▲ 훈련 중에 아기자기한 영상들을 만날 수 있다 ]


[ ▲ 훈련 대성공! 스탯 상승에 보너스가 붙는다 ]


카드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은 뭐다? 바로 조합입니다. 훈련카드를 조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좋은 카드가 나올 확률이 만만치는 않은 듯하군요. 분명 요령이 있을 텐데 아직은 애매모호합니다. 나중에라도 다시 조합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이런 식으로 카드를 날리게 되는 건가?


[ ▲ 라이언 교장님의 말이 영 마음에 걸리지만, 사나이는 도박이지! ]


[ ▲ 역시 세상 일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진... ]


말 씻기기와 먹이주기 역시 2.0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효과는 다릅니다. 말을 씻기면 컨디션이 올라가는데, 컨디션이 높을수록 훈련에서 대성공 확률이 높아지고 부상 확률이 낮아지는 등 추가 효과가 생깁니다. 먹이를 주면 말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체력이 바닥이 되면 레이싱을 할 수 없는데, 대기방에서 체력이 떨어지면 먹이보다 비싼 가격으로 긴급회복을 해야 하니 미리 꾸준히 먹이를 주는 편이 좋습니다.

씻기고 먹일수록 말과의 친밀도가 올라가는 부분은 1.0과 같습니다. 이 친밀도 역시 컨디션에 영향을 주니 어서 자신의 애마와 친해지세요!




[ ▲ 말을 씻길 때의 이펙트가 워낙 예뻐져서, 또 씻겨주고 싶어진다 ]




■ 스피드전은 그대로, 하지만 한 단계 올라간 재미. 어떻게?



[▲ 체이싱과 박차를 이용해 추월하는 모습 ]


레이싱 자체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앨리샤는 애초에 속도감 있는 레이싱과 수려한 배경, 음악으로는 합격점을 받은 게임이지요. 그런데 2.0은 사람들을 레이스에 오래 붙잡아두는 마력이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얼핏 사소해 보이지만 게임의 재미를 높인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훈련카드 습득, 또 하나는 계급 시스템입니다.


[ ▲ 레이스 결과창 오른쪽에, 획득한 보너스가 표시된다 ]


레이스 한 번이 끝날 때마다 훈련카드를 받습니다. 이것은 앞서 말한 말 훈련에 쓰입니다. 꾸준히 게임을 즐긴다면 훈련카드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카드가 쌓이는 재미에 계속 레이스 시작 버튼을 누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계급 시스템은 2.0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브론즈부터 시작해서 실버, 골드, 플레티넘까지 네 가지의 계급이 생겼습니다. 각 계급별로 리그 순위가 있고, 일정한 점수에 다다르면 상위 리그로 올라가게 됩니다. 골드 리그부터는 점수에 따라 다시 하위 리그로 강등되기도 합니다. 이제 자기 실력에 맞는 방을 선택해서 입장하게 되고, 소중한 신규 유저가 초고수들을 만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받는 일도 줄어들었습니다.


[ ▲ 시작은 브론즈 등급. 실력에 맞게 방에 입장할 수 있다 ]


[ ▲ 3연승을 달리니 순위가 확 뛰었다. 실버 리그는 아직이니? ]



■ 마법전 패턴, 얼마나 다채로워질까?



기존 앨리샤의 마법전은 아쉬운 점이 몇 있었습니다. 초반 난전에서 한번 치고나간 유저가 어느 정도의 개념만 있으면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앨리샤 게임의 특성상 빙벽과 같은 마법을 장애물 바로 앞에 사용할 경우 뒤따라오는 플레이어의 손해가 생각보다 크다는 점 등, 스펙터클한 재미 없이 선두그룹이 굳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법전이 달라진 점은 두 가지 마법 추가 정도입니다. 우선 뿅망치는 상대에게 맞출 경우 일정 시간 동안 대상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속도와 점프력이 약해집니다. 두 번째는 밧줄, 앞에 있는 상대를 묶어서 끌어당겨 속도를 낮추는 대신 내 속도는 올라가서 빠르게 앞지를 수 있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마법전은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이전까지는 후발주자가 선두를 견제할 수 있는 마법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차이를 벌렸을 경우 순위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지 않았지요. 앞선 적을 공격하는 마법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예측 불가능한 혼전과 함께 마지막에 극적인 역전이 펼쳐지는 레이스를 자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 ▲ 앞서 달리는 말을 밧줄로 끌어당기는 모습. 이 1등은 이제 제 겁니다 ]




■ 교배마... 교배마를 찾아요



앨리샤 출시 당시에 가장 화제가 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유. 하지만 그녀를 언제까지나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바로 교배 시스템이었습니다. 말에게 ‘짝짓기’를 시켜서 새 말을 얻는다는 발상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도발적(?)이면서도 신선했습니다.

앨리샤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계기는 교배였지만, 동시에 많은 이들이 앨리샤를 떠나게 된 이유가 교배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실력이면 스탯 차이가 나는 말을 이길 수 없었고, 그래서 유저들은 가장 좋은 능력치가 붙은 말을 찾아 교배소에서 매의 눈으로 검색을 돌리곤 했지요.


[ ▲ 1.0에서의 교배소 모습. 언젠가부터 장사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


높은 혈통과 능력치를 만족하는 말을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로또였기 때문에, 교배비를 버는 일 자체가 이미 스트레스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앨리샤 2.0’은 과감히 교배소를 없앴습니다. 교배를 하고 싶다면 직접 상대 유저의 목장에 가서 교배를 선택해야 합니다.

네, 이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왜 우리가 이 아이들의 연애를 위해 여기저기 채널을 헤매며 "교배해주실 분 T.T"을 외치고 다녀야 하는 건가요. 교배소가 없어진 것은, 그 취지는 이해가 될지 몰라도 유저의 불편함을 하나 늘렸다는 면에서는 마이너스 점수일 수 있습니다. 교배는 여전히 필수적인 요소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역시 꽤 오랜 시간 동안 교배마를 찾아 해메었습니다. 평일 오후 시간이라 더욱 애먹었지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채널을 돌아다닌 끝에 한 분을 찾아 교배에 성공했습니다. 멋진 말을 주신 덕택에, 예쁜 망아지가 나올 수 있었네요. 빠르고 힘차게 달리길 기원하며 ‘헤카림’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 ▲ 레벨 10부터 가능한 교배. 일정한 교배비가 필요하다 ]


[ ▲ 2세의 탄생! 밀키웨이 무늬를 가진 귀여운 망아지 ]


만족스러운 점도 있습니다. 민첩마나 근력마 등을 찾아 좋은 스탯을 뽑히길 기도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사라졌습니다. 물론 예쁜 말을 만들려는 시도는 있겠지만, 그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니까요. 하지만 원하는 외모의 말을 검색할 수 없고 일일히 찾아다녀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망아지를 직접 훈련시켜서 성인 말로 키워야 하는 시스템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일단 마음에 듭니다. 기존 앨리샤에서는 오랜 시간 가만히 놔두거나 성장의 비약을 먹이면 곧장 성인 말이 되었지요. 하지만 유저에게 직접 훈련 내용을 선택하고, 원하는 시기에 말을 키울 수 있도록 자유를 주면서 망아지에 더 애착이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 ▲ 훈련을 충분히 시켜야 성인 말이 된다. 무럭무럭 자라길! ]




■ 언제나 불안한 떡밥, 스탯 밸런스



결국 앨리샤에서 유저들이 가장 신경 쓰게 되는 것은 능력치입니다. 민첩이 대세가 되기도 했고, 근력이 최고의 능력치로 군림할 때도 있었지요. 실력이 비슷하다면, 결국 승패를 가르는 것은 말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다들 대세 스탯이 바뀔 때마다 다른 부분은 다 버리고 해당 능력치만 붙은 말을 찾아 교배에 골치를 썩이곤 했습니다.

그 점이 기존 앨리샤의 스트레스 요소였습니다. 그래서인지 2.0에서는 특정 능력치에 사람들이 쏠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교배로 한 가지 능력치만 뻥튀기할 수 없는 것도 그렇고, 훈련카드 시스템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민첩이 가장 좋은 능력치라고 한들, 밸런스가 아주 크게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민첩+1 카드보다 돌파+3 카드가 더 좋을 수 있거든요. 일부러 민첩 카드를 만들려고 조합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불안한 점은 있습니다. 능력치별로 효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 특정 스탯이 붙은 훈련카드가 나올 때까지 레이싱 노가다를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훈련을 시킬수록 말이 나이를 먹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특별히 필요없는 능력치가 생긴다면, 해당 훈련카드를 계속 소모시키면서 게임이 지루하게 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결국 스탯간의 격차와 카드조합, 이 두 가지가 밸런스의 핵심을 쥐게 될 열쇠로 보입니다.


[ ▲ 스탯 밸런스가 무너지면 훈련카드 노가다가 생길지도. 조심해야 한다 ]




■ 조금씩 완성되고 있는 새로운 감성



‘환골탈태했다’ 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겠지요. 사실 큰 틀에서 보면 ‘앨리샤 2.0’ 프론티어 테스트는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말이죠. 레이싱 자체에서 새로운 부분은 거의 없고, 광장이 생겨서 실질적으로 어떤 컨텐츠를 구성할지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광장에서의 프레임 끊김 현상은 분명 해결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행스킬이 일회용 아이템으로 바뀌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교배 부분은 단점을 없앤 대신 또다른 단점이 생겼습니다. 교배 시스템 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매력은 한 단계 진화했습니다. 말과 함께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서로 말을 끌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나와 말, 나와 다른 사람이 더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입니다. 그 지점에서 ‘말과 나의 이야기’라는 부제는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등급이 나뉘고 실력에 맞는 방에 입장할 수 있게 되면서, 막 시작했거나 가볍게 즐기는 유저들이 고수들을 만나 흥미를 잃는 일도 줄었습니다. 점프하다가 모퉁이에 박치기하던 기자가 4연승을 기록할 정도라니!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는 순위로 인해서 상위권 유저들도 꾸준히 레이싱을 뛸 동기부여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게임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 한 명의 게이머 입장에서 어떤 쉼터가 마련된 느낌이 들어 반갑습니다. 일이나 학업에 지쳤을 때, 복잡한 게임을 하다가 머리가 아플 때, 넓은 초원으로 접속해서 내 애마와 함께 바람을 가르며 달려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제 막 시작된 말과 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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