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꿈이 되어버린 드림 캐스트를 끝으로 게임기 사업을 접고 한국에서는 오락실마저 사양세로 흐르면서 이제는 한국의 어린 게이머들에게 생소한 이름이 되어버린 세가지만, 전성기의 세가는 아케이드 시장의 막강한 지배력에 소닉과 버추얼 파이터로 대표되는 여러 명작 게임들을 출시하던 세계 최고의 게임사 중 하나였다.

덕분에 세가의 게임을 시작할때면 으레 들려오던 "세↗ 가↘~"라는 독특한 리듬의 로딩은 오락실과 함께 16비트 게임기의 시대를 지나온 게이머들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시계태엽을 되돌리는 마법의 주문으로 남아있다.


올해 지스타 2012의 가장 큰 이슈는, 누구나 인정하듯 모바일이다. 세가 역시 이런 유행에 걸맞게 지스타에서 한국 T스토어와의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 MOU를 체결하며 한국 시장의 진출을 선언했다. 게다가 세가는 이미 지난 7월 초 세가 네트웍스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모바일과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역량 강화를 발표한 바 있다.


세가의 모바일을 담당하게 될 세가 네트웍스가 설립된 것은 4개월전이지만, 세가가 모바일에 관심이 표한 것은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한국에서 모바일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던 2010년 당시에도 세가는 이미 '킹덤 컨퀘스트'라는 걸출한 모바일 게임을 흥행시켰을 정도로 발빠르게 모바일 시장에 대응해왔다.


항상 도전정신 가득한 게임사로 평가받아왔던 세가가 굳이 세가 네트웍스라는 자회사까지 설립해가면서 모바일 사업에 뛰어든 이유, 그리고 앞으로 펼쳐나갈 전략은 어떻게 될까? 지스타 2012를 방문한 세가 네트웍스의 미노루 이와키 본부장을 만나 세가 네트웍스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미노루 이와키 본부장은 급변하는 모바일 시장에 대처하고 좀 더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모바일 분야를 전담하는 세가 네트웍스를 총괄하고 있으며, 세가에서는 약 6년전에 입사한 뒤 본사의 경영 전략쪽 업무를 담당하며 세가의 흐름을 함께 해온 인물이다.




[ 세가 네트웍스의 미노루 이와키 본부장 ]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모바일 게임이 발전했고 모바게나 그리 등 대세 플랫폼이 존재한다. 한국 역시 현재 카카오가 대세인데 플랫폼과의 연계는 고려해 본 적이 없나?

모바일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는 친숙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이미 진출해있는 DeNA도 그렇고, 세가 네트웍스의 게임들 역시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를 계획중에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물론 iOS와 구글 플레이 역시 신경쓰고 있다.


국내 시장은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시장의 3사 마켓이 강력하다. 지스타에서 T스토어와의 협력을 발표했는데 다른 통신사들은 어떤가?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iOS와 구글 플레이는 어떤 방식이 되는지 궁금하다.

세가 네트웍스는 이제 시작한지 4개월 정도가 지났다. 현재는 여러 종류의 플랫폼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고, 당장은 SK와의 협력만 발표되었지만 다른 통신사들 역시 검토중에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당연히 각각의 타이틀마다 전개 방식이 달라져야 하겠지만, iOS나 안드로이드 등의 시장 역시 한국의 지사나 본사와의 연계를 통해 최적의 방법을 찾겠다.


세가에서 한국의 게임을 가져가 해외로 런칭하는 형태로 퍼블리싱까지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국의 게임 콘텐츠는 퀄리티가 높아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고, 가능성만 있다는 정도로 답변을 드리겠다. 이미 발표한 T스토어 외에는 파트너로 맺은 곳은 아직 없다.


야심차게 진출을 선언한 만큼, 출시 계획이나 일정이 궁금하다. 어느 정도 갯수의 게임들이 준비되고 있나?

현지화 작업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본에 출시되는 게임들의 숫자보다는 적겠지만 내년 초의 오픈 시즌에 지금까지 준비한 두자릿수 이상 게임들의 런칭 계획을 잡고 있고, 이후에도 매달 한두개 이상의 게임들을 꾸준히 출시해 나갈 계획이다.


현지화 과정은 일본에서 진행되는가? 그리고 단순한 번역 외에 캐시나 아이템 밸런스 등의 변화도 있는 정도인지 궁금하다.

현지화 문제는 해당 지역의 분들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파트너분들을 믿고 있고 만약 다른 부분들도 필요하다면 최대한 현지의 요구에 맞게 반영할 계획이다.


일본은 카드 배틀 게임이 인기가 많고 그 외의 게임은 부각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카드 배틀 게임의 인기가 높지 않은데 장르의 다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본 시장에서 카드 배틀 게임의 인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세가가 한국의 지스타 B2B 부스에 가져온 게임들은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다. 세가에는 모바일 전문팀도 있지만 비디오 게임을 담당하던 분들 역시 있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세가의 비디오 게임 못지않은 퀄리티를 모바일 게임에서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카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장점을 다른 장르와 융화시키거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세가 네트웍스는 모바일이 중심이지만 여전히 세가라는 큰 그룹에 속해 있는 만큼 다른 파트에서도 모바일쪽에 많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 있다.


앱스토어의 초기에는 세가에서 다양한 메가 드라이브 게임들을 이식했었고, 최근에는 드림 캐스트의 게임들도 종종 보이고 있다. 고전 게임을 이식하는 비율과 신작 게임의 출시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메가 드라이브나 드림 캐스트 등 세가가 출시해왔던 예전 게임들은 워낙 팬분들이 많고 요청도 있어서 이식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식과 함께, 아무래도 오리지널의 IP를 활용한 게임들에 주력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현재 지스타가 개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여겨보았거나 관심이 가는 한국 게임이 있나?

B2C 부스에 출품되어 있는 게임들을 살펴봤는데 정말 다양한 콘텐츠에 놀랐다. 특히 위메이드 부스의 경우 부분 유료(Freemium)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굉장히 퀄리티가 높아서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바로 국가의 정책이다. 현재 셧다운제같은 규제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대처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은 굉장히 가능성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고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정책적인 부분들도 굉장히 민감하게 보고 있다. 한국의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와 현지 인력 등을 통해서 시장의 상황이나 게임 사업 전반에 대한 리포트가 이어지고 있어서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올해는 B2B에만 출전했는데 내년에는 세가의 B2C 부스 출전을 기대해봐도 되나?

정말 나가고는 싶은데... (웃음) 올해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부스에도 나갈 수 있도록 잘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 상반기까지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게임들 중 가장 기대되는 게임은 어떤 것인가?

이미 3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했던 인기 게임 킹덤 컨퀘스트의 후속작, 킹덤 컨퀘스트 2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고 한국에도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이외에도 퀘스트 오브 플래닛을 줄인 '퀘프라'라는 게임도 준비중이고, 인기 캐릭터인 하츠네 미쿠를 육성하는 라이브 스테이지 프로듀서라는 신작도 있다.



한국의 지스타는 물론 지난 일본의 도쿄 게임쇼에도 모두 모바일이 화제였다. 이런 트렌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세가 역시 그런 모바일의 흐름을 읽었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른 진행과 대처를 위해 세가 네트웍스라는 자회사를 만든 것이다. 현재 카드 배틀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준비하고 있고 매니아뿐 아니라 가벼운 게임 등 다양한 게이머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 역시 세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 세가 네트웍스의 미노루 이와키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