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김대일 대표

바빠보였다. 아니 그것보다 왠지 어색해 보였다.

컴퓨터 모니터를 손가락질 하며 자신이 만든 빌드를 열심히 설명하는 김대일 PD의 모습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어엿한 한 회사의 대표로서 B2B 부스에 앉아 퍼블리셔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관련 얘기하는 모습을 보니 어색하기 보다는 그 장면이 눈에 익지 않았다. 한가지 그대로인 모습이 있다면 그 후덕한 얼굴 하나 뿐이었다. 확실히 김대일 대표는 그가 걸어온 길 만큼이나 달라져 있었다.

게임바닥에서는 시작부터 상용화까지. 그 프로젝트의 성공유무와 상관없이 이 과정을 모두 겪어본 경력을 중시한다. 아무리 게임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했다고 해도 상용화를 해보지 못했다면 커리어 쌓는게 녹록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김대일 PD는 릴 온라인부터 R2, C9까지 굵직한 프로젝트를 시작부터 상용화까지 모두 겪었다. 게다가 모두 성공시켰다. 스스로 '대물'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 개발 욕심 때문에 '도망자'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닌 것도 사실이다.

이제 월급쟁이에서 벗어나 한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가 된 김대일. 물러설수도 없고 물러서서도 안되는 입장이 된 김대일 대표를 인벤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2012 현장에서 만나봤다. 김대일 대표와 인터뷰는 지난 9일 벡스코 제2전시회장 B2B 부스에서 진행되었다.

▲B2B부스에서 퍼블리셔들을 만나고 있는 김대일 대표

지스타2012은 B2B로 참가했는데 사업적인 성과는 어떻게 되나

=국내외 여러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긍정적으로 반응을 얻었다. 한국 쪽은 계약 협상 진행 중이다. 올해 내에는 다 처리될 듯 하다.

※인벤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MS, 쿤룬, 텐센트, AERIA, 엔메스, 감마니아, 샨다 등 다양한 퍼블리셔가 지스타 기간 중 펄어비스와 미팅을 가졌다.

▲MS관계자가 요청한 조이패드 구동 장면, 모든 액션이 패드로 가능하게 개발됐다


업체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전반적으로 반응이 너무 좋다. 동영상으로만 대충 보고 온 사람들이 인게임인걸 보고 깜짝 놀라더라. 화면에서 보던 것이 인게임에 그대로 구현된 걸 그대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공들이고 있는 게 바로 최적화 작업이다. 현재 지포스 8600, HD 3000대를 통과했다. 게임을 개발할때도 기본적으로 사양 높은 컴퓨터로 작업을 안한다. 또, 저사양 모드로 따로 만들어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 계획이나 현재 진행되는 상태는 어떤가?

=오픈베타테스트(OBT) 기준을 100으로 치면 70정도 개발한 것 같다. 목표는 내년 상반기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하고 3/4분기...8월이나 9월 정도에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정도 상황에서도 프레임 끊김 없이 전투가 가능할 정도로 최적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상당히 진척이 빠른 편인데 개발 인력은 어느정도 보충했나

=총 52명인데 사업팀 2명 빼면 순수개발자만 50명이다. 팀의 막내도 거의 매니저급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신입이 없는 조직이다.

▲이런 캐릭터

▲이런 캐릭터

▲모두 펄어비스 서용수 아트디렉터의 실력이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주로 하고 있나

=역시 메인코더다. 트러블슈팅이나 엔진쪽에서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이 너무 좋다. 릴 온라인, R2, C9를 개발하면서도 그런 기분을 느꼈고 이제 '검은 사막'을 개발하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쏟고 있는 중이다.

콘텐츠 작업은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나?

=사실 기본틀은 다 짜여있다. 공성전도 어느정도 되어 있고 레벨기준으로 보자면 38~9렙까지, 전투, 인스던전 등 전투 관련 테스트는 거의 완료가 됐다. 교역은 기반은 됐으나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고 경매, 엔피씨 고용 등도 틀이 다 만들어져 있어서 살만 입히면 된다. 만약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하게 된다면 거의 모든 콘텐츠가 구현되서 나갈 것이다.

최근에는 퀘스트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단지 경험치를 주는 자판기 스타일의 퀘스트에서 벗어나 해당 지역의 색깔을 확연하게 심어줄 수 있는 퀘스트를 고려하고 있다.

▲마을에서 쥐를 잡는 퀘스트를 수행하는 미션

▲A키와 D키를 이용해 중앙 게이지를 조절해가며 피리를 분다
중앙 파란 게이지만 잘 유지한다면 쥐가 모여든다.

▲바다에 안전하게 쥐를 배달(?)하면 퀘스트 완료


직업은 몇개 정도 만들 예정인가?

=현재 구현된 클래스 5개에 +4개를 더해서 나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용화까지 9개 클래스를 구현하려고 생각 중인데 클래스 컨셉이 겹치지 않는다면 계속 클래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는 파이터, 헌터, 자이언트, 소서러, 테이머를 개발완료했고 아직 직업명을 말할 수 없지만 '동양 무사' 컨셉의 신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다. 컨셉은 아시아적인 느낌이 나는 캐릭터다.

▲검은사막 신규클래스 '테이머'
기본무기는 피리 형태지만 꺼내면 칼로 변하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동물을 소환해 부리는 등 색다른 직업색깔을 가지고 있다


맵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게임을 비교해 설명하자면 오리지널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전체 대륙 크기 정도 된다. 대륙을 심리스 방식으로 구현했기 때문에 같은 넓이라도 공간이 더 커보인다. 맵만 놓고 보면 상당히 넓은 지역이 구현될 것이다.

▲인스던전에 등장하는 보스몬스터 이미지(UI는 개발중인 버전)

▲'검은사막' 조작법 이미지


마상전투는 게임에 어느 정도 비중을 가지고 있나?

=확실하게 말하면 사냥용은 아니다. 물론 사냥을 할 수 있지만 일반 전투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마상전투는 주로 공성전에서 많이 쓰일 것이다. 적이 밀집되어 곳을 뚫거나 화력이 좋아 뚫지 못한다면 기갑방어구를 입혀서 뚫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공성전 위주라면 말 이외 다른 탈 것도 등장하나?

=대표적인 예가 코끼리를 들 수 있다. 여러사람이 코끼리에 올라타서 전장을 질주하며 단체로 활을 쏘는 장면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회사에 속해서 개발하다가 이제 직접 대표가 돼서 회사를 책임지는 입장이다. 어떤 기분인가?

=확실히 많은 권한이 주어진 만큼 책임도 따라오더라. 그냥 예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말은 쉽게 하지만 이게 가장 어렵다(웃음). 최근에 퍼블리셔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느끼는 게 많다. 확실히 전에는 그냥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많이 듣고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