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특히 FPS 장르와 호러 요소는 상당히 궁합이 잘 맞는 관계입니다. 하프라이프 시리즈도 초기에는 FPS 측면보다는 호러적인 요소가 유명했고, 레프트4데드 같은 경우는 아예 무시무시한 좀비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게임인데다, 국내 FPS도 좀비 모드와 같이 호러 컨셉의 모드를 제공할 정도니까요.

이번 지스타2012 나우콤 부스를 통해 공개된 피어 온라인(F.E.A.R. Online) 역시 호러 FPS로 유명한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흉측한 괴물이 튀어나와 혐오감을 주는 시각적 공포감과 달리, 피어 시리즈는 초능력과 인체실험, 초자연 현상 등의 소재와 실제 인간의 집단전을 연상시키는 우수한 AI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심리적 압박감과 은근한 공포를 자극하는 수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피어 온라인 시연을 위해 대기 중인 지스타 관람객들


지스타2012에서의 시연 버전은 원작에서의 공포 분위기는 다소 절제하고, 두 진영이 나뉘어 킬 스코어를 다투는 데스매치 모드를 위주로 제공되었는데, 시연 현장을 찾은 많은 유저들은 국내에서의 FPS 장르 인기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실제 플레이 해 본 피어 온라인의 첫 느낌은 "익숙하다"였습니다. WASD 기반의 이동과 우클릭으로 조준(줌)-좌클릭으로 발사나 재장전, 무기 전환은 이젠 기본 형태가 되어있기 때문에 FPS 팬이라면 몇 분만 플레이하더라도 익숙한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 후후... 나의 헤드샷 한 방이면...


하지만 여타 FPS 게임과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수류탄 투척 부분이 대표적인데, 투척 버튼을 오래 누르고 있으면 멀리 던지고 투척 후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터지는 여타 게임의 수류탄과 달리, 피어 온라인에서는 폭발까지의 지연시간을 의도적으로 보낸다음 투척해 수류탄이 땅에 떨어지자마자 폭발하게 만드는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시연을 진행한 유저 중에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엄폐물 뒤에서 폭발 시간을 소비한 뒤 벽 뒤에 있는 적들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등, 난전 상황에서 수류탄의 효율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또, 슬라이딩이나 날아차기 같은 특수 액션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본적인 이동 속도가 여타 게임에 비해 느린 편이다보니 전략적인 효율성은 낮아 다소 아쉬운 편이었습니다.


▲ 시연장에서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관람객들



▲ 으앙 주금... 수류탄 사용에 따라선 순식간에 단체 학살도...



▲ GoGoGo!



▲ 전투 전에 상점에서 장비를 갖추자


원작을 좋아하던 팬의 입장에서는 시연에서 공개된 밝은 맵(Fear Harbor)이 다소 이질적이긴 했지만, PvP 모드 체험 후 확인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 모드의 모습은 그런 불안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피어 시리즈 특유의 어두운 맵과 기괴한 적이 제공되는 시나리오 모드는 그동안 FPS 게임에서 보상을 주기 위해 억지로 밀어넣은 퀘스트 등과는 어느 정도 차별성을 보여주었습니다.


▲ 곳곳에 핏자국과 시체가 보이는 시나리오 모드의 맵



▲ 어두운 복도 너머 적이 숨어 있진 않을까?



▲ 개발 스샷 중에는 폭탄 설치 등의 미션도 있다. 귀신 나올 분위기인걸~


피어 온라인은 앞으로 유저 간의 대전인 PvP모드 외에도 패키지 게임처럼 특수한 무기와 적이 등장하는 시나리오 모드, 유저 뿐만 아니라 AI와도 사투를 벌여야 하는 PvPvE 모드 등 다양한 게임모드를 제공할 예정인데, 원작에서도 인간 이상으로 인간다운 AI를 자랑했던 만큼 이들 모드가 어떻게 유저들에게 다가오느냐에 따라 피어 온라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 지스타 시연에서 제공된 피어 하버 맵


11월 18일까지 테스터를 모집해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간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인 피어 온라인. 수많은 FPS 게임이 범람하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호러 요소와 시나리오, AI와 함께하는 모드 등을 무기로 어느 정도의 선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진행될 테스트와 공개될 콘텐츠들을 통해 원작의 명성에 지지 않는 수작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 피어 온라인 지스타 신규 플레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