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어즈에서 AXIOM으로 둥지를 옮긴 'RYUNG' 김동원 선수가 '해병왕' 이정훈을 3: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20일 목동 곰티비스튜디오에서 열렸던 핫식스 GSL 시즌5 CODE S 8강 1일차는 라스베가스 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로, 뜨거운 남자들의 승부가 계속해서 펼쳐졌다.

김동원 선수는 데뷔한 지 2년 차를 맞이하고 있는 중견 게이머. 본인 스스로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말을 꺼냈을 정도로 기뻐하는 그의 모습에서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4강행을 결정지은 김동원 선수의 각오와 마음가짐을 엿들어본다.




GSL 4강 진출자 김동원 선수 인터뷰

4강에 진출하게 된 소감은.

일단 4강이 남들이 하는 걸 보니 쉬워보였는데, 내가 하니 너무 어렵더라(웃음). 첫 데뷔전 후 2년이 지났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 같다.


이정훈 전을 맞이하는 기분이 어땠나.

테테전을 워낙 자신있어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정훈 선수는 초반 빌드가 좋으시고, 강하고, 찌르기 타이밍이 좋으시다. 그래서 프로토스 전 하는 기분을 느꼈다. 최대한 6:4로만 가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왔다. 빌드가 다소 불리하더라도 초반에 죽지 않는 빌드를 들고 왔고, 운영 싸움을 하고자 왔다.


오늘 해병 비율이 좀 높았는데.

유닛을 안 뽑고 더블을 가져갈 수 있었는데, 뭐가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하게 했다. 만일 안 오더라도, 4할 정도는 판을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생산했다. 하지만 알고도 잘 못 막겠더라(웃음).


1세트를 내줬다. 공성전차를 몰랐나.

확신은 가지지 못했었다. 이걸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확신을 가지지 못했었다. 방패업그레이드가 늦어서 알고 있었으면서도 뒤로 계속 밀렸던 것 같다. 몇 초 차이인데도 좋은 자리를 내주게 되면서 불리해졌던 것 같다.


2세트 엘리전 상황에서 승리를 확신했나.

이정훈 선수의 유닛이 안 늘어나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내 기지를 찾아다니시더라. 양쪽으로 병영을 나눠 지으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4강 상대가 저그다.

권태훈 선수랑 하는 게 편하다. 아무래도 경험이 다소 적은 편이신 권태훈 선수랑 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 싶다. 원래 저그전은 자신이 없었는데, 저번 16강을 견디고 나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열심히 준비해서 주도권을 잡고 할 수 있게끔 하겠다.


이번에 4강과 결승이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된다. 어떤가.

아무래도 좋게 작용할 것 같다. IPL이 환경이 좀 맞는다면, 결승까지 가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환경 적응이 중요할 것 같다.


IPL은 자신 있나.

힘들다기보단, 오히려 두 개를 한꺼번에 하는 게 좋다. 하나를 떨어져도 마음이 편하니까(웃음). 마음이 편한 것이 굉장히 좋다. 떨어졌으면 IPL도 못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스스로 평가해보자면.

이정훈 선수 스타일이 아니라, 내 스타일로 끌고간 것 같아 그 점은 마음에 든다. 하지만 이정훈 선수가 워낙 공격적이셔서, 막다가만 끝났기 때문에 경기력을 제대로 못 보여줬던 것 같아 그 점은 좀 아쉽다.


최근에 팀 옮기고 나서, 연습하는데 지장은 없었나.

연습하는 데 달라진 것은 많은데, 악영향보다는 오히려 좋아졌다. 연습시간 배분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고 좋다. 내 스스로가 원하는 시간대에 연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크다.


오늘 경기 준비는 어떤 식으로 했나.

이제까지 GSL 중에 게임에 투자한 시간이 가장 많았다. 연습량이 정말 많았다. 게임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기보단, 멘탈적인 부분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 굉장히 많이 신경썼다. 이런 부분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멘탈에 강한 책을 많이 읽었고, 이미지트레이닝도 많이 했다. 자기 전까지도 많이 관리를 했다. 다른 것 하는 시간이 별로 없이 게임에 열중하기도 했다.


결승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는.

방송에서 프로토스전이 잘 안 되는데, 토스전이 없어서 마음이 안심된다. 다음 상대로 무조건 저그를 만나는 게 위기인 것 같다. 준결승전을 이기면 결승에서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팀에 전종범 선수도 들어오고, 도움이 많이 되나.

저그전에 워낙 자신이 없었는데, 종범이 형이 들어오고 나서 많이 자신감을 찾았다. 말이 많은 편이신데(웃음) 그게 다 게임 관련 이야기다. 종범이 형을 주변에서 '저그의 신'이라고 부른다(웃음). 저그의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할 때 종범이 형을 뒤에 놓고 한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마지막 각오를 들려달라.

처음에 4강까지 간다고 할 때, 가능할까 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내가 되어서 기쁘다. 팀 스탭인 존, 제나 등이 정말 도움을 많이 준다. 이 정도로 관심 받아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됐는데 너무 감사하다.

재원이 형이 경기장에 따라와줬는데, 형이 없었으면 3:0으로 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1경기 끝나고 경기력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힘들었는데, 이론적으로 많은 부분을 짚어줘서 이길 수 있었다. 모든게 다 재원이 형 덕인 것 같다. 너무 고맙다.

또, 제나의 아들인 오리온이라는 친구가 있다. 빨리 보고 싶다. 나를 너무 좋아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