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의 성공에 앞다투어 게임업계에 뛰어들어 포스트 리니지를 추구하던 게임은 많지만 결국 살아남은 것은 리니지 뿐이다. 대다수는 리니지의 모방작이라는 냉정한 평가만 받은 뒤 별다른 흥행을 이루지 못하고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다만 모든 게임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 등 워낙 시장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게임들 탓에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의외로 지금까지 게이머들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독특한 게임성이나 시대를 앞서갔던 시스템을 선보였던 게임들도 분명히 있었다.


판타지 포유 역시 아류작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추구했던 게임 중의 하나였다.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그래픽에 길드전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제공했었고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김건모를 모델로 채용하는 등 획기적인 시도가 많았던 온라인 게임이다.




[ 추억 속의 이 화면, 기억하고 계십니까? ]



비록 운영상의 문제로 인해 결국 서비스를 접어야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그래픽과 길드&바락 전투 등 아직까지도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게임이기에 더욱 아쉬운 판타지포유가 '리턴 투 판타지'로 돌아올 예정이다.


물론 여전히 걱정은 된다. 리턴투판타지는 이미 지난 2005년 한차례 언론에 노출된 바 있으나 1년만인 2006년 합작 개발사인 중국의 광통사가 매각되면서 한차례 프로젝트가 중단된 바 있다. 초창기를 떠올려본다면 약 8년이라는 기간 동안 개발이 진척되지 못했다.


"처음 리턴 투 판타지를 기획했을 당시에는 빨리 만들자고 생각했었는데 합작사가 매각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판타지포유를 기억하고 프로젝트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았기에 힘을 낼 수 있었고 오히려 지금 시점이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판타지포유 프로젝트 카페: http://cafe.naver.com/f4uremake)

2004년이나 2005년 당시는 3D가 대세로 떠오르던 시기라서 리턴투판타지를 쿼터뷰로 만든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만류를 했는데, 디아블로 3가 등장하면서 쿼터뷰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 가능하고 장점도 많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 ▲ '리턴투판타지'의 로그인 화면 ]


[ ▲ '리턴투판타지' 종족 선택 화면 ]



국민대학교 제로원 디자인센터 게임교육원의 교수이기도 한 정동현 이사는 초창기부터 유니티의 장점을 알리고 활용해온 개발자 중 한명이다. 그는 리턴투판타지가 엄청난 자금이 투자된 게임이 아니지만 오랜 기간 갈고닦은 재미를 선보이기에는 충분할 것이라 자신했다.


특히 뚜렷한 클래스의 구분이 없는 리턴투판타지의 시스템을 십분 활용한 PvP에 이어 국가전으로까지 확대되는 RvR은 '다른 유저를 스타크래프트의 SCV처럼 활용한다'는 정도만 밝혀져 있을 정도로 보안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올 연말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말 오랜 기간 게임을 갈고 닦아왔지만 여전히 리턴 투 판타지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상품성 뿐만 아니라 과거 문제를 겪었던 서비스의 질과 양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고, 확정된 일정은 아니지만 올해 연말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 ▲ 국가전 시스템 관련 개발 스크린샷 ]


[ ▲ '리턴투판타지' 필드 테스트 장면 ]



과거 손노리와 함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개발했던 소프트라이 출신으로 이후 FEW라는 회사에서 '도쿄 야화 2'의 연출을 담당했고 쿼바디스라는 게임 역시 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정동현 교수는 이번 지스타 2012에 한장의 명함을 더 갖고 참가했다.

그는 리턴 투 판타지 프로젝트와 함께 웹 브라우저 기반의 오픈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넷미고의 기술 이사(CTO)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모바일에 가려 웹게임의 인기가 사그라들었지만 중국은 여전히 웹브라우저 기반의 게임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넷미고의 서니 첸(Sunny Chen)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구글의 크롬 앱스토어와 비슷한 웹브라우저 기반의 오픈 플랫폼. 지스타의 B2B관에 참여한 것은 리턴 투 판타지를 알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넷미고의 오픈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한국의 다양한 게임들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다.


"저희는 이미 3~4년 전부터 세미나와 발표를 통해 오픈마켓의 가능성에 대해 알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많은 개발자분들이 속칭 유행이 오기 전에는 그 분야에 집중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모험을 피한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유행이 다가오면 이미 늦은 겁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픈마켓을 통해 많은 개발자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퍼블리셔나 마케팅이 필요없고 좋은 게임만 있으면 됩니다. 직접 유저들과 소통이 가능하니 개인적인 실력에도 많은 도움이 되구요. 한국만 웹브라우저 게임의 시장이 적을 뿐 세계적으로는 엄청난 시장 중의 하나인데 성장하기 전에 도전하는 과감함도 필요합니다. 넷미고도 바로 이런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 넷미고의 서니 첸 대표(좌)와 정동현 기술 이사 ]



정동현 이사는 현재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모바일에 이미 문턱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점차 많은 게임들이 개발되고 투자되는 금액도 늘어나면서 과거와 같이 완전하게 개방된 생태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 시장을 저평가하게 만들었던 라이센스 문제 역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특히 유저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과거처럼 무작정 베껴서 올리는 형태의 게임들은 게이머들에게조차 비난받거나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처럼 '산차이'가 일상화된 상태는 벗어났다고 한다.


현재 넷미고가 리턴 투 판타지 등의 여러 게임과 함께 준비중인 오픈 플랫폼도 결국 새로운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넷미고는 꾸준히 성장중인 중국 오픈마켓의 미래가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저희 마켓의 규모가 지금은 50만명 정도인데 중국임을 감안하면 큰 숫자는 아니고 여전히 시작일 뿐입니다. 그러나 퍼블리셔와 마케팅이 필요없는 웹 브라우저 기반의 오픈 마켓이기 때문에 소통이 쉽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구글 크롬 앱스토어의 시장이 어마어마한데, 저희도 그런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