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온라인이 새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삼국혼'을 CBT 기간동안 플레이해보았다. 익히 접해왔던 흔한 소재에 낯설지 않은 플레이 방식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지 상당시간 고민이 됐지만, 어찌됐든 전체적으로 적지 않은 양의 콘텐츠를 하나로 엮어놓았음은 분명히 보인다.

삼국지라는 소재를 활용한 게임은 많다. 그렇기에 친숙하다못해 이제는 다소 지겨운 면도 없잖아 있다. '삼국혼'은 기본적으로 삼국지의 장수들이 직접 등장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혼'을 빌려왔다는 설정으로 약간의 차별성을 뒀다. 쉽게 말해, 영웅 귀신이 빙의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물론 아직까지는 그리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능성은 기대해볼 수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스토리라인을 원작과 다르게 갈 수도 있고, 원작에서의 소속이나 친분관계 등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소재만 가져왔을 뿐 앞으로 활용하는 방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스토리적인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삼국지 시리즈의 '가상모드'와 같은 모양새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사실 그동안 같은 소재, 비슷한 방식을 지닌 웹게임을 여러 종류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독창적인 입지를 구축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뷰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글에서는 먼저, 다른 시뮬레이션 웹게임과의 비교를 통해 굉장히 세부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던 몇 가지 요소를 이야기할 것임을 밝혀둔다. 아울러 어느 특정 게임을 대상으로 한 비교가 아니라 시뮬레이션 웹게임이라는 장르 전체의 전반적인 흐름에 견주어 풀어가고자 함도 말해두겠다.


■ Focus 1. 영지도 성장한다! 어떻게? 공평하게!

'영지 성장 시스템'. 톡 까놓고 말하면 완전히 특이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리 흔한 시스템도 아니다. 시뮬레이션 웹게임의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영지 건설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건물의 레벨이긴 하지만 영지 자체에 레벨 개념을 도입한 것은 그리 낯익지는 않기 때문이다.

건물에 적용되는 레벨은 건물의 생산량이나 효율성, 연구 건물의 경우 연구 폭의 확장 등과 직결된다. 어떤 게임에서는 건물 레벨이 높아지면 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효율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추가적으로 건물 외관이 커지거나 화려해지기도 한다. 즉,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어떤 식으로든 이득이 된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레벨 개념을 영지 자체에도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건물을 증축할 때마다 영지에 경험치가 쌓이게 되고, 경험치 바가 꽉 채워지면 장수나 유닛이 성장하듯 영지도 레벨업을 한다. 그리고 일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영지 내에 건설할 수 있는 새로운 특수 건물들이 개방되는 식이다.

영지의 성장을 위한 건물 증축이 항상 평준화되어 이루어진다는 것도 세부적으로 보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모든 시설은 중심 건물인 관청의 레벨만큼만 증축할 수 있다는 점은 똑같다. 하지만 관청의 증축을 위해서는 영지 내 모든 건물이 관청과 같은 레벨이 되어야한다. 즉, 중심 건물만 미리 높은 레벨로 증축해둔다거나 자신이 우선적으로 여기는 건물만 더 많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원초적으로 불가하다는 것.

이에 관해서는 일장일단이 존재한다. 초보 유저나 평균적이고 무난한 영지 관리를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적절한 시스템이지만, 보다 개성있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반영할 여지가 적다는 단점도 있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볼 필요가 있다.

▲ 빈 땅에 건물이 가득 들어서고 나면 그들 모두를 고르게 증축시켜야 한다



■ Focus 2. 업그레이드에 정답 따윈 없는 법

업그레이드를 담당하는 건물인 '서원'에서는 내정 부문, 군사 부문, 장수 부문 3가지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소모되는 자원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과 동시에 1개의 연구만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다른 제한사항은 없기 때문에 차근차근 진행하면 모든 기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기술 업그레이드는 단계에 따른 폭이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지만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전반적으로 국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세 가지 부문을 고르게 연구를 진행한 유저와 장수 부문만 집중적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전투력을 극대화시킨 유저의 플레이 방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같은 부문을 선택하더라도 어떤 기술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길은 나뉜다. 예를 들면 수련 효과를 높여두면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동안에도 보다 효율적으로 장수의 레벨을 올릴 수 있고, 민첩이나 통솔 등의 능력치를 강화하면 명중률이나 지휘 병력 수가 증가해 직접적인 전투력이 강화될 수도 있다.

CBT 기간의 짧은 플레이만 가지고서는 각각의 기술 부문이 효율성 측면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는지 알 수는 없다. 이 부분의 장점은 정해진 공식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대로 연구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단점이라면 기술 별로 게임 진행에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있을 경우 각 기술 별로 연구 비용이나 소요 시간에 있어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 장수 부문 업그레이드에 집중해 괴물같은 능력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 레벨에 따라 기본적인 통솔력은 차이가 나지만,
통솔 연구를 많이 하면 다른 유저의 같은 레벨 장수보다 더 많은 병사를 거느릴 수 있다



■ Focus 3. 할 일이 좀, 아니 꽤나... 솔직히 너무 많다

일단 웹게임이라는 장르의 특성은 놓치지 않았다. 기존까지 만나볼 수 있었던 시뮬레이션 웹게임의 특성상 진행이 어렵거나 많은 부분을 까다롭게 고려할 필요는 없기 때문. 하지만 '잘 하는 것'은 어렵다. 혹여 상위 랭크에 들고자 한다면 신경써야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이번 CBT 기간 동안 기자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콘텐츠만 해도 다섯 손가락은 넘을 정도니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정보가 눈에 확 띌 만큼 직관적으로 제공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화면 어느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식으로 알려주긴 한다. 하지만 한 번만 보고 모두 기억하기에는 솔직히 종류가 좀 많다.

물론 튜토리얼을 모두 마치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영지를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저 가볍게 마우스만 똑딱거리며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어떤 메뉴가 어디에 있고, 무엇과 무엇을 함께 고려해야하는지 등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따라 플레이 성과에는 차이가 난다.

가장 단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앞서 언급했던 영지의 레벨이 높아지면 '외성 지역'에 자원지를 건설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 이는 단위 시간 안에 생산할 수 있는 자원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외성 탭을 눌러보지 않으면 확인하기가 어렵다. 만약 영지의 레벨업을 처음 겪어보는 유저라면, 외성 지역의 확인이 조금 늦는 것만으로도 초반 자원의 격차를 경험하게 된다.

시스템 상으로 유저 간의 PvP도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유저 간에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게임 내의 모든 시스템이 유저의 시야 안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인터페이스 차원에서의 수정이 필요하다.

▲ 외성 지역의 자원지 개수는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격차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 Focus 4. 자원 소비량, 이거 좀 불공평하지 않나?

인게임에서 사용되는 자원은 현금결제 자원인 금화를 제외하면 식량, 목재, 돌, 철, 엽전(돈)의 총 다섯 가지다. 그 중에서 초반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원이라고 하면 단연 엽전이다. 병사를 모집하는데도 들어가지만 가장 중요한 쓰임새는 아이템 강화다.

장비 아이템 강화는 보다 빨리, 많이 할수록 유리한 것이 당연한 것이 모든 게임의 진리다. 하지만 삼국혼에서는 한 단계의 강화만으로도 전체적인 능력치가 상당히 많이 올라가는 편인데, 이는 모든 종류의 하급보석을 하나씩 장착한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강화 대상이 되는 장비는 장수 하나당 5종류. 장수 한 사람의 모든 장비를 약 +4 정도로만 강화한다고 해도 현재 약 15만의 엽전이 소모된다. 게임 초반 이 정도 분량의 엽전을 얻기 위해서는 약 20시간 가량 자원을 축적해야하는 수준이다.

그에 비해 다른 네 가지 자원은 이 정도 수준으로 소모되는 부분이 없으며, 실질적으로 외성의 자원지를 일정 수준 늘려나가다보면 엽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얻을 수 있다. 즉, 초반 진행에 있어서는 자원의 불균형 문제가 필히 발생한다는 것.

물론 업그레이드된 장비의 강화 수치를 다른 장비로 이전할 수도 있고, 아이템의 품질 자체를 높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강화 한 번에 대한 투자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자원 사용량 간의 불균형성을 만들어낸 근거로 합당하지는 않다. 자원 소모량을 조정하거나, 강화에 필요한 자원 종류를 조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장비 강화와 건물 증축에 필요로 하는 자원량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양쪽 모두 1단계씩, 같은 단계로의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비용


▲ 회색 품질의 장비를 보다 높은 기본 능력치를 지닌 녹색 품질로 올릴 수 있다



■ Conclusion. 다듬을 부분은 다듬어야 한다

모든 콘텐츠를 체험해보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세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의 장단점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종합하자면, 장점을 강화하는 법과 단점을 보강하는 법 모두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는 생각이다.

웹게임의 수명은 물론 온라인 클라이언트 게임에 비해 짧다. 또한, 전반적인 평에 있어서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듬어야 하고,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을 그냥 방치하는 것은 곤란하다.

웹게임도 분명 즐기고자 하는 유저층이 있고, 그들도 보다 잘 만들어진 게임을 하고픈 욕심은 있을 것이다. 그들에 대한 성의의 측면에서라도 다음 테스트 때는 보다 세밀한 부분까지 다듬어서 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