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런닝맨에 월드급 액션스타 성룡이 출연했다.

흔히 '중2병'이라 부르는, 이른바 허세에 절어 살던 학창시절. 필자가 즐겨보던 영화들 중에는 분명 성룡이나 이연걸, 혹은 주윤발 등의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작품들이 꽤 있었다. 그 시절 그 영화들, 지금 생각해보면 스토리가 참신했던 것도, 침 꼴깍 삼킬만큼 '자극적인' 장면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배우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격투 신, 아찔한 액션 신으로부터 오는 통쾌함이 즐거워 그것들을 반복해서 봤던 것이다.

묵직하고 통쾌한 한 방. 화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연출. 크리티카가 인상깊었던 이유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지 싶다. 모든 게이머의 안목을 만족시킬만큼 올라운드의 완벽함을 갖춘 것은 아니다. 오직 개발자 자신들이 좋아하는, 그들이 유저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경험 하나에 올인했을 뿐.

올엠이 전하고 싶어했던 이상에 완전히 푹 빠진 필자가 하루에 주어진 피로도는 다 쓰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눈을 부릅뜨고 허리를 곧추세우며 '초액션'에 매달렸던 이야기를 전한다.



■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

OBT와 함께 크리티카는 많은 부분을 뜯어고쳐 나타났다. 시작 지역을 비롯한 도입부 전체가 크게 바뀌었고, NPC들의 모습도 사뭇 달라졌다. 특히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NPC 케일런은 웬 '불량 아저씨'에서 '포스 넘치는 파이터'로 변한 모습이다. 또, CBT에서 다소 불편함을 느꼈던 마일 폐광 등 몇 지역은 지형 구조 자체가 대폭 달라지기도 했다.

사실 CBT를 빠짐없이 즐기면서 한정적인 구간만 접하다보니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특정 콘텐츠를 테스트하기 위해 해당 구간만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많은 유저들도 같은 느낌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입부가 바뀐 것은 지루한 느낌을 깨는데 매우 주효했다. 사실 바뀌었다고 해봐야 시작지점이었던 어스름 벌목 캠프나잘 절벽 감시탑으로 바뀐 것 외에 스테이지 구조나 퀘스트 내용 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출발점에서 동영상 등을 이용해 임팩트를 준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개발사에서 '이런 반응을 겨냥해 미리 준비해둔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 2차 CBT의 케일런(좌)과 OBT의 케일런(우)은 원판 불변의 법칙을 사뿐히 파괴했다.


▲ CBT 시작 지역이었던 어스름 벌목 캠프는 이제 추억 속으로...


■ 15레벨부터 열리는 새 삶의 기분은 여전하다

기본 클래스에서 전직이 가능해지는 15레벨은 그야말로 '진짜 크리티카'를 맛볼 수 있는 경계선이다. 하루, 늦어도 이틀 정도만 투자하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인데다가 15레벨 달성 후 전직은 특별한 퀘스트를 수행할 필요도 없이 그냥 아랫동네 직업 마스터를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전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을 꼽으라면 겉모습에 눈에 띄는 변화 한 가지가 생긴다는 점. 예를 들어 전사는, 15레벨에서 폭마로 전직시 왼손에 거대한 건틀렛을 착용하게 되고, 광전사로 전직하면 시뻘건 안광을 내뿜으며 똘끼를 한껏 발산한다.

그동안 마구잡이로 찍었던 스킬포인트는 초기화되고 소모된 골드도 다시 돌려받는다. 스킬창에서 전직한 클래스의 탭을 보면 이전과 달리 수많은 스킬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음~ 만족감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이제부터는 스킬포인트가 빠듯해지는만큼 레벨업 시 받는 포인트를 아껴쓰는 편이 좋다. 물론 초기화석을 쓸 각오가 되어 있다면 일단 맘대로 찍고 나중에 밀어버려도 무방하다.

이때부터는 완전히 다른 액션을 볼 수 있으며, 레벨이 오르면서 개방되는 새로운 스킬들이 더해져 자기 스타일에 맞는 콤보를 만들 수도 있다. 1레벨부터 15레벨까지는 가볍게 몸을 푸는 느낌, 전직 후부터 진짜 삶을 사는 기분은 여전히 뚜렷하다.

▲ 전직하기 전의 전사(좌)와 폭마로 전직한 모습 비교(틀린 그림 찾기?)



■ 화려한 이펙트가 한가득! 통쾌함에 주목한 타격감

'액션'의 핵심적인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타격감. 두 번의 크리티카 CBT를 모두 플레이하면서 '시원시원하게 두들겨패는' 맛은 한가득 느꼈다. 평타보다는 스킬 쪽으로 과하게 치우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스킬을 적중시킬 때의 통쾌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일반 평타도 그 나름의 맛이 있는데, 스킬 사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느낌이 많이 약하다. 평타와 스킬의 데미지 차는 어림잡아도 수십 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실제 전투에서 평타를 쓰는 빈도는 매우 낮은 편. 그저 스킬 쿨타임이 꼬였을 때 쌓아둔 콤보를 이어가기 위해 쓰는 정도랄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또 하나, 스트레스를 때려부수는 통쾌함은 단연 으뜸이지만, '완벽한 타격감'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타격감이라는 개념은 액션 장르의 심장과도 같은 요소이니만큼, 다양한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방 한 방에 강한 데미지를 입혀야 타격감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데미지보다는 '때리고 맞는' 느낌이 제대로 전해지는 것을 우선시하는 사람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실제 주먹다짐이나 결투의 느낌이 나도록 물리적인 이펙트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유저도 있고, 시선을 끄는 화려한 이펙트를 선호하는 유저도 분명 있다.

매우 주관적인 이 부분에 대해 크리티카는 완전히 극단적인 답을 내놓았다. 번쩍번쩍하는 화려한 이펙트, 단 한 방으로 요단강 관광을 보내버릴 수도 있는 데미지. 쉽고 빠르게, 그리고 통쾌하게 즐길 수 있는 단순함은 크리티카의 개성을 잘 살린 탁월한 선택이다.

▲ 이름부터가 전나 화끈한 '전나화산권'! 통쾌함, 살아있네~



■ 캐릭터 밸런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첫 캐릭터로 폭마를 육성하다가 서브 캐릭터로 마검사를 키워봤다. 순간 '갸웃'. 손맛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느낌이다. 클래스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커뮤니티를 통해 듣던 바였지만, 실제 플레이해보니 꽤 큰 차이가 느껴진다.

클래스마다 뚜렷한 개성을 살리기 위해 무수한 고민을 했을 터지만, 성공적인 해결책을 찾은 것 같지는 않다. 각자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데는 성공했을지라도 그것이 하나같이 시원한 손맛으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PvP가 도입되지 않은 현재는 밸런스 차이로 인한 문제가 그리 크게 불거지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판결은 PvP 시스템 적용 이후로 미뤄진 셈. 이 황금같은 유예기간 안에 크리티카는 캐릭터 밸런스를 회복할 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 밸런스 안 맞는 사기 캐릭의 대표 주자는 골렘 팔 하나쯤 쿨하게 날려주시는 케일런 아저씨



■ 상남자 같은 게임, 밸런스의 불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크리티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쟁점이 됐던 그래픽은 이번 리뷰에서는 넘어가고자 한다. 지난번 인터뷰에서 올엠 김영국 이사는 카툰 렌더링 기법을 이용한 것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액션'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확신했고, 필자 역시 그 생각에 동감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크리티카는 애초에 내걸었던 '액션 올인' 컨셉을 훌륭하게 달성했다. 시각적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호불호가 나타난다지만, 전하고자 하는 핵심을 잘 표현했으니 합격 기준선은 훨씬 넘어선 셈. 가죽 재킷에 피어싱을 줄줄이 달고 있는 마초남은 그런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건말건 떳떳하게 입고 다니지 않던가.

사실 그저께까지만 해도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크리티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던 기자였지만 바로 어제 갓 도입된 캐쉬 아이템과 그에 대한 일부 유저들의 우려는 마음 한 켠 걱정거리로 남았다.

초반 분위기를 타며 승승장구하는 크리티카. 부디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 손끝으로 전해지는 불꽃같은 통쾌함을 앞세워 쭉 쾌속 순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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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내가 B랭크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여기가 네 무덤이다!" 엄마... 이 형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