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X East 2013 현장에서 블리자드는 두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나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향한 정식 출사표인 '하스 스톤 :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콘솔을 향한 블리자드의 기대가 담긴 'PS3판 디아블로3'였다. 블리자드 부스에는 유저 및 기자들을 위한 '디아블로3의 PS3버전'이 준비되어 있는 상태. 기존의 키보드 마우스에서 패드로의 전환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았다.



◆ 적응? 캐릭터에 따라 다르다

현장에 공개된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바바리안과 악마사냥꾼 두 종류였다. 시연을 위한 데모버전인 만큼, 따로 난이도 조정도 되어있는 모습. 첫 플레이는 바바리안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아날로그를 움직여 바바리안을 컨트롤하는 순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디아블로와는 다르다는 것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움직임부터 새로운 맛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패드의 왼쪽 아날로그 스틱은 캐릭터의 이동을, 오른쪽 스틱은 콘솔판 디아블로3에만 적용되어 있는 '구르기' 액션을 할 때 사용된다. 이 구르기 액션은 오른쪽 스틱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별다른 딜레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인상깊은 부분은 구르기를 하는동안은 플레이어가 데미지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

이는 디아블로3의 기존 콘트롤 방식인 마우스+키보드에서 조이패드로 전환되며 높아진 체감 난이도를 자연스럽게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해당 컨트롤이 익숙해지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디아블로3 PS3버전의 느낌이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문제는 '악마사냥꾼'의 경우 이러한 구르기가 이중, 삼중 생존기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 원래부터 구르기를 비롯한 순간회피 기술을 지닌 악마사냥꾼이 콘솔용 구르기를 함께 사용하게 될 경우 바바리안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게 가능했다. 더구나 원거리 공격수인 만큼 대부분의 몬스터를 외곽에서 제압하는 게 가능한 모습.

단, 이는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가령 구르기를 하더라도 데미지를 받는다던가, 악마사냥꾼의 이동속도를 훨씬 상회하는 몬스터를 만날 경우 얼마든지 무마될수 있는 것. 하지만 데모버전만 놓고 평가하자면, 바바리안보다는 악마사냥꾼의 난이도가 더 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 패드 버튼과의 위화감은 제로, 깔끔한 화면으로 몰입도 증가

원작이 6개의 스킬을 사용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콘솔로의 변화도 그리 무리수는 아니었다. PS3 패드의 기본 키 및 트리거 버튼까지도 스킬로 사용되어 다이나믹한 스킬 콤보도 무리없이 사용 가능했다. 그 외 기존 패드의 R1 버튼은 체력 물약을, 십자키로 장비창 관리 및 지도 확인 등 필수 기능이 다 들어가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포인터로 클릭하는 개념이 아닌, 아날로그로 방향을 '밀어주는' 방식이기에 바바리안의 '리프 어택' 같은 경우는 정확한 콘트롤이 어려웠다. 이는 개발 중 개선해야할 부분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인벤토리 조작이 콘솔 패드에서 자주 볼수 있는 드래그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처음 조작할 시에는 미스가 상당히 많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키보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타격감이 보다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는 패드 특유의 진동 기능이 큰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기존 작품 역시 높은 타격감을 지녔던 것을 감안하면 큰 시너지를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작 반응 속도 역시 딜레이를 느낄 수 없어, 빠른 시간내에 적응이 가능했다.

아울러, 콘솔 버전으로 전환되며 PC 버전의 메뉴가 매우 간소화됐다. 즉, 게임 내 화면이 굉장히 깔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올곶이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작용해 몰입도를 높여준다.




◆ 콘솔만의 장점과 단점은 여전히 숙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조작 부분에서는 장점 및 단점이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 이에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PC 버전에 비해 낮아진 해상도다. 물론 PC보다는 거실 TV에 어울리는 PS3인 만큼, 이는 큰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으나, 기존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그래픽을 보면, 원작의 다운그레이드라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종합하면 디아블로3 콘솔판은, 콘솔 유저를 위한 비장의 무기라기보다는 추후 블리자드의 콘솔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해당 플랫폼 유저들에게 블리자드 특유의 분위기를 소개한 후, 이후 적극적 행보를 통해 새로운 신작을 출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

물론, 그렇다고 하여 디아블로3 콘솔판이 기존 작품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PS3를 보유하고 있고, 디아블로3를 즐겨보지 못한 유저라면 한 번 즐길 만 한 타이틀인 것은 사실이니 관심있는 유저라면 이후 공개되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