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곰TV 김익근 캐스터 ]



e스포츠는 단 한 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원의 노력이 모여 만드는 작품입니다. 선수들이 부스에서 게임을 하면 게임 연출은 게임 화면을 잡고 해설들은 지금 교전에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맡아 서로 톱니바퀴처럼 척척 맞아 들어가며 한 편의 영화 같은 방송이 시청자들 앞에 나타나는 거죠.

이 과정에서 구성원과 시청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캐스터'죠. 방송 시작 멘트부터 경기 실황 중계를 거쳐 방송 마무리까지, 그야말로 방송의 시작과 끝을 모두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약 1년 전, 방송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게임 캐스터로 시청자들 앞에서 나타난 사나이가 있습니다. 바로 곰TV 김익근 캐스터입니다. 회계학과 출신으로 개그맨 경력까지 있는 김익근 캐스터는 Code A와 승격강등전을 주로 중계하며 '김익근이 간다'라는 예능 프로에서 많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었고, 무려 채정원 해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던 김익근 캐스터. 그가 들려주는 e스포츠 캐스터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세요!





안녕하세요! 인벤 독자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GSL 승격강등전과 Code A 진행을 맡은 곰TV 김익근 캐스터입니다. 어느덧 데뷔하고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인벤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저도 인벤을 자주 이용하는 유저 중 한 명이에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게임계 동향을 살피기 위해 인벤을 살펴보고, 오늘의 이슈 갤러리나 스타2 인벤에도 자주 들립니다. '피파온라인3'이나 '월드오브탱크' 등의 게임 정보를 얻기 위해도 자주 인벤을 살펴보고요.





최근 GSL이 없었는데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그간 쉬기도 하고 더 나은 중계를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승격강등전 일정이 생각보다 밀도 있어서 조금 휴식이 필요한 시기였죠. 최근 2주 동안 게임도 하고 해외 대회 중계도 하고 지냈습니다. 최근에는 군단의 심장을 플레이하면서 즐겁게 지냈고, 다음 시즌을 중계를 위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 회계 쪽으로 공부하다가 개그맨을 했던 경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원래 남을 웃기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던 중 대학에 입하고 보니 개그 동아리가 있길래 덜컥 가입했죠.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보니 사석에서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는 것과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많은 사람이 내 덕분에 웃는 것을 보며 지내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허리케인 블루'의 김진수 선배의 사무실에 합류하고 3~6개월 동안 열심히 연습했죠. 그러다 MBC에 특채로 선발돼서 '웃으면 복이 와요'등의 프로에서 활동했고, 이후 KBS 개그 사냥에서 방송하던 중 군 입대로 개그맨 생활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런데 개그맨에서 e스포츠 캐스터라니, 쉽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아니네요.

군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가 많아졌는데 제가 원하는 것과 개그맨이 되는 것은 다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저는 말로 사람을 웃기는 것을 좋아하는데, 개그맨은 말뿐만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연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보니 본질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거죠.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일단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에 충실하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대학 생활로 돌아갔죠. 그 와중에 학생회장도 하게 되었죠. 졸업 후에 말로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하고 준비를 하던 중 GSL 캐스터 공개 채용에 응시했고,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조금 걱정도 했어요. 무대에서 활동은 했지만 캐스터는 또 다른 영역이니까. 사실 개인기라도 뭐 하나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는데, '어떤 프로에 나왔는지, e스포츠를 좋아했나?' 하는 질문을 던지셨어요. 사실 전 어렸을 때부터 쭉 e스포츠를 보고 자란 'e스포츠 키드'거든요.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인정해 주신 거 같습니다. 물론 대학생활 중간마다 했던 방송 아르바이트 활동 경험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곰티비 입사 후에 어떻게 중계 연습을 하셨는지?

입사 후 나흘 만에 이현주 팀장님이 출산 휴가를 가셔서 혼자 남게 되었죠. 이현주 팀장님이 피드백 주신 부분도 있기에 선릉 곰TV 건물 3층에 있던 비디오 자료 보관소에 혼자 노트북을 들고 가서 연습했어요. 그 방이 가장 방음이 잘 되었거든요(웃음).

경기 VOD를 틀어두고 소리는 끈 채 혼자 경기를 보면서 중계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연습한 영상 자료를 이현주 팀장님께 보내드려서 피드백을 받고, 당시에 같이 있던 서경환 캐스터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죠. 그 기간이 힘들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에요. '이렇게 혼자 연습만 하다 사라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죠.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기본을 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고쳐 먹고 이겨나간 거 같아요. 실제로도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방송 중 어떤 상황이 와도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첫 경기 중계를 마치고 나니 짜릿하고 행복했어요. 소리를 꺼두고 나오는 영상만으로 매 번 연습했는데, 이제는 영상에 내 목소리가 입혀져 게임이 나오는 거죠. 그리고 옆에 두 해설과 같이 이야기하고 선수들이 하는 게임 실황에 제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GSL 중계 초반에 박대만 해설과 헤프닝이 있었죠?

저도 잊고 있던 사건인데(웃음). 방송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있는데 제가 적응을 잘 못했죠. 개그맨 활동을 할 때에는 무대 뒤에서는 선후배 사이가 정말 엄격했어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관객을 웃기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든 용인이 되거든요.

그런 생각으로 GSL중계에 들어갔다가 문제가 생긴 거에요. 사실 황영재 해설이나 박대만 해설과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민감한 부분에 대해 듣기 불편할 정도로 방송에서 이야기했다가 박대만 해설의 기분을 조금 상하게 한 거죠.

사건 다음날 채정원 본부장님을 찾아가 사정 설명을 드리고 사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쭤보니 직접 가서 진심을 전하라고 하셨죠. 직접 박대만 해설을 찾아가 어렵게 당시에 죄송했다고 이야기를 꺼내니 당시에만 살짝 기분이 나빴고 지금은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는 개인적으로도 친한 사이인데, 정말 좋은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익근 캐스터가 보시기에 같이 Code A와 승격강등전을 진행하는 박대만, 황영재 해설은 어떤가요?

박대만 해설은 우유 같은 해설입니다. 우유가 목 넘김도 좋고 거부감도 없고 잘 넘어가잖아요? 박대만 해설은 그런 해설을 합니다. 듣기에 귀에 거부감이 없고 편안한 음성으로 편안하게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오죠. 그리고 박대만 해설의 이야기는 정말 영양가 넘치는 우유처럼 얻을 것이 정말 많아요. 성격도 좋은 형인데, 듣는 사람을 배려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황영재 해설은 종합 선물세트 같아요. 과자 종합 선물 세트를 열어보면 여러 가지 과자기 들어 있는데 황영재 해설이 그런 사람이죠. 즐거운 자리에서는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이고, 경기에 대해 정확하고 냉철한 분석이 필요할 때에는 날카로운 분석가의 모습도 보이죠. 선수에게 쓴소리가 필요할 때에는 쓴소리를, 멋진 플레이에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황영재 해설입니다. 이런 모습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황영재 해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이 넘치죠. 자신이 하는 일을 정말 사랑하는, 장인의 모습이랄까요?


김익근 캐스터가 맡은 Code A만의 매력이라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Code S는 세계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펼치는 영광의 레이스라면, Code A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생존의 링이라고 할까요. Code A에서 성공하면 세계 최고를 노릴 수 있지만, 실패하면 다시 최종예선을 거쳐 Code A에 도전해야 하죠.

그러기에 Code A 경기를 보면 선수들의 간절한 외침이 들리는 거 같아요. 그런 외침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매력 때문에 Code A를 정말 사랑합니다.

승격강등전은 정말 선수들의 희로애락을 모두 볼 수 있는, 정말 전세계 e스포츠 어디를 찾아봐도 이런 포맷의 대회는 발견할 수가 없도로 매력있는 경기입니다. Code A와 승격강등전은 Code S로 향하는 관문이기도 하지만, '관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도 아까운 수준있는 경기나 재미있는 매치업도 많이 나오죠.

이러한 경기를 중계한다는 것에 저와 황영재, 박대만 해설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 코드 A를 중계하는 박대만 해설, 김익근 캐스터, 황영재 해설, 사진은 GSTL 현장 ]



Code A, Code S, 팀리그 중 원하는 리그를 중계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리그를 중계하고 싶나요?

생각할 것도 없네요. Code A입니다(웃음).

그러나 Code S나 팀 리그에 대한 중계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Code S나 팀 리그를 겪어봐야 제가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Code A가 어떤 곳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 하거든요. 사실 팀 리그 중계는 어느정도 해 본적이 있으니 Code S를 한 번 맡아보고 싶은 욕심은 있습니다. 주목을 받고싶거나 한 것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이죠.


캐스터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가까워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시즌 승격강등전이죠. 밤 12시를 넘겨보기도 했고, 그다음 경기에서는 3자 재경기를 세 번이나 진행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경기가 목동 곰티비 스튜디오의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농담처럼 이야기하던 '0시를 향하여'가 달성되기 전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죠. 날을 넘겨 중계한다는 점 때문이었을까요? 그러나 실제 달성하고 나서는 차라리 홀가분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군대와 마찬가지였달까요(웃음).


같이 GSL에서 활약하는 이현주 캐스터와 박상현 캐스터는 어떤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현주 캐스터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아요. 방송에서 전체적인 부분을 다 아우르고 이끌어간달까요? 해설자와의 멘트, 카메라 컷 넘김, 게임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완급조절은 어떻게 하는가 하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방송을 위해 조율하죠. 10년이 넘는 방송 경험에서 나오는 멋진 모습이에요. 저도 그러한 면을 배우고 싶습니다.

박상현 캐스터는 '재담꾼'이에요. 그냥 게임이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중계에 녹여나죠. 더 멋진 부분은 자신의 이야기를 해설진들과 함께 재미있게 풀어나간다는 거에요. 그리고 들으면 시원시원하고 뻥 뚫리는 듯한 느낌 또한 최고죠.


GSL 중계뿐만 아니라 '김익근이 간다' 등 다양한 예능 프로를 진행하셨죠.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한 기분이었죠(웃음). '맹독충'은 입사 후 얼마 되지 않고 촬영한지라 제 모습을 충분히 보여 드리지 못했는데, '김익근이 간다'에서는 제 진면목을 보여 드린 거 같아요(웃음).

'김익근이 간다'는 아무런 포맷이 없었어요. 피디님이 장소만 알려주면 그 안에서 제가 만들어가는 프로인지라 제 모습을 다 보여 드릴 수 있었어요. 아무런 형식이 없었기에 방송 초기에는 힘든 면도 있었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제 진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기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달린 모자를 쓰고 움직이는 것 자체가 모두의 이목을 끌었죠. 그 모자를 쓰고 지하철, 버스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과 대화했어요. 포맷이 없는 방송이기에 8게임단 숙소로 가 이제동 선수를 만났기에 정말 어색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래도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라면 설날 특집으로 마나 선수와 씨름했을 때에요. 요즘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웃음).


[ ▲ 카메라가 붙어 있는 특수 헬멧을 쓰고 "김익근이 간다"를 촬영 중인 김익근 캐스터 ]



개그맨 출신이지만 가볍지 않고 진지함이 묻어나는 김익근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좋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중계 초기에는 이른바 '드립'이라고 하는 농담을 참으려고 노력했어요. 처음 방송하는 사람이 기본인 경기 중계는 뒷전인 채 실없는 소리만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일부러 경기에만 집중했습니다. 어느 정도 제 목소리가 시청자들이게 각인되었을 때 농담을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역시 '드립'을 시도하기에는 조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가벼운 농담도 하며 중계하는 날이 오겠죠.


자신을 e스포츠 키드라고 소개했는데 하는데.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가 있다면?

스타테일의 박성준 선수를 정말 좋아합니다(웃음).

절 e스포츠에 빠지게 한 선수죠. 박성준 선수의 경기를 보면 가슴을 끓어오르게 하는 공격본능, 투쟁, 투신 한 마디로 설명되는 경기 스타일이 정말 멋졌죠. 최연성이나, 박성준 선수와 벌인 경기는 아직도 제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박성준 선수 팬클럽에도 가입했어요.

제가 Code A 중계를 맡고 난 후 두 번인가 스튜디오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아직 팬이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경기가 끝난 후 사진도 같이 찍고 싶고 이야기도 해 보고 싶었는데 막상 그러지는 못했죠. 참 아쉬워요. 정말 기회가 된다면 팬이라고 이야기하고 식사라도 한 번같이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 눈에는 박성준 선수가 조인성처럼 보여요.

정우서 등 같은 스타테일 팀 소속 선수들에게 몇 번 넌지시 이야기했는데 반응이 없더라고요. 박성준 선수 이제는 꼭 답해주세요(웃음)!


김익근이 생각하는 군단의 심장은?

아무래도 캐스터로서 게임을 보는 입장으로 이야기 드린다면 정말 '맛있고 풍성한 식탁'이라고 설명해 드릴 수 있겠네요. 자유의 날개가 부족한 게임이었다기 보다는 군단의 심장의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브루드워 시절 경기를 볼 때 가장 손에 땀을 쥐는 장면이 스파이더 마인이나 리버의 스캐럽이 상대 유닛을 얼마나 맞추느냐 하는 부분이었는데 자유의 날개에서는 그런 긴장을 느낄 만한 게 없었어요. 하지만 군단의 심장에서는 게임 내에서도 긴장감을 줄 여지가 많이 늘어났죠.

생각하기에 가장 극적인 순간은, 프로토스가 물밀 듯이 들어오는 테란 바이오닉 병력의 앞을 역장으로 막고, 시간 왜곡을 사용한 지점에 고위기사의 폭풍이 들어가는 순간인데, 과연 이 부분을 어떻게 중계할지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그만큼 군단의 심장은 볼거리가 풍성해졌습니다.


김익근 캐스터는 채정원 본부장에게 매번 혼나는 캐릭터인데. 실제 두 분 사이는 어떤가요?

어쩌다 보니 제가 이런저런 장난치다가 채정원 본부장님이 혼내시는, 그런 캐릭터 구도가 되었더라고요. 사실은 채정원 본부장님이 저를 많이 믿어주시고 챙겨주십니다. 캐스터 데뷔 후에도 따로 불러서 중계 피드백을 해 주실 정도로 마음이 따듯하신 분이죠.

그러던 중 블리자드 컵에서 '채정원 상'을 수여하기로 했죠. 원래 '채정원 상'까지만 대본에 있던 걸 제가 피디님께 제안해서 '채정원 채정원 채정원 채정원 채정원~! 상! 오해하지 마세요, 채정원 상입니다.'라고 바꾸기로요. 그전까지 쌓여온 캐릭터와 구도가 있어서 다들 재미있게 봐 주셨죠. 채정원 본부장님도 재미있게 보신 듯 하고요. IEM7 결승 특집 맹독충 방송에서도 별말 없으신거 보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그렇다면 채정원 본부장과 야자타임이 주어진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은? 그리고 본인과 채정원 본부장의 위치가 바뀐다면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이거 같네요. "야 채정원, 내가 너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잘 들어. 난 널 존경한다." 야자타임은 순간이지만 방송은 영원하니까요.

그리고 제가 본부장이 되어 한 가지만 바꿀 수 있다면 Code S를 승격강등전처럼 풀리그로 바꾸어 Code S 중계진들도 '0시를 향하여' 업적을 달성시켜봤으면 좋겠습니다. e스포츠 중계진으로서 그 업적을 달성했을 때의 성취감과 흥분을 느껴보시고, 그 기분을 같이 공유했으면 하거든요(웃음).





김익근 캐스터는 앞으로 어떤 캐스터가 되고 싶나요?

얼마 전 커뮤니티에서 '김익근은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특이하고 확고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캐스터이다'라는 글을 보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되고자 하는 이상형이 바로 그런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봐 주시니 말이죠.

지금까지 없던 색과 유형을 가지고 있고, 그 바탕에는 시청자가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제 개성을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는 중계를 하는 캐스터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e스포츠 캐스터가 되고 싶은 지망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e스포츠 캐스터 자리가 많은 것이 아니기에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단순히 게임 캐스터를 준비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다양한 방송 경험을 하면서 이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끊임없이 노력하고, e스포츠 캐스터에 대한 문을 두드리신다면 높은 진입 장벽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e스포츠 캐스터를 중간 단계로 생각한다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았을겁니다. 이스포츠 캐스터이기 때문에 여기에 지원한 후 활동을 하고 있죠. e스포츠 캐스터는 이 직업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느낍니다. 자신의 색이 들어갈 수 있고, 중계진들과의 호흡도 재미있고요. e스포츠 캐스터 역시 일반 스포츠 캐스터만큼의 매력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직업에 대한 매력을 충분히 느끼고 있고, 앞으로도 느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익근 캐스터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게끔 노력하고, 제 진면목을 보여 드리면서 재미있게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캐스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팬들 없이 절대 e스포츠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강남 스튜디오가 오픈했는데 많이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느닷없이 한 번 쏘겠습니다! 시원하게 말이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