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40%를 웃도는 유저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본 '그리(GREE)'는, 아직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약 2억 3천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게임 개발사이자, 플랫폼이다.

특히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는 매월 수백만명의 모바일 게이머들이 그리에 등록된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을 즐기고 있을 만큼 꾸준한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그리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자 한국의 여러 모바일 게임 회사들과 플랫폼 회사들이 관심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카카오 게임하기가 등장과 함께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을 종횡무진하는 동안에도 그리는 별다른 루머조차 없었고, 2011년 12월 한국의 지사인 '그리 코리아'를 설립한 이후에도 역시 조용한 추세가 이어지다보니 한동안 '그리 코리아'는 출범 초기와 달리 게임업계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라는 거대한 규모의 게임 회사가 그냥 말할 꺼리가 없어서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을리는 없다. 결국 지금까지 그리 코리아가 지켜온 침묵은 태풍을 준비하기 위한 고요함이 아니었을까?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며 침묵을 지켜오던 그리 코리아가 드디어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첫 게임을 내놓았다.


그리 코리아가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내놓은 첫 게임은 풀 3D 그래픽은 물론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파티 플레이까지 지원하는 모바일 MORPG, '로스트 인 스타즈'. 일본에서 개발된 게임이 아니라 그리 코리아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게임이며, 화려한 전투는 물론 레이드와 파티, PvP 등 온라인 게임 못지않은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수백개의 흥행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그리 본사의 게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한국 개발자들의 손으로 개발된 그리 코리아의 첫 게임 '로스트 인 스타즈'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정식 출시에 앞서 먼저 그리 코리아에서 '로스트 인 스타즈'를 만날 수 있었다.




▲ 왼쪽 조창현 개발실장, 오른쪽 이기훈 PM


대형 모니터를 통해 게임화면과 플레이 모습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풀3D그래픽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몬스터들과 애니메이션 효과, 타격감까지 큰 화면으로 보니 모바일게임이 아니라 PC버전으로 나와도 별 문제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

"풀3D그래픽으로 개발했고, 스마트폰 플랫폼에 맞는 빠르고 경쾌한 액션게임입니다. 광활한 필드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던전 중심으로 플레이할수 있도록 해 간단하게 플레이하고 짧은 시간 내에 재미를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풀3D그래픽과 모바일. 온라인에서는 익숙한 3D그래픽이지만 모바일 환경이라면 약간 걱정이 되는 선택이다. 물론 3D그래픽을 사용한 많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워낙 다양한 기기들이 있고 통신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최적화 작업에 이런저런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작은 화면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보여주고, 얼마나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는 모바일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

"데이터 통신 부분은 최대한 최적화시켜서 출시할 겁니다. 모바일 환경 자체가 온라인게임과는 틀려서 다소 열악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서버팀과 개발 초기단계부터 개발연구를 지속적으로 병행해 왔기에 통신 두절시에 열외 처리라든지 다양한 방법을 도입할 겁니다."

"효과 같은 경우에는 PC처럼 무조건 화려하게 가는 건 불가능하구요, 아이템은 어지간히 변해서는 워낙 화면이 작다 보니 티가 안 날 것 같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RPG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이템. '로스트 인 스타즈'는 직업별로 다양한 아이템은 물론 강화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으며 원하는 대로 내 영웅의 무기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양손무기부터 도끼, 검 등 다양한 무기가 있으며 클래스별로 들 수 있는 무기가 각각 다르다.

"전체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아이템 부분은 다양하게 확장해 나갈 겁니다. 직업별 밸런스는 물론이고 클래스도 늘어날 거구요. 강화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유저는 시작과 동시에 '로스트 인 스타즈'의 마을에 들어가게 되며,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마을에서는 이런저런 장비를 구입하거나 아이템을 살 수 있으며 강화도 가능하다. 이 마을에서 가장 기본적인 컨텐츠인 던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

'로스트 인 스타즈'에는 크게 세 가지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각 스테이지별로 던전과 디펜스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유저끼리 대결할 수 있는 보석배틀이라는 컨텐츠도 있다. 더불어 MORPG에 걸맞는 파티 던전도 있는데, 4인 모드와 8인 모드가 있지만 최소 2명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던전과 별개로 진행되는 4인 레이드도 있어 입맛대로 골라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보석배틀은 유저끼리 전투를 진행할 수 있는 이른바 PvP컨텐츠인데, 보석을 모아 강화나 상위 아이템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수 있어 두 가지 재미를 한 번에 주고 있다.

"'여신상'을 수호하는 디펜스 방식, 시간제한 서바이벌, 보스 퇴치 등 다양한 던전이 준비되어 있고 각각의 맵마다 전투 방식이 다릅니다. 빠른 액션의 묘미를 살려 전철이나 버스 등 밖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레벨에 따라 진입 가능한 던전이 구분되어 있고, 현재 만레벨은 70정도지만 던전 업데이트와 함께 최대레벨도 향상될 겁니다.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서 컨텐츠 소모 전에 업데이트가 될 수 있도록 말이죠. 만레벨 컨텐츠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스테이지와 보스를 공략하면서 전투 컨텐츠 자체를 즐기는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

"보석 배틀 같은 경우 플레이어끼리 겨룰 수 있는 컨텐츠이자, '보석'을 획득할 수 있는 컨텐츠이기도 합니다. 던전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는 보석들을 단계별로 모두 모으게 되면 이 '젬스톤'으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죠. 젬스톤은 한 세트가 모여야만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한 개만 모자란다던가 하면 이 보석 배틀을 이용해서 세트를 완성할 수 있는 겁니다. 통신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인공지능으로 전투를 진행하게 되죠."






액션 RPG, 그러면서도 전투의 다변화를 꾀해 다양한 방식의 전투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일 것이다. 하지만 전투 중 내 캐릭터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그것보다 더 슬픈 일은 없다. 모바일 RPG게임의 주요한 조작방식 중 하나인 터치를 통한 가상패드 방식을 채용한 '로스트 인 스타즈'. 아무래도 실제 패드나 온라인보다는 컨트롤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그렇다면 컨트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외부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잦은 모바일게임이니만큼 세밀하고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하게 되면 아무래도 난이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면에 있어서도 '로스트 인 스타즈'는 유저의 편의성을 고려하고 있었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로 나이트, 메이지, 헌터의 세 가지 클래스가 있는데 나이트는 쉽게 플레이할 수 있고, 메이지와 헌터의 경우 다소 컨트롤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렵다고 느끼실 정도는 아닙니다. 스킬은 휠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클릭해서 사용할 수 있고, 액티브 스킬 7개 중 원하는 3가지를 골라 이 인터페이스에 넣어둘 수 있죠."


"유저가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총 3개 있구요, 스토리상 종족이 두 가지인데 지금은 한 종족만 나와 있습니다. 향후 스토리라인에 따라 업데이트가 되면서 새 클래스가 나오게 되구요. 최대 6인의 용사가 세계의 위험을 막기 위해 전투한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요."



'로스트 인 스타즈'. 언뜻 보기에는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없는 이름이지만, 게임의 스토리라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명칭이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판타지 세계에서 영웅, 즉 플레이어가 싸워야 하는 이유 그 자체이기도 한 이름. 절대적인 존재인 별들과 엘론두, 마히타이 두 종족이 펼쳐가는 이야기는 게임의 재미를 더한다.


'로스트 인 스타즈' 스토리라인

별들의 힘에서 창조된 벨로시안은 별들의 힘을 남용한 대가로 별들의 심판(로스트 인 스타즈)를 받게 되고, 과거의 기억과 잠재력을 봉인당하게 된다. 저주를 받은 채 엘론두라는 종족으로 살아가며 별의 파편인 젬스톤을 활용하면서 살아가게 되는데, 한정된 자원 내에서 더 많은 자원을 얻기 위해 치열한 분쟁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또다시 별들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분노한 별들은 다시 별들의 심판(로스트 인 스타즈)을 내리고, 과거의 사악한 벨로시안을 부활시켜 시험에 들게 하자 엘론두와 마히타이 두 종족은 대립하게 된다. 그러나 '로스트 인 스타즈'를 막기 위해선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스타토리움을 완성시키기 위해 영웅들은 전투를 계속하지만, 또 다른 위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 헌터 클래스 이미지

▲ 나이트 클래스 이미지

▲ 메이지 클래스 이미지



"풀3D의 고퀄리티 액션을 빠르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게임입니다. 모바일로도 PC온라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구요. 단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MO형태의 RPG가 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픽의 퀄리티가 높아도 스마트폰에서 무리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아이폰4정도까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2011년 그리코리아 설립 이래 최초의 게임, 그것도 풀 3D그래픽의 MORPG. 쉬운 선택은 아니다. RPG라는 장르 자체가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캐주얼게임과는 달리 기획단계부터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 게다가 그리코리아라는 틀 안에 모인 사람들이 처음으로 개발한 작품이기에 이런저런 어려움도 있었다고 한다.

"처음 회사를 시작하면서 정말 다양한 분들이 함께 하게 됐습니다. 업무 스타일이나 진행 방식도 서로 달랐고, PC개발을 하시던 분들이 대부분이라 PC에서는 당연히 되던 것도 모바일에서는 돌아가지 않아 난관을 겪기도 했습니다. 또 초반에는 이런 어려움들 때문에 의견 충돌도 다소 있었어요. 새로운 시작이기에 즐겁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힘든 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찰이 있어왔기에 지금 이렇게 뜨겁게 뭉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의 큰 목표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하나의 게임을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겁니다. 즐길 수 있는 게임이죠. 개발자들도 게임을 만들면서 즐겁고, 유저들도 플레이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서로 이렇게 즐기면서 유저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유저들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찾기도 하는 거죠. 실생활에서 느끼는 재미있는 부분들을 게임으로 녹여내 보고 싶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개발자도, 유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그리 코리아의 목표는 소박해보이지만, 의외로 원대한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바라지만, 그걸 실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러나 달성하기 힘든 목표일수록 결과물은 더욱 멋질 것이 분명하다. '로스트 인 스타즈'로 첫걸음을 내딛은 그리 코리아가 앞으로 어떤 게임들로 한국의 게이머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 앞으로 출시될 게임들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