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구차구' 정상기 PM




요즘 게임업계는 단기간 개발해 '대박'을 노릴수 있는 모바일 게임의 홍수가 내리고 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천문학적 자본을 들여 개발해도 본전을 되찾기 쉽지 않은 시기이기에 어찌보면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다고 봐도 될 정도인데요.

이런 시대의 흐름과 다르게, 6년간 한 게임 개발에만 매진하고 있는 팀이 있습니다. 스포츠 게임 전문 개발기업 애니파크 내 '차구차구' 개발팀을 말하는 겁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게임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반드시 인정받고 말겠다는 믿음 하나만 가지고 여섯 해가 흐를 동안 한 우물만 팠습니다.

어찌보면, 무모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본문에도 적었지만, '차구차구'는 11-11 축구 게임으로 국내 게임기업들이 개발을 어려워하는 대표적인 장르중 하나니까요. 당연히 '차구차구' 개발팀 역시 제작과 서비스에 있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풍파가 지나고 드디어 우물이 트려 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일 정식 오픈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차구차구'의 마지막 결심을 듣기 위해 그를 만났습니다. 오늘의 인터뷰이는 정상기 PM으로, 누구보다도 개발팀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벤 유저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반갑습니다. '차구차구'의 PM을 담당하고 있는 정상기라고 합니다. 넷마블에서 일한지는 2년 좀 넘었습니다. '차구차구' 관련 업무에 뛰어든 것은 2011년부터에요. 거의 비슷하게 온 셈이죠. 그 전에는 한빛소프트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 PM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컴투스에서 온라인게임 '골프스타' PM 업무도 담당했었죠.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 하셨네요. '차구차구' PM 업무와 다른 게임 PM 업무를 비교해보니 어떤게 달랐나요?

음... PM이 하는 일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업무는 같고, 회사와 프로젝트만 바뀌는거죠.


'차구차구'의 개발 기간이 궁금합니다.

약 6년정도 걸렸어요. 사실 이 작품이 애니파크 내에서도 많은 풍파를 겪었어요. 개발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다보니 걱정이 많았던거죠. 하지만 애니파크라는 회사 자체가 워낙 스포츠게임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또 축구가 세계적인 스포츠잖아요. 그렇다보니 개발 자체로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거죠. 또 내년이 바로 월드컵 개최년도이니만큼, 지금와서보면 오픈 시기도 그리 나쁜것 같진 않아요.


한국 온라인 스포츠 게임시장을 보면, 야구 게임 숫자가 압도적이에요. 왜 리얼 축구 게임은 보기 힘든걸까요?

잘 아시겠지만, 개발횟수가 적은것은 리얼 축구지, 축구 장르 자체는 아닙니다. 온라인 풋살게임은 개발된 사례가 꽤 되죠. 저도 이게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개발진이 말하기를 11-11 축구를 구현하는게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을 요한다고 하더군요. 축구공의 물리 효과나, 11명의 인공지능이 모두 동기화되야 하니, 대충 봐도 쉽지 않다는 것은 짐작할만 해요. EA는 피파시리즈가 94부터 시작되는 만큼 개발 노하우가 엄청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에요. 저희는 이전에 개발한 적이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개발력 대비 최적의 포지션을 잡았다고 생각해요.

= 그럼 혹시 5-5풋살 모드가 도입될 계획같은건 있나요?

아뇨. 지금은 염두에 두고있지 않습니다.

[ ▲ 11-11 축구 개발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


네. 이제 게임 얘기 시작할게요. 7일부로 마지막 프리오픈 서비스가 종료되었어요. 이번 프리오픈때 제일 염두에 둔게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일단, 가장 신경쓴 게 서버 안정성이에요. 정말 완벽하게 튜닝했어요. '차구차구'가 1차 프리오픈때 서버가 심하게 흔들려서 개발팀 내부에서도 정말 엄청나게 고생했거든요.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도 많이 준비했습니다. 정말 이번에는 좋은 서비스를 보여드릴 자신있어요.


파이널 프리오픈에 앞서 콘텐츠에 관한 유저들의 피드백도 꽤 받았을 것 같은데요.

세부적인 피드백이 많았죠. 우선 1차 프리오픈 때까지 게임 내 돈이 너무 안벌린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차구차구'는 애니파크의 다른 스포츠게임과 마찬가지로 덱 맞춰가는 재미가 큰 게임이거든요. 그런데 돈이 안벌리니 이런 기본적인 재미를 충족시키지 못한겁니다. 그래서 이번 파이널 프리오픈 때 보상을 대폭 상향시켰어요. 경쟁 온라인 축구게임들에 비해 확실히 보상이 크다는 것을 느낄수 있을겁니다.


제가 얼마 전에 게임 접속해보고 깜짝 놀랐어요. 해설자가 남성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윤태진 아나운서가 캐주얼한 분위기로 중계했잖아요. 그게 유저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어요. 좋아하는 분들은 와 좋다, 신선하다 해주셨지만, 남성 해설자의 전문적인 목소리를 원하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KBS의 '미스터 샤우팅' 한준희 해설위원을 영입했습니다. 이번 프리오픈때 한 해설님 특유의 샤우팅 중계를 적용했는데, 유저들 반응이 꽤 좋은 편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또 신경쓴게 있어요. 축구 게임 하다보면, 같은 멘트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잖아요. 그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계멘트에 다양한 상황설정을 두었습니다. 예를들어 플레이어가 같은 스루패스를 했더라도 수비수와 공격수의 진형에 따라 달라지는 멘트를 들을 수 있어요.

[ ▲ 한준희 해설의 샤우팅이 게임에 활기를 더해 줍니다 ]


PvE 콘텐츠도 확장되었다고 들었어요. 이 부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합니다.

원래 '차구차구'에 싱글리그는 K리그 뿐이었는데, 이번 프리오픈 때 유럽리그가 추가됐어요. N리그와 S리그라고 하는데, 풀자면 북유럽, 남유럽 리그 그런 개념이라고 보시면됩니다. 아, 그리고 싱글리그 보상도 강화됐어요. 스폰서 강화 시스템이라고, 리그를 시작할때마다 스폰서 미션이 랜덤으로 생성돼요. 예를 들자면, '3득점이상으로 승리하라' 같은 거죠. 또, 라이벌 시스템도 추가되었습니다. 라이벌 팀을 이기면 추가 보상을 획득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스폰서 관람전이 있는데, 이 역시 승리시 추가 보상이 따라옵니다. 유저들이 경기마다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그 외 새롭게 추가된 점이 있다면요?

선수카드 육성하는 재미가 더 좋아졌어요. 지금까지는 선수카드를 0에서 1레벨까지 성장시킬수 있었습니다. 사실 성장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수준이었지만, 파이널 프리오픈 때는 이 상한선을 10레벨로 확장시켜 좀 더 꾸준히 키워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식 서비스 시에는 레벨 제한이 더 확장될 겁니다. 그외 전적 및 승률 제공기능이 추가되어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의 전적도 체크할 수 있어요.

= 타인의 전적을 확인 가능하다면, 잘하는 유저끼리 팀을 짜서 플레이할 가능성이 생길것 같은데요.

'리그 오브 레전드'의 ELO 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이 '차구차구'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아군 팀과 비슷한 실력을 보유한 팀을 매치시켜주니까 그 부분은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그럼 파이널 프리오픈 도중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예전보단 훨씬 좋아졌죠. 유저들의 게임 잔존률같은 데이터를 보면 지난 테스트와는 꽤 차이가 나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말이죠. 이걸 보니까 정말 개발진들이 숨만 쉬면서 개발한 성과가 있지 않나 싶어요. 파이널 프리오픈 때는 심각한 서버문제도 보이지 않아 보람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서버에 대한 불만은 이제 사라진건가요?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1차 프리오픈 때처럼 게임 진행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거죠. 물론 우리 게임에 몇만 몇십만 유저들이 몰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안정적이라는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타 게임사의 대형 온라인 축구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했어요. 이게 후발주자들에게는 기회일 수 있잖아요. '차구차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다른 축구 게임 개발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역시 많은 것을 준비중입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 부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실수 있을 겁니다.

= 그럼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어떤 부분이 더 추가되는지 알려주세요.

일단 12년도의 유럽 선수카드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일정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개발속도에 따라 오픈 베타 테스트 첫주가 될수도 있고 둘째주가 될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 못지않은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들이 4월 중으로 등장할 예정이라는 겁니다.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시에는 항상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마무리까지 유저들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시작때 강한 인상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오픈 후 첫달 안에 최대한 많은 업데이트를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축구 게임이니만큼 라이센스 현황을 물어보지 않을수가 없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유럽 리그 인지도를 보면, 크게 네 리그로 구분할 수 있어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그리고 이탈리아의 세리에 A로 말이죠. 그 외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리그 정도가 축구 매니아들이 즐겨보는 콘텐츠입니다. 음... 사실 이들 리그명이나, 팀명을 그대로 쓸 순 없었어요. 대신 유명 선수 라이센스는 확보했기에 선수 명은 정확히 입력되었습니다. 리그 소속 팀들도 100% 구현된 것은 아니지만, 추후 업데이트 여지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난 후에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것 같아요.

[ ▲ 최근 활약중인 선수들의 라이센스도 다수 확보했습니다 ]




'차구차구' 홈페이지 게시판을 가보니, '지그재그'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이게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수정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저희가 추구하는 첫째 목표가 바로 쉽고 빠른 게임성 구현입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드리블 속도가 꽤 빠른편이죠. 지그재그라는 것도 이 부분에서 생긴 버그라고 보시면 되요. 특정 타이밍에 방향키를 입력하면 속도저하없이 달리는 건데, 이게 마치 지그재그로 달리는 것처럼 보여 그렇게 불려진 것 같습니다. 사실 버그였어요. 런닝 드리블 시 턴속도를 감소시키는 특정 값이 있었는데, 버그로 인해 이게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던 거죠. 초보자 입장에서는 이를 수비하기가 굉장히 어려웠고 그 부분에서 유저들이 불만을 가졌어요. 하지만 지금은 수정됐습니다. 이게 값만 고치면 되는 거라 빠르게 수정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지그재그와 같은 편법을 사용하는게 쉽지 않을겁니다.


쉽고 빠른 게임이 모토라고 하셨잖아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게임들에서 고수와 하수의 실력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타 게임사의 캐주얼 스포츠 게임도 그랬고요.

저희도 그 부분 분석을 위해 전적이나 득실을 데이터로 뽑아 분석하고 있는데, 밸런스 붕괴 수준으로 보이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사실 말씀하신 부분이 스포츠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린 밸런스 매칭 시스템을 통해 최대한 해결하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을 구현하더라도 선수들의 실력차를 100% 막을수는 없어요. 음... 100% 막지는 못하더라도 최대한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개발진도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희도 초보 유저들이 납득하기 힘든 심각한 스코어로 패배하면 화 많이 난다는 거 잘 알아요. 싱글리그도 그때문에 특별히 더 신경쓴 거고요.


지금 '차구차구'는 유저간 카드거래 시스템이 없어요. 추후 구현될 여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발사 내부에서 논의중인 상황이에요. 파이널 프리오픈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경제 밸런스 등도 체크해보고 있거든요.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이 게임 내 경제와 큰 연관을 갖고 있는 콘텐츠이기에 신경쓰일수밖에 없어요. 유저들 중에서도 거래시스템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귀기울여 듣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최대한 신중하면서도 빠르게 판단하려 합니다.


현재 타사의 온라인 축구게임이 시장의 주축을 형성하고 있어요. '차구차구'는 후발주자인데,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현재 11-11 캐주얼 축구 게임이 시장에 없습니다. 타사 온라인 축구 게임이 워낙 입지가 커 유저들이 다양한 축구 게임을 즐길 선택권이 없었다는 거죠. 분명, 현실적인 11-11 축구에 부담감을 느끼는 유저들도 존재하리라 생각해요. 저희는 그런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다른 게임을 추구하고, 유저들에게 다양한 게임을 즐길 선택권을 준다는 뜻인데요. 이것은 비단 제 목표뿐만이 아니라 애니파크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합니다.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한말씀 해주세요.

한국에서 제작한 게임이라면 일단 국내에서 인정받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이에요. 개발팀이 정말 고생 많이 했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짧은게 아니잖아요. 일반적인 개발자들을 보면, 회사를 옮기면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그런 유혹 다 거부하고 '차구차구' 하나에만 매달린 사람들이에요. 그들이 흘린 6년간의 땀이 꼭 보상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차구차구' 초기 서비스 때 유저분들이 서버 문제로 많이 실망하신거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반성 많이 했고, 저희 능력의 120%를 끌어올려 최대한 보강했습니다. 콘텐츠도 부족하지 않으니 충분한 재미를 드릴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