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게임 수출상담회 및 취업박람회 ITS(International Trade Show for) GAME 2013이 전날에 이어 28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에서 진행되었다.

ITS GAME의 행사기간동안 취업박람회 코너에서는 게임업계에 종사하길 원하는 이들을 위해 초청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첫 날인 27일에는 한국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 전명진 회장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였고, 금일(28일)에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핀콘의 유충길 대표가 'GAME? 이해하고 만들자!' 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입주업체 중 하나인 핀콘은 지난 2월 모바일소셜RPG '헬로히어로' 를 출시했다. '헬로히어로' 는 출시 첫 날 다운로드 순위 10위를 달성하고 매출 순위 10위권 내에 머무르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유 대표의 강연을 기대하는 게임업계 희망자들이 다수 자리했다.

▲ 'GAME? 이해하고 만들자!' 강연을 펼친 핀콘 유충길 대표




■ 게임의 본질, '재미' 를 확실히 찾아라! ■


강단에 오른 유충길 대표는 청중들에게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야 될까요?”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유충길 대표의 대답은 ‘놀이로서의 게임’ 이다.

한 사람의 삶에서 ‘놀이’ 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어릴 때는 물론이거니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놀고 싶어하는 존재가 사람이라는 것이 유 대표의 생각이다. 이어 유 대표는 직장을 다니는 것처럼 성인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이유도 결국 ‘놀기 위해서’ 가 아닐까 싶다고 생각을 표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은 참으로 적절한 놀이다. 유충길 대표는 이용자가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현실과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대리만족 할 수 있는 것이 게임이라고 정의했다. 게임 속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했을 때의 기쁨, 아바타가 성장할 때의 뿌듯함, 모험의 흥미로움, 수집하고자 하는 욕구 그리고 커뮤니티를 통한 인간관계 모두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최근 모바일게임이 게임업계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카카오게임이 크게 성장한 것 역시 쉬운 캐주얼의 면모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경쟁과 협동, 커뮤니티가 잘 어우러져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충길 대표는 자사의 ‘헬로히어로’ 도 본질적인 재미를 담기 위해 판타지 세계 속 다양한 영웅을 수집하고 성장하며 경쟁, 협동 등의 요소로 유저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설계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 뛰어난 사람도 좋지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더 좋다 ■


게임의 재미를 세부항목으로 나눠 설명한 유충길 대표는 게임업계 종사자가 가져야 될 ‘협동’ 이라는 덕목을 강조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이 중요할까, 게임이 출시된 이후의 ‘결과’가 중요할까? 게임업계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 질문에 대해 유충길 대표는 ‘말이 안되는 질문’ 이라고 일축했다. 유충길 대표는 무엇보다도 과정이 중요하고, 그 과정 속에서 개인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과정은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가정과 추측의 범주’ 에 들며, 결과는 좋던 싫던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로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바꿀 수 있는 과정을 중점으로 보며 이 과정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과정 자체가 아름다우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 유충길 대표의 지론. 관계자들끼리 서로 공생하며 협력하고 고난을 이겨낸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며, 혹여 결과가 별로더라도 새로 시작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유충길 대표는 아름다운 과정이 되려면 구성원들끼리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게임업계 종사 희망자가 대부분인 청중들에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 며 거듭 충고했다.

유충길 대표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대략 이렇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많긴 하나 이는 프로젝트 초반에만 보게 되는 조건일 뿐이고, 이후 함께 일하다보면 구성원에 대한 재평가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에 쉽게 부를 수 없으며, 그러다보면 점차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게 되는 건 자명하다.

이어 유 대표는 과정은 단순히 구성원들의 능력이 ‘더하기’ 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끼리 서로 협력하며 ‘곱하기’ 가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과정을 거쳤을 때 결과 역시 극대화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며, 청중 모두가 각자 의미 있는 사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거듭 당부했다.





■ 지금은 어려워도 노력해라. 그 곳에 빛이 있다 ■


또한, 예비 게임업계 종사자들인 청중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금처럼 게임업계가 규제 받고 취업도 힘든 시기라 하더라도 꾸준히 길을 걷다 보면 반드시 빛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유충길 대표는 게임산업을 음악이나 영화처럼 엔터테인먼트 산업, 흥행산업으로 보고 있다. 영화, 음악, 게임 등 흥행 산업은 일률적인 업무가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극대화 시켜 새로움을 창조하는 직종으로 어쩔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유 대표는 수 많은 좌절 당연한 것으로, 절대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요. 지금 좌절하고 너무 힘들더라도 조금만 지나면 다 노하우가 되고 경험이 됩니다.” 유 대표는 위와 같은 말로 청중을 다독이며 노력하다 보면 결국 목표한 바를 다 이룰 수 있으니,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게임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규제가 따라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 규제가 얼마나 효용성이 있냐는 것에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국내 게임을 규제한다고 해서 유저들이 게임을 완전히 그만두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유 대표의 주장이다. 유충길 대표는 게이머들은 결국 게임을 찾게 될 것이고 국산 게임을 못하게 되면 그 대신 외산 게임을 할 터, 그렇다면 이 자리에 모인 게임업계 예비 종사자들의 일터도 사라지게 되지 않겠냐며 우려를 표했다.

이처럼 힘든 상황을 이겨낼 방법은? 게임업계가 좀 더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 유 대표는 자사의 ‘헬로히어로’ 가 올 하반기 해외에 진출한다며, 일본이나 북미 등 게임 열강국가에서 국산 게임을 확보하고 싶어한다고 현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당장은 힘들어보일지라도 기회는 무궁무진 하다는 것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게임업계는 항상 흥미로운 일이 가득하니, 모든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하다 보면 기회도 많이 열릴 것이고 난관도 타개할 수 있을 거라는 당부로 유충길 대표의 강연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