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기였다. 단 1승을 차지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 되는 상황이지만, 그 1승이 참 귀하고, 어려웠다. 7월 6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SK텔레콤 T1와 EG-TL의 경기도 그랬다. T1은 1:3으로 패배의 직전까지 몰렸지만, 정명훈이 내리 2승을 따내며 4:3으로 역전,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T1은 정명훈의 맹활약으로 임요환 감독이 부임하고 난 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 다음은 임요환 감독과 정명훈의 인터뷰이다.


'감독일 때와 선수일 때의 포스트시즌이 다르다.' - 임요환, 정명훈 인터뷰



오늘 경기를 이기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소감은?

임요환 : 선수때는 포스트시즌 오르기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왜 이렇게 안풀리나 했다. 마지막 한 경기 남겨두고 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1,2,3,4경기 모두가 꼬여서 어려웠는데 명훈이가 막힌 부분을 확 풀어주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정명훈 : 사실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급박한 상황이 되니까 긴장되더라. 오늘 경기를 지게되면 다음경기가 정말 힘들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기니 기쁘다.


0:2로 몰렸을 때의 상황은?

임요환 : 신인들도 아니고 팀의 주전이고 오랫동안 경기를 해온 선수들이라 이런 선수들이 겪은 상황판단이나 실수는 포스트시즌 1승 때문에 중압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명훈이도 그런 중압감이 들었겠지만, 잘 풀어나가서 다행이다. 오늘 경기의 수훈이 정명훈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프로리그가 임요환 감독을 응원한다는 동영상에 대한 느낌은?

임요환 : 좋긴 하다. 한편으로는 내 시대를 넘어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의 시대로 넘어왔구나란 생각이 든다. 프로리그가 나를 응원한다기 보다는 나도 프로리그를 응원한다. 프로리그 잘 되기를 바란다.


정명훈 선수는 오늘 어려운 상황을 뒤집는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이에 대해서 한마디 하자면?

정명훈 : 나도 사실 어떻게 한건지 잘 모르겠다. 정말 신기하고, 위기의 상황에 처하니까 나도 모르게 무아지경으로 게임하게 되더라. 게임이 잘 됬던 것 같았다.


에이스결정전은 준비된 출전이었는지?

정명훈 : 원래 송현덕 선수를 예상했고, 나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예상대로 출전해서 마음은 편했지만 준비한 부분이 잘 풀리지 않았다.


팀을 이끌면서 위기가 있었다면?

임요환 : 6연패를 기록한 2라운드때가 아니었다 싶다. 또 에이스가 정윤종밖에 없다라는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돌아가면서 기용했었고, 이러한 부분이 성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부분도 위기였다. 팀의 방향을 잘못잡았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도 위기라고 생각했다.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다전제로 치루어지는데 자신 있는지?

임요환 : 포스트시즌에 간다고 염두에 두고 이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직 경험이 많이 없다보니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할때 경험이 많은 오경식 팀장님께 도움을 많이 구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지만 확실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오랜기간 프론트에 몸 담으신 분이다 보니 많은 경험이 있으셨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포스트시즌 첫 상대로 어떤 상대를 원하는지?

임요환 : 누가봐도 STX가 될 것 같지만 웅진은 KT를 밀어주고 있는 것 같다(웃음) 하지만 STX가 올라올 것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선수와 지도자의 입장에서 치르는 포스트시즌이 다를 것 같은데?

임요환 : 스타1은 이미 지나갔고 스타2 T1감독으로써 첫 우승을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선수때와 스탭, 감독때와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선수때는 이런 느낌을 겪은 적이 없었다.

선수 시절에는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지만, 감독은 나는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도 잘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감독이란 직업을 어째서 인정해주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번시즌 많은 부분을 배운다.


포스트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정명훈 : 포스트시즌 성적은 좋은 편이다. 지금처럼만 해온다면 문제 없을 것 같고 나는 포스트시즌같은 무대가 훨씬 더 재미있다. 성적도 좋은 편이다. 자신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요환 : 오늘 시즌 내내 팬분들이 스타2에 이해를 못하셔셔 그런지 관심이 저조했지만 오늘은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오늘같은 느낌으로 가고 싶다. 많이 찾아주셔셔 고맙고, 오늘같은 관심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정명훈 : 오늘 많은 관중이 찾아주셔셔 오늘 같은 무대에서 이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서 기쁘고 에이스결정전 무대에 올라갈때 팬분들의 함성이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의 포스트시즌에도 많은 의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