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이었던 감독님께 우승컵을 안겨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이런 눈물의 인터뷰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우승 후 이렇게 많이 눈물을 흘렸던 팀은 근래 본 적이 없네요. 승리의 기쁨 탓에 활짝 웃는 모습보다, 뜨거운 기쁨의 눈물이 더 와닿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가 봅니다.

인터뷰 내내 대부분의 선수들이 눈시울을 붉혔고, 실제로 엉엉 소리내어 우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정말 간절했던 우승컵, 10여 년 간의 시간 동안 '무관'이라는 소리를 들어야했던 STX 소울이 드디어 영예의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너무 간절한 우승컵이었기에 계속 눈물이 났다' 눈물의 우승, STX 소울 인터뷰


우선 우승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김민기 감독 : 우선 감독을 처음 시작했던 때가 14년 전인데, 옛날에는 관객으로만 참가했기 때문에 정말 감회가 새롭다. 옛날에는 정말 다른 팀들이 결승에 가면 팬들은 많이 왔나, 관중들은 많이 왔나, 그리고 준우승 팀이나 우승 팀한테 축하한다고 말하러 갔었는데 이렇게 내가 그런 입장이 되니 너무 기쁘다.

14년이나 일한 저에게는 오늘 결승전이 정말 의미가 있었다. 14년 간 못했던 우승, 그 우승을 해야된다는 한을 오늘 푼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이제 정말 떠나도 괜찮을 것 같다(웃음). 이젠 정말 뭘해도 괜찮을 것 같다. 감사하다.

김영주 : 지금까지 잘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앞으로 우리 정말 다들 더 잘됐으면 좋겠다.

김도우 : 예전부터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겪어왔었는데 오늘만큼 기뻤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너무 기쁘고, 엔트리가 뜨고난 후 6세트인 걸 알았을 때 정말 3:2로 이기고 있을 때 나에게 배턴이 와서 우승을 확정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오늘 그렇게 되어 너무 기쁘다.

아직 우승한게 실감이 많이 안나지만 회식하고 그러면 실감날 것 같다. 시즌 초반에 부진해서 결승까지 오게될 줄 몰랐는데, 다들 힘들게 노력해서 오게된 것 같아 기쁘다. 코치님, 감독님들께 정말 다 감사하다. 팀원들에게도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김성현 : 팀원분들과 코칭스태프 분들께 수고하셨다고 얘기하고 싶고, 여기까지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지금은 실감이 잘 안나는데, 시간이 니자면 우승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팀원들에게 많이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고, 고맙다고 하고 싶다.

변현제 : 프로리그 결승전 무대도 떨리는데 1세트에 출전하게 되어 부담이 심했다. 정말 이겨서 기쁘고, 다음 시즌에도 우승했으면 좋겠다.




이신형 : 오늘 우리가 우승을 목표로 하기 전까지 정말 열심히 해왔는데, 열심히 해준 팀원들에게 너무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또 가장 좋아해주시는 STX 사무국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고,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도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신대근 : 마이크가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으니 하고 싶은 말 길게 하겠다. 우승해서 기쁘고, 내가 포스트시즌에서부터 한 번도 못 이겼는데 오늘은 꼭 이겨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도 졌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미안하고, 우승컵 들기까지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너무 고맙다.

그리고 우리 팀 같은 좋은 팀 만나서 훌륭하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밑에서, 잘하는 동생들과 함께 프로리그 결승 무대에 설 수 있었다는게 STX 소울 멤버로써 너무 자랑스럽다. 끝으로 모든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백동준 : 결승전답지 않게 너무 허무하게 져서 팬 분들께 죄송하고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다들 너무 잘해줘서 우승한 것 같다. 감독님, 그리고 코치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조성호 : 시즌 초반에 성적이 많이 안나와서 부끄러운 순간이 있었다. 그 후 다들 정신차리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똘똘 뭉쳐서 잘해가지고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과 코치님,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힘든 경기를 이기고 MVP를 받았는데 실감이 잘 안난다. 우리 팀이 무관이었는데, 감독님께 우승을 안겨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김윤환 코치 : 프로게이머 생활을 9년동안 하면서 꼭 결승에 올라가 우승을 해보고 싶었다. 정말 간절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항상 졌다. 항상 패배의 눈물을 흘리고 힘들어했었는데, 이번에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최원석 코치 : 애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긴 것 같다. 우리 팀이 강압적으로 힘들게 연습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연습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게 많은 도움 주신 감독님이나 사무국,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박종수 코치 : 이번 승리가 우리 팀원들만의 힘으로 만들어낸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선배님들과 조규백 코치님 등 팀에서 함께해주셨던 분들과 감독님께서 열심히 해주셔서 뒤늦게나마 우승한 것 같다. 우리 회사 지원에도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살펴주신 사무국 팀장님과 대리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결승에 가는 것을 확정지은 후 미디어데이 등에서 '우리 팀은 당연히 우승한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는데, 정말 자신있던 것인지 아니면 소위 말하는 '센 척'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

김민기 감독 : 내가 '센 척'을 한 게 아니고 실제로 세다(웃음). 선수들의 연습 스타일을 바꾼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선수들이 약간 틀에 박힌 연습 시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안 되는 연습이 있으면 계속 될 때까지 하는 등 약간 강압적인 스타일의 연습을 해왔는데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오면서 그런 부분을 모두 바꿨다.

반복 연습이나 이런 것보다는 좀 더 연구를 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것 등을 생각했다. 이번 시즌에 들어오면서 그걸 적용했고, 선수들이 처음에 적응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이 뭘 해야 되는지 언제 뭘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아내고 극적인 효과를 두 배 세 배 이상으로 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 플레이오프에 나섰을 때, 전력 상으로 우리 팀에게 가장 어려운 팀이 SKT T1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후 팀인 KT나 웅진은 별로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고, 실제로 미디어데이에서 했던 말들이 다 진심이었다.




김윤환 코치의 눈물의 의미는 뭔가.

김윤환 코치 : 너무 우승하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기 때문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팀 생활을 하는 동안 우승이 너무 간절했다. 그래서 눈물이 더 나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부터 내내 똑같은 엔트리만 냈다. 이 방법이 모든 방법을 제패할 수 있는 방법이었나.

김민기 감독 :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 숫자는 11명 정도인데, 실제로 그만둔 선수가 좀 있다. 연습실에 남아서 연습하는 선수들은 이 8명이 전부다. 스타크래프트2 같은 경우는 굳이 팀원들이 많이 필요 없고, 온라인 상으로 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 숫자를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면 괜찮겠지만 유능한 선수들이 많이 팀에 남아 있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엔트리가 비슷한 것을 나도 알고 있는데, 어느 누가 나가도 상관 없지만 가장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출전하지 못한 김성현 선수나 김영주 선수에겐 다음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신예들이 엄청나게 성장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육성했는지 코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박종수 코치 : 우선 5년 전에 신인을 발굴했을 때 생각이 난다. (이)신형이는 워낙 손이 깔끔해서 에이스 기질을 타고 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변)현제는 워낙 센스가 타고 났다. (조)성호도 꾸준하고 성실한 친구라 충분히 노력하면 대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확실히 키워주기 위해 노력했고, 시간이 지난 결과 오늘 이렇게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윤환 코치 : 선수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 다듬는 것이 선수 출신 코치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워낙 열심히 하고, 재능도 있어서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최원석 코치 : (이)신형이 같은 경우는 이렇게 날아다니기 전에도 연습실에선 이미 본좌급 반열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여유가 별로 없었고, 좀 틀에 박혀있는 게임을 많이 했는데 우리 팀 분위기가 바뀌면서 막혀있던 부분이 뚫렸던 것 같다.

(조)성호같은 경우는 굉장히 열심히 하고 꾸준히 하는 친구라 노력한 만큼 빛이 난 것 같다. (변)현제는 아직도 기복이 심하다. 기복이 심하지만 컨디션이 좋고 열심히 하는 순간에는 잘 되는 것 같다.


이신형 선수는 MVP를 못타서 아쉽지 않은지.

프로리그 몇 일 전 미디어데이에서 종족별 개인 타이틀 시상 때도 MVP를 놓쳤고, 오늘도 MVP를 못받긴 했는데 받을만한 사람이 받았다고 생각한다(웃음). 사실 (조)성호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경기도 워낙 임팩트가 있었다. 축하한다.




조성호 선수가 부진을 털어낸 이유는 뭔가.

조성호 : 저번 시즌에 한 번에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이번 시즌 들어 좀 부담이 생겼었다. 게다가 지기까지 하다 보니까 위축이 되고 그랬는데, 코치님들이 잘 잡아주셨고 나도 나 나름대로 방송 경기에서 이기는 법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에서 생각하던 게 어느 순간 트여서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노력은 항상 하고 있었다.

김도우는 프로토스로 전향을 1년만 빨리 했다면 어땠을까?

김도우 : 좀 빨리 바꿨으면 1라운드 때부터 성적을 냈을 것 같은데(웃음). 그럼 1라운드 때부터 성적을 내서 이렇게 힘들게 올라오지 않고 1위로 직행할 수 있었을 것 같다. 3라운드 끝나고 시즌 중반에 바꿔서 좀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조성호 선수는 신인왕 이후 결승전 MVP까지 노리겠다고 말했었는데, 실제로 수상한 소감이 어떤가.

조성호 : 사실 MVP를 받겠다고 말은 했었는데, 솔직히 가능성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습하면서 팀원들을 지켜보니, 흐름상 내가 이겨야 무조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매치업 자체도 굉장히 중요한 교두보였기에 내가 이겨야 우승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결승에 임했다.

그냥 뭐 준비 열심히 해서 노력한 보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엔트리를 확인했을 때, 코칭스태프께서 엔트리를 정말 잘 짜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기 감독이 미디어데이 때 상대 이재균 감독이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상대해보니 어떻던가.

김민기 감독 : 엔트리가 나왔을 때 웅진 감독님과 살짝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 생각이 많았더라. 일단 엔트리 싸움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을 했다. 또 엔트리가 우리가 좋다 보니 상대가 전략적인 수를 좀 들고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상 보니 그렇진 않더라.

1세트가 좀 전략적인 면이 있긴 했는데, 그 정도는 선수들 실력으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던 거라서 역시나 별 거 없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경기를 치러 보니 상대가 '생각만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스결정전으로 누굴 생각했나.

김민기 감독 : 두 달 준비했다는 이재호 선수를 맞이할 상대로는 이신형이 준비 중이었다. 아무래도 지금 팀 내에서도 많이 나오는 얘기처럼 '슈퍼 에이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의 이신형은 스타크래프트2를 하는 어느 선수들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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