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연대' 설립을 위한 모임이 7일(수) 저녁 강남역 토즈에서 진행됐다.

이번 모임은 게임개발자연대를 조직하기 위한 현재 진행상황을 알리고, 목적과 활동 범위를 논의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오늘 자리를 주최한 김종득 모임 대표는 "연대 설립을 위한 시동은 걸렸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부터는 설립을 위한 직접적인 작업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얼마간, 김종득 모임 대표는 슬라이드 쉐어를 통해 게임개발자연대에 대한 제반사항들을 공유하고, 실제 게임업계 종사자 1,200여 명 가량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등 기초적인 과정을 진행해왔다. 그는 특히, 설문 조사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게임개발자연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됐음을 밝혔다.

게임개발자연대 설립을 추진 중인 김종득 모임 대표



■ 게임개발자연대의 목적과 활동 범위

김종득 모임 대표는 연대의 설립 목적으로 게임개발자 근무조건 개선,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게임에 관련된 문화 개선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꼽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게임에 연관된 연구를 지원하는 부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에서 그는 가장 현실적이고 우선해야할 부분으로 '개발자 자신들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 수 있는 여건 확보'와 '게임에 대한 전반적 인식 개선'을 꼽았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개발자 직군에 대한 표준안을 마련해 개발자들의 경력관리를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야근 규정이라든가 사내 복지에 대해 논의하고 적정선을 찾고자 하는 활동 등이 거론됐다.

크레이지피쉬 허진호 대표



■ 어떤 성격,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가

또한, 김종득 모임대표는 연대가 법적인 단체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관련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사단법인으로서 필요한 정관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확립할 계획임을 밝혔다.

김종득 모임 대표가 말하는 게임개발자연대의 주된 성격은 민주적인 조직이다. 그는 모든 정회원들이 정기 총회에 참석해 동등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등 가급적 민주적인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노동조합의 성격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 게임개발자연대는 어디까지나 사단법인 형태를 가져갈 것이며, 그 방향을 바꾸더라도 노동조합 쪽으로 갈 계획은 없다는 것이 김종득 모임 대표의 입장이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 연대 설립에 대한 결론은...

모임에 참석한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는 "처음부터 광범위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려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노동조합의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개발자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 역시 "무엇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웹사이트라도 구성해서 실제로 회원을 모집해보고, 어느 정도 의미있는 숫자가 모일 수 있다고 판단됐을 때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본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오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무엇보다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한다는 입장. 게임개발자들이 스스로 권익을 찾을 수 있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인식이 먼저 변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그러다보니 적지 않은 부분에서 엇갈리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개발자연대가 설립된다면, 개발자들이 개개인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한 초석으로 기능해야한다는 것이 오늘 모임에서 공통적으로 모아진 결론이었다.

그리고 무겁고 진지하게 가는 것보다는 목적에 걸맞게 가능한 재미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시작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예를 들어, 게임개발자연대 CBT, OBT 등과 같이 게임용어들을 활용해 구성해보자는 것.

김종득 모임 대표는 "설립하고자 하는 조직이 어떤 형태, 어떤 성격으로 갈 것인가는 확정된 사항이 아니며, 많은 사람의 의견에 따라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게임업계에도 이런 단체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함이다"라며 "게임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함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조직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