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에서도 쉽고 빠르고 간단한 플레이를 내세운 웹게임이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구매력은 충분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온라인 게임에 지쳐가던 30대 이후의 게이머들은 간편한 웹게임에 눈을 돌렸고, 한때는 온라인 게임 못지않은 흥행 성적을 보여줄 정도로 성장했다.

웹게임이 인기를 끌던 당시에는 매주 주말이 되면 직장인들을 위한 추천 게임이라며 홍보성 멘트가 섞인 웹게임의 소개 기사가 포탈의 전면을 장식하기도 하고, 과감한 노출이나 연예인 마케팅과 대형 이벤트 상품을 미끼로 내걸며 직장인 게이머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물론 웹게임의 흥행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과도하게 친절한 안내문을 따라 클릭만 하는 자동 사냥과 퀘스트,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따라잡을 수 없는 콘텐츠와 게임 전반에 걸친 지나친 과금 유도 등이 피로감을 가중시켰다. 우후죽순으로 수십여종씩 쏟아지는 비슷한 스타일들의 웹게임들 역시 호기심이 아니라 짜증만 불러 일으켰다.

특색을 갖춰 성공한 웹게임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실패했다. 게다가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모바일 게임이 웹게임의 대항마로 등장하면서 게이머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측면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웹게임은 적은 금액으로 출시해 적당한 수준의 흥행만 기대하는 시장으로 남게 되었다.



[ 쉬운 접근성을 무기로 하는 웹게임은 여전히 인기있는 장르 중 하나 ]



반면 중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 느린 인터넷 속도와 PC 및 스마트폰 사양의 제약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온라인 게임이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웹게임이 차지하며 규모를 키워갔고, 장르도 시뮬레이션부터 RPG와 액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낮은 속도와 사양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웹게임 시장의 자양분이 된 것이다.

웹게임으로 성장한 중국의 게임업체들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바일까지 진출하고 있다. 낮은 사양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는 분야는 중국이 세계 최강이니, 스마트폰이라고 PC와 다를리 없다. 오히려 어디서나 접속할수 있다는 점에서 PC보다 스마트폰이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중국의 수많은 게임업체들은 웹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함께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 게임웨이브 코리아의 한국 웹게임 포털인 조이키키 ]


주력 웹게임인 '선역'과 '오검'이 각기 서버 1,000대를 넘길 정도로 흥행하면서 웹게임 분야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떠오른 게임 웨이브 (Gamewave) 역시 차기 시장을 모바일로 꼽는다. 2008년 12월 설립되었고 평균 연령이 30대 근처일 정도로 젊은 회사지만 이미 다양한 분야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자사 포탈들의 총 회원수는 1억명을 넘겼고, 일 방문자 2,000만명과 최고 동접자 수 70만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임웨이브는 한국에도 익숙한 회사 중의 한 곳이다. 일찍부터 웹게임으로 한국에 진출해 게임웨이브 코리아 지사를 설립한 바 있으며, 투자를 한 한국 엔유웨이브의 퍼블리싱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4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게이머들의 열기로 뜨거운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웹게임과 모바일로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웨이브의 리 웨이(李威) 부총재와 해외협력부 류해양 매니저를 만났다.


게임웨이브는 한국에 진출한 웹게임들을 통해 이름이 알려졌지만, 아직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임 개발사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북경에 본사가 있는 게임웨이브는 2008년에 설립되었고 웹게임을 개발해 운영하는 것으로 시작된 게임사이며, 사천, 광주, 상해 등의 중국 지역뿐 아니라 한국 등 해외에도 진출해 있다. game5나 5Ding 등 다양한 게임 포털들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의 웹게임 중에서 최초로 서버가 1,000대를 돌파한 오검과 선역을 서비스하고 있다. 라스트 모히칸이나 관우 TD같은 모바일 게임도 출시한 바 있다.


게임웨이브가 추구하는 게임들의 주요 장르나 플랫폼이 어떤지 궁금하다.

세 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MMO, 무협풍, 난이도가 있는 게임. 가벼운 게임들보다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문팀에서는 철저한 분담 체제로 나뉘어져 있다. 개발력이 충분한 만큼 멀티 플랫폼을 목표로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으며 모바일 역시 당연히 포함된다.


다양한 웹게임들을 한국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한국 시장의 진출 전략이 궁금하다.

일단 웹게임이 먼저 한국에 소개되었지만 앞으로는 모바일 게임까지 포함해 양쪽 분야를 모두 고려하고 있으며, 게임웨이브가 갖고 있는 양질의 자체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함께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투자를 했던 한국의 회사 '엔유웨이브'를 통해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게임웨이브가 바라본 한국 게임 시장의 느낌은 어떤가?

지역적으로는 가깝지만 문화는 굉장히 다르다. 중국에서 흥행한 게임이라고 해도 그대로 진출하면 절대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 현지의 문화를 철저히 알아야 하고 유저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게임웨이브도 현재 한국의 모든 게임 소식들을 파악하고 분석해서 한국 시장에 어울리는 게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자를 한 엔유웨이브도 있고 자회사인 게임웨이브 코리아도 있는데 파트너를 찾는 이유가 궁금하다.

물론 엔유웨이브나 게임웨이브 코리아를 통해 홍보할 수도 있지지만, 한국의 진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고 아직은 전체적인 규모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웨이브에서는 한국의 진출 및 홍보를 위한 빠른 방법을 찾고 있고, 현재 모바일 게임쪽으로는 몇몇 한국 회사와 상담을 진행중이다.



[ 중국에서 흥행한 웹게임 선역(仙域) ]



중국은 한국에 비해 웹게임의 인기가 뜨겁다. 최근 중국의 웹게임 시장은 어떤지 궁금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웹게임이 강세였는데, 그때에 비하면 감소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꾸준한 흥행작들이 나오고 기존 게임들의 매출도 유지되고 있어서 안정화되어가는 추세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휴대폰 게임 시장이 상승세라서 영향을 받고 있다.

게임 웨이브 역시 이런 변화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문적으로 휴대폰 게임을 만드는 개발팀을 구성해서 본사에서 운영중에 있다. 앞으로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모바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이미 한국에 진출한 웹게임과 달리 모바일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인 듯 하다. 올해의 진출 계획은 어떤가?

텐센트를 통해 클로즈베타를 진행중인 My Hero라는 게임이 있고, 대노서유, 대진무쌍, 수선세계, 아서왕, War Emblem 2 등 꾸준히 게임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겠지만 앞으로 매년 15개 이상의 모바일 게임들을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 진출을 준비중이라면 카카오 게임하기와 접촉해본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향후 한국 시장에 맞는 모바일 게임이라고 판단될 경우 카카오와 함께할 수 있다면 당연히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카카오 게임하기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으니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노력할 생각이다.



[ 링링을 모델로 한 횡소천하 ]





한국에서 관심있게 지켜보는 게임 회사나 게임은 없나?

윈드러너와 모두의 마블 등 다양한 게임들을 지켜보고 있다. 모두의 마블은 우리가 개발중인 아서왕과 비슷한 콘셉의 보드게임 방식이라서 더욱 관심이 가기도 한다. 게임웨이브는 한국에서 인기있는 게임들이 왜 흥행할 수 있었는지도 꾸준히 분석하고 있다.

투자를 했던 한국의 엔유웨이브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

현재 게임웨이브의 다양한 게임들을 퍼블리싱하고 있어 긴밀한 관계에 있는 한국의 게임 회사이다. 현지화 및 유저 대응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앞으로도 게임웨이브와 엔유웨이브가 함께 큰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차이나조이에서 위챗에 대한 이야기가 뜨겁다. 위챗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중국의 큰 문제 중 하나가 여전히 많은 2G망이다. 구매력이 부족한 층은 여전히 2G망을 사용하고 있으니 게임 체험이 쉽지 않다. 다만 카카오톡처럼 위챗에서 어떤 게임이든 가능할 수 있게 된다면,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진출을 준비중인 게임웨이브의 입장에서 한국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게임웨이브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게임들을 만들어나갈 것이고 지속적으로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카카오톡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알고 있는데, 카카오톡과 위챗이 좋은 경쟁상대가 되어 모바일 게임 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개발력과 노하우로 웹게임에 이어 모바일 시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게임 웨이브의 목표는 글로벌 넘버원이니 한국에도 양질의 게임들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