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클라시코! 단어만 들어도 설레게 하는 나진 실드와 CJ엔투스 프로스트의 맞대결이 9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오늘 경기는 CJ엔투스 프로스트의 강력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단 1세트도 삐걱거리는 모습 없이 3세트까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세트스코어 3대0으로 CJ엔투스 프로스트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게다가 2개월여간 휴식기를 가진 'RapidStar' 정민성 선수가 8강전에 본격 출전, 휴식기가 아닌 준비기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1, 2세트에서 아리를 선택한 정민성 선수는 상대방을 말 그대로 압살시켰다. 3세트에선 'CloudTemplar' 이현우 선수가 날아다녔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무무를 보여줬는데, 초식형 정글러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공격력을 뽐내며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다음은 CJ엔투스 프로스트의 'RapidStar' 정민성, 'CloudTemplar' 이현우 선수의 인터뷰 전문이다.



"KT롤스터 불리츠에게 복수하고 싶다." CJ엔투스 프로스트 정민성, 이현우 선수 인터뷰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소감이 어떤가?

'RapidStar' 정민성 - 이번에 실드에는 "MakNoon" 윤하운 선수도 없고 "Mokuza" 김대웅 선수도 없고 "HooN" 김남훈 선수도 없고 "Hiro" 이우석 선수도 없다. 그래서 새로운 팀인 '나진 화이트 실드'와 경기하는 것 같았다.

'CloudTemplar' 이현우 - 빠른별 선수의 말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하지만 CJ엔투스와 나진 e엠파이어의 이름이 주는 압박감이 있었다.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J엔투스 블레이즈가 8강에서 떨어졌다. 블레이즈의 몫까지 이겨야겠다는 압박감이 있진 않았나?

정민성 - CJ엔투스 블레이즈가 KT롤스터 불리츠와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블레이즈가 떨어진 만큼 복수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현우 - 경기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최근 몇 달간 경기를 보면서 이렇게 소름 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자극됐다. "우리가 저 정도의 경기력이 나올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양 팀 모두 정말 잘했다.


(정민성 선수에게)16강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는데, 불안하진 않았나?

정민성 - 미드 라이너 중에서 가장 선수 생활을 오래 한 선수는 진에어 스텔스의 김남훈 선수와, CJ엔투스 블레이즈의 "Ambition" 강찬용 선수, 나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정도로 게임을 오래 했으면 두 달정도 쉬어도 금방 따라갈 수 있는 것 같다. CTU의 "Mima" 정우광 선수도 그런 걸 보여주는 것 같다. 클래스라고 말하고 싶다.

이현우 - 정민성 선수는 가능할지 몰라도 나는 안될 것 같다. 일주일만 쉬니까 힘들더라(웃음).


(정민성 선수에게)경기에 나오지 않았을 때 뭘 했나?

정민성 - 내가 다른 라인 실력이 굉장히 좋지 않다. 이해도 자체가 없다. 솔로 랭크를 할 때 다른 선수들이 미드 라인을 양보해준다. 그게 내가 미드 라인을 너무 잘하기 때문이 아니고 다른 라인을 너무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쉬면서 다른 라인 연습을 많이 했다. 다이아에서는 통할 정도로 올라온 것 같다.

요즘에는 라인 스왑이 잦기 때문에 미드 라이너가 탑을 갈 수도 있고, 봇 라인을 갈 수도 있다. (강)찬용이 형은 다른 라인에 가도 잘하는데, 난 다른 라인은 너무 못해서 이번에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현우 선수에게)다른 정글러에 비해 약하다는 여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현우 - 다른 사람들의 말에 주의를 별로 기울이진 않는다. 아직까지 프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6강에서도 부진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팬들이 "뭐하지?"라는 생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궁극적으로 이기는 판을 짜는 것에 중점을 둔다. 오늘 경기는 그것을 보여준 좋은 예가 되지 않았나 싶다.


4강 상대가 KT롤스터 불리츠인데 자신 있는지?

이현우 - 정말 잘한다. 하지만 블레이즈가 스크림 할 때보다 실력이 절반도 안나온 것 같다. 상대전적에 대한 압박감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게 없다. 이번에 한 번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 같다.


"Ganked by Mom" 이창석 선수의 프로스트와 "RapidStar" 정민성 선수의 프로스트의 차이는?

이현우 - 이창석 선수의 장점은 신인의 패기다. 신인의 패기는 정말 무시할 수 없다. 이창석 선수는 그게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소 같은 존재다. 반면, 빠른별은 노련함의 상징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고 노련한 게 장점이다. 두 가지를 잘 섞어서 활용하면 팀에 있어 굉장한 시너지가 될 것 같다.

정민성 - 'Flame' 이호종 선수를 상대로 탑 라인전을 하면 라인 자체를 설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지금은 이기진 못하는데 버틸 수는 있다. 전략적인 폭이 더 넓어진 것 같다.


(정민성 선수에게)그라가스로 첫 승인데, 소감이 어떤가?

정민성 - 그라가스로 KDA는 좋다.

이현우 - 이게 KDA의 맹점이다(웃음).

정민성 - 그라가스를 좋아하긴 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챔피언이 몇 개 있는데, 그라가스가 그 중 하나다. 상대방 진형을 파괴하는 것을 좋아한다.


KT롤스터 불리츠의 장, 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민성 - 경험이 정말 많은 선수가 많다. "Ryu" 류상욱 선수와 "InSec" 최인석 선수는 원래 정글러였다. 포지션을 전향했는데 여전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다른 라이너의 심리를 잘 알고 미드, 탑, 정글이 한 몸처럼 다닐 수 있다. 그 점이 정말 강점인 것 같다. 자기가 뭘 할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물 흐르듯이 운영하는게 장점인 것 같다.

이현우 - 정민성 선수가 말한 대로다. 유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팀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 약점이라고 말해본다면 다른 포지션의 경험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있다. 최인석 선수가 정글을 해봤었기 때문에 정글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 그 틈을 잘 노리겠다.


KT롤스터 불리츠를 상대하는 각오는?

정민성 - 류상욱 선수와 많이 게임을 해봤다. 잘하긴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능력치 자체는 (강)찬용이 형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습을 찬용이 형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밀릴 것 같진 않다.

이현우 - CJ엔투스 양 팀의 정글러에 대한 여론은 잘 알고 있다. 요번 KT롤스터 불리츠 전에서 내 색깔대로 이기는 경기를 할 테니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현우 - 8강에서 떨어지고 나서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도와준 블레이즈에게 고맙다. 감독님 코치님 픽밴분석 너무 잘해줘서 감사드린다. 그리고 부스 안에서도 팬분들의 함성이 들린다. 그때 내가 우리는 저 팬들과 함께 6 대5로 싸우는 거라고 말했다. 팬들에게 감사하다.

정민성 - 휴가중에도 팬분들이 인기검색어에 계속 올려 주더라. 예비 멤버로 빠지면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나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고맙다. 이창석 선수가 이번 경기에 안 나왔지만, 앞으로 정말 대성할 선수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물론이고 갱맘 선수까지 응원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