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바일 시장에 보면 '대세'가 되는 게임들이 많다. 카드배틀, RPG, 레이싱, 러닝 등의 장르게임들이 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런 '대세' 장르 외에도 꾸준히 퍼즐이나 리듬게임 등 모바일 환경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도 개발되고 있기는 하지만 몇가지 게임을 제외하고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현실.

그런 '대세게임'들이 마켓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13일. 조금 독특한 게임을 발견했다. 피쳐폰이 주가 되었을때와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초창기에는 조금 흔한 장르였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좀 찾아보기 힘든 '미니게임 스포츠'랄까?

1분 내외의 짧은 게임시간 동안 클릭과 연타를 통해 점수를 쌓아가는 미니게임. 피쳐폰에서 버튼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미니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재현한 '명랑스포츠 for Kakao'가 그 주인공이다. 예전 피쳐폰을 쓰던 시절, 학교에서 지루한 수업 시간만 되면 책상 밑으로 핸드폰을 두고 몰래 게임을 하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명랑스포츠 for Kakao'는 어디서 만든 게임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제작사는 바로 '피닉스 게임즈'. 다소 생소한 이름이어서 생긴지 얼마 안된 스타트업일까 싶었지만, 알고보니 그들은 이미 북미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바일 FPS, '건 좀비'를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였다. 전작은 좀비가 나오는 FPS인데, 그 후속작은 명랑한 분위기의 캐주얼 게임이라니? 극과 극이라고 할만한 두 장르를 보여준 피닉스 게임즈는 대체 어떤 개발사일까?





기자가 찾아간 피닉스게임즈는 조금 아담하지만 무엇보다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같았다. 쉴새없이 들리는 마우스 클릭 소리와 키보드의 타자소리는 기자가 회사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어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업무공간 뒷편에는 잠시 휴식을 할 수 있는 넓고 전망좋은 휴게실도 자리잡고 있었다.

일용할 양식들이 참 많았습...아니, 저것은?!

휴게실에 들어섰을 때, 기자는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일용할 양식들과 계단에 가려져 있지만 확연히 알 수 있는 두개의 큰 아케이드 게임기. 기자의 피같은 잔돈들을 셀 수 없이 회수해간(?) 'DJMAX 테크니카'와 'EZ2DJ'. 오랫만에 보는 게임기가 반갑기도 했지만, '어째서 이게 여기 있지?'라는 의문이 앞섰다. 알고보니 피닉스 게임즈의 신봉건 대표는 DJMAX 시리즈와 EZ2DJ 시리즈를 만든 베테랑 개발자!

신봉건 대표 뿐 아니라 김정훈 대표도 네오위즈에서 수년간 퍼블리싱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중 한명이었다. 이들 뿐 아니라 피닉스게임즈의 다른 개발자들도 모바일, 온라인, 아케이드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오랫동안 개발을 해왔던 '알짜배기' 개발자로 불릴만한 이들이 모인 속이 꽉찬 곳이였다.

김정훈 대표의 말에 따르면, 피닉스게임즈는 지금 서비스하고 있는 '건 좀비'에 이어 두번째 작품인 '명랑스포츠 for Kakao'를 출시했고, 올해 연말까지 FPS 장르의 게임 1종과 대전 액션게임 1종을 더 출시하여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피닉스 게임즈의 김정훈 대표


피닉스 게임즈를 잘 모르는 유저들이 많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피닉스 게임즈는 작년에 처음 설립한 회사다. 첫 작품은 '건 좀비'다. '주주버블'라는 작품도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한국에서는 반응이 좋지 않아서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건좀비'를 만들 당시에는 4명이서 개발을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이었다. 펜타비전에 있던 신봉건 PD 어느정도 친분도 있었고, 새롭게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어서 같이 의기투합을 하면서 피닉스게임즈를 시작했다.

건좀비는 작년에 런칭한 작품이다. 그 당시만 해도 소셜 플랫폼들이 지금 처럼 각광받는 상황도 아니였고, 국내마켓도 지금보다 훨씬 작았다. 우리는 그 중에 '유니크'한 포지션을 생각했다. 모바일 FPS라는 꽤 유니크한 장르로써 건좀비를 처음 출시했고, 미국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북미 13위와 일본 5위정도의 좋은 반응 덕분에, 회사 인원도 약 20여명 정도로 많이 늘었고, 운 좋게 사무실도 차릴수 있었다.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고 나자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이번에 차기작인 '명랑스포츠'를 선보일수 있었다.


'건좀비'와 '명랑스포츠'는 장르와 분위기가 판이한 작품이다. 캐주얼 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한 의도가 있을 것 같다.

'건좀비'는 상당히 유니크한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시장에서 수많은 캐주얼 게임과 소셜게임들이 출시되었다. 게임 개발사라면 라인업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아주 중요하다. '건좀비'는 좋은 자리를 잡았지만, 다른 장르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피닉스게임즈의 개발자들도 아케이드, 온라인, 스마트폰 모두 만들어본 경험자들이 있어서 새로운 장르도 무리없이 도전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지금 또다른 유니크한 장르의 작품 2종을 개발하는 동안, 우리도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 보는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도 많았고, 캐주얼 게임의 시장도 항상 있다고 판단했기에 '명랑스포츠'를 개발하게 되었다.


피닉스 게임즈의 김정훈 대표


시장에 캐주얼 게임은 굉장히 많고, 경쟁도 심해서 제작을 결심하는건 쉽지가 않다. 어떻게 명랑스포츠를 제작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맞다. 시장에 수많은 캐주얼 게임과 스포츠게임이 있다. 시장을 살펴보니, 국내마켓의 스포츠게임은 다소 '남성'위주라고 할만한 미들코어급이나 그 이상의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예를들면 '마구마구'라던가. 그래서 우리는 좀 가벼운 스포츠게임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손가락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여러가지 게임을 만들어보자, 라는 컨셉을 잡았고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좋아할지 조사를 했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설문 조사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상당히 스포츠를 소재로 한 미니게임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탁구나 농구등 소재가 유니크하지는 않지만, 미니게임에 적용하면 상당히 유니크한편이다. 유저들의 니즈도 있기도 했고, 쉽고 간단한 인터페이스로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럼, '명랑스포츠'의 정확한 개발 기간은 어떻게 되는가.

올해 3월부터 기획에 들어갔고, 제대로 개발을 시작한것은 4월이다. 한 4개월정도의 개발기간이 있었다. 인원이 많기는 하지만, 지금 라이브중인 '건좀비'도 신경써야하고 차기작들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린것 같아서 유저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


주로 공략하려는 유저층이 있을 것 같다.

스포츠는 대부분 여성분들보다는 남성분들이 좋아한다. 그래서 아마 남성 유저들이 명랑스포츠를 더 즐길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게임을 보면 캐릭터들이 제법 귀엽고 조작은 쉬운편이다. 소셜 펫 '레오'와 같은 여성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도 넣었기 때문에 여성유저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대략 20~30대 유저층을 바라보고는 있지만, 게임이 워낙 쉬워서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유저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게임 외적인 활동으로 성장하는 펫, '레오'


'명랑스포츠'의 소셜요소는 하트를 교환하는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펫'을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독특한 소셜요소를 채택한 의도가 궁금하다.

캐주얼 게임은 그 게임성도 중요하지만, 소셜 활동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에 맞게 할 수 있는 소셜활동이 많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존 게임들은 선물하기나 포인트로 보상을 받는 것으로 소셜요소를 넣은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명랑스포츠'는 소셜활동에 조금 더 차별성을 두고자 나의 소셜활동을 통해서 나만의 '펫'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명랑스포츠'는 소셜 활동을 열심히 하면 점차 나의 펫이 자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펫을 성장시키는 재미도 줄 수 있고, 펫이 시간에 따라서 재화를 제공하거나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장애물이 생기거나 링이 움직이는 등 '장애요소'와 더불어 '피버 타임'이 있어서 갑자기 점수를 크게 늘릴 수 있기도 했는데, 이렇게 게임에 다양한 부가요소를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

게임이 간단하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게임이 간단한 만큼 너무 쉽다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처음 접하고 플레이하기는 쉽지만 마스터하기는 어렵도록 게임을 설계한 것이다. 한번 플레이하는 약 1분 동안에 많은 레벨 디자인 함축하려다보니 후반부에는 상당히 어려워진다. 그래도 하다보면 익숙해질 수 있고, 그걸 마스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명랑스포츠의 모든 종목에 피버가 있다. 그래서 그 피버타임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가 게임에서 점수를 높게 얻는 핵심이 된다. '다트'의 경우는 손이 빠른 사람이 매우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화면을 확대하는 효과를 넣었다. 피버타임에는 이 '확대'가 사라지면서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게 설계하기도 했다. 게임에 '리듬'을 넣어서, 점점 훈련을 통해 마스터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 방해물 때문에 조금 오기가 생겨서 달려드는 유저도 있을것 같다.(웃음)


▲ 피버 모드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고득점으로 가는 지름길!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하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카카오톡은 정말 엄청난 유저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 되었다. 소셜 게임은 유저들의 활동이 중요한만큼, 유저들이 많은 플랫폼이 있다면 그 플랫폼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라고 본다. 대단한 플랫폼이 있다면, 그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카카오톡에 많은 게임들과 경쟁해야되서 걱정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카톡에 입점하지 않으면 그런 경쟁도 못할 것 같다.(웃음) 좋은 플랫폼에서 게임의 소재도 유니크하고 소셜활동도 유니크하게 했으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입점을 결심했다.


건좀비와 주주버블은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는데, 이번 명랑스포츠도 글로벌 진출 예정이 있는지?

해외에서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Wii 스포츠'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를 소재로 한 명랑스포츠도 꽤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당장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명랑스포츠의 국내 런칭이 잘되고 나서 글로벌 진출을 생각할 것 같다. 지금은 국내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게임 방식이 간단하기도 하고, 사실 스포츠의 간단한 룰을 적용하여 만든 미니게임이지 않나. 그러면 굳이 '스포츠'로 장르를 한정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장르의 유니크함이였다. 굳이 스포츠에 한정시키고 싶지는 않다. 단지 스포츠를 소재로 한 캐주얼 게임이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더 많은 미니게임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그것의 소재가 충분히 유니크하다면 굳이 스포츠에 한정시킬 생각은 없다.


현재 명랑스포츠는 야구, 농구, 다트, 사격, 탁구, 볼링의 6가지 종목이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추가 될 종목이나 컨텐츠를 생각한 것이 있나.

확정된 것은 아니라 정확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복싱이나 스키가 들어갈 수도 있고, 추석날 할 수 있는 제기차기라던가. 소재가 아주 많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종목이 들어갈지는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물론 계절이나 명절 등 그 시즌에 맞는 테마를 가진 소재도 생각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성향이 강한 '스포츠'를 소재로 한 만큼, '자이로센서'를 이용해서 다양한 게임방식을 제공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자이로센서가 없는것은 아니다. 지금도 '볼링'게임을 보면 자이로센서가 들어가 있다. 농구나 다트를 자이로 센서를 이용하면 정말 다양한 방식의 게임방법을 구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주변에 엄청난 민폐가 되지 않겠나.(웃음) 그래서 조금은 자제하고 있다. 물론 자이로 센서를 이용한 게임도 구상중에 있다.


다른 미니게임과는 다르게, 볼링 게임은 자이로센서가 적용되어 있다.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모바일 게임은 온라인 게임보다 훨씬 그 호흡이 빠르다. 온라인 게임은 개발 시작부터 오픈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시장의 변화도 상대적으로 느린편이다. 그만큼 성공한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이 길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제작기간이 짧다보니 그만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발사도 그 빠른 호흡에 맞추어서 개발해야 하고, 사업전략도 굉장히 빠르게 짜야한다. 모바일개발은 모든 면에서 온라인보다 훨씬 빠른 스피드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그것에 적응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많이 적응한 것 같다.

빠른만큼 다양하고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피닉스 게임즈의 경우는 만들고 있는 게임 장르의 유니크을 찾아내서 다른 게임과 차별화 되는 게임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마지막으로 명랑스포츠를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명랑스포츠'는 피닉스게임즈가 한국에 최초로 선보이는 캐주얼 게임이다. 꽤 유니크한 '스포츠'라는 소재를 쉽고 캐주얼하게 잘 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유저분들이 명랑스포츠를 즐기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고, 쉬운 게임이지만 소셜 액션이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즐길 거리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해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웃음)


명랑스포츠, 스크린샷이 아닌 영상으로 감상해보시죠.



[프리뷰] 진땀나는 스포츠? 쉽고 간단한 조작으로 맘껏 즐기자! '명랑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