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스 스튜디오 황선일 테크니컬 아트 디렉터


착각을 일으킬만큼 '진짜' 같은 오픈월드. 정말 온라인 위에 구현이 가능할까?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의 황선일 테크니컬 아트 디렉터(이하 TAD)는 리얼월드를 지향하는 '블레스' 세계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는 세 가지 키워드와 그를 위해 사용한 몇 가지 기술들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Massive World. MMORPG의 방대한 세계관을 담을 수 있는 거대한 곳이면서, 동시에 플레이어가 인위적으로 갈 수 없는 지역을 최소화한 것이다. 블레스의 월드에서는 지역을 나타내는 단위로 '디비전(Division)'을 사용하는데, 하나의 디비전은 1.27 ㎢의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까지 구현된 전체 월드는 총 400개(20x20)의 디비전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키워드는 Seamless World. 게임 속 세상에 몰입하는 것은 게임을 한껏 즐기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하지만 맵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로딩은 몰입을 방해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황선일 TAD는 완전한 몰입을 위해 블레스 월드를 완전한 심리스(Full Seamless) 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특성이자 가장 중요한 것, 바로 Interactive World다. 황선일 TAD는 "이전의 게임들을 살펴보면 맵 위에서 움직이는 것은 플레이어 캐릭터를 비롯해 비교적 소수였다"며 "블레스에서는 사소한 개체 하나하나도 움직임을 보이도록 함으로써 그 자체가 살아숨쉬는 듯한 월드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필드 위의 자연물들에 실제와 같은 움직임을 부여하고, 그들 각각이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황선일 TAD는 이 세 가지 중 먼저 Massive와 Seamless Wolrd를 실현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적 요소들 중 5가지를 추려 소개했다.

첫 번째는 랜드 스케이프(Landscape)다. 블레스는 2009년 인게임 월드를 프로토타이핑하던 당시 터레인(Terrain) 방식으로 제작했었다가 2010년부터 랜드 스케이프로 전환해 개발을 진행했다.

랜드 스케이프는 텍스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터레인 방식에 비해 더욱 가볍고 유연하게 지형을 만들 수 있으며, 블레스의 광활한 지형을 제작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이 황선일 TAD의 설명이다.





두 번째는 랜드 스케이프의 마스터 머터리얼 시스템(Landscape Master Material System). 여러 개의 레이어를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으로, 제작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지형 제작에 사용되는 기법들을 모아놓고 사용하는 방식이며, 각각의 디비전을 작업한 뒤에 나중에 합쳤을 때 어색해보이는 현상을 방지하는데도 효율적으로 쓰였다고 한다. 황선일 TAD는 "표현의 유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대규모 지형을 구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기술은 월드 머신(Wolrd Machine)이다. 최근 지형 제작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른바 '대세' 툴로서, Node를 기반으로 지형 구성이나 산맥 등을 빠르게 표현할 수 있어 넓은 지형을 빠르면서도 높은 퀄리티로 제작할 수 있다. 황선일 TAD는 무엇보다도 랜드 스케이프와의 궁합이 좋아 개발이 한결 더 수월했다고 전했다.





네 번째는 레벨 스트리밍 설계(Level Streaming)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월드를 구성하기 위한 기반 설계 과정으로, 언리얼 엔진의 경우 기본적인 레벨 스트리밍 기능을 자체 제공한다.

하지만 황선일 TAD는 블레스와 같은 심리스 월드의 경우 기본 기능으로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 보다 효율적인 설계와 관리를 위한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먼저 월드를 격자의 블록 형태로 분할하고, 디비전을 구성하는 리소스를 각각 '지형'과 '일반'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지형 리소스를 4개, 일반 리소스를 9개의 하위 레벨로 분할해 보다 세분화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월드 세팅 툴(World Setting Tool). 이는 앞서 언급한 레벨 스트리밍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실제 툴이다. 예를 들어, 각 디비전의 좌표와 이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거나, 다수의 디비전을 동시에 편집할 수 있게 하는 등의 기능이다.







Interactive World에 좀 더 비중을 둔 만큼, 여기에 사용된 기술 및 시스템도 따로 소개했다. 황선일 TAD는 "여기에도 역시 수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공유하면 좋겠다고 판단되는 것들 5가지를 추려봤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TOD(Time of Day) 시스템이다. 즉, 하루의 시간 흐름에 따라 조명을 다르게 하고, 그에 따라 보다 다이나믹하고 현실감 있는 월드를 표현한다는 것.

블레스 프로젝트에서는 새벽, 낮, 노을, 밤의 4가지 시간대가 표현됐으며, 단순히 밝기 변화에 따른 비주얼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변화도 적용하려했다는 것이 황선일 TAD의 설명이다.





▲ 블레스의 TOD시스템 영상


두 번째는 스카이박스(Skybox) 시스템. 기존까지처럼 텍스처를 기반으로 하늘을 표현하게 되면 시간대, 컨셉, 지역에 따라 수십, 수백 장의 텍스처를 그려야하기 때문에 여러 모로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블레스 팀의 판단.

이에 황선일 TAD는 건축 시뮬레이션용으로 사용되는 루미온(Lumion)을 언리얼 엔진3에 접목시켜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다양한 느낌의 하늘을 각종 파라미터 조합 만으로 표현이 가능해졌고,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종류의 스카이박스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





▲ 블레스의 구름변화 그래픽 영상


세 번째는 월드 포지션 오프셋(World Position Offset)이다. 이는 천막이나 깃발, 풀 등의 에셋에 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으로, 언리얼 엔진3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황선일 TAD는 프로젝트 초기에 PhysX를 사용해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지만 퍼포먼스 상의 이슈가 발생했으며, 월드 포지션 오프셋을 사용하니 PhysX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그 못지 않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블레스의 World Position Offset 영상


네 번째로 언급된 것은 피봇 페인터(Pivot Painter) 의 활용이다. 툴로, 사실상 월드 포지션 오프셋의 한 부분이지만 워낙 훌륭한 기능이라 따로 소개하고자 한다는 것이 황선일 TAD의 설명.



▲ 블레스의 PIVOT PAINTER On/Off 의 차이


마지막 다섯 번째는 월드 윈드 패턴(World Wind Pattern), 즉 바람결이다. 어떻게 하면 보다 멋있고 자연스러운 바람 효과를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블레스 팀의 해답은 바람결의 모양을 텍스처로 정의할 수 있도록 한 것.



▲ 블레스의 Wind Pattern 영상


끝으로, 황선일 TAD는 월드의 최적화에 관련된 이슈를 언급했다. 사실상 아무리 리얼하고 웅장하게 만들어지더라도 최적화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리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법. 그는 최적화된 월드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한 두 가지 툴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