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게임학회 이대웅 회장

한국게임학회(회장: 이대웅)가 금일(16일) '게임중독법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중독법 반대 여론에 힘을 보태는 게임학회 측의 첫 공식 움직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기자실에 방문한 이대웅 회장은 "4대 중독에 게임을 포함하는 법안으로 혼란이 일고 있지만, 지스타 2013이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하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짧게 소감을 밝힌 뒤 바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다음은 현장에서 발표된 '게임 중독법에 대한 반대 성명서' 전문이다.


지난 10월 7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알콜, 게임, 마약, 도박을 4대 중독으로 규정하고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한 발언과 지난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 즉, 게임을 알콜, 마약, 도박과 동일하게 중독 물질로 규정한 것은 게임산업계와 게임학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에게 아주 심각하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에 한국게임학회의 모든 회원은 총의를 모아 강력하게 반대한다.

첫째, 게임이 중독 물질인가? 아니다. 중독에 대한 의학적 정의는 "독물이 체내에서 작용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를 일컫는 용어"이다. 따라서 행위 중독 범위로 정의되는 단계에 있는 게임의 경우, 물질 중독이라는 범주에 넣을 수 없다. 이는 평등성과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진단법에 기초한 것은 적정성에 문제가 있다. 또한, 헌법 10조 행복추구권에 위배될 소지가 크며, 국가의 통제가 개인 행복추구권에 미친다는 점에서 정당성에도 문제가 된다. 더욱이 게임의 순기능은 고려하지 않고 4대 악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바이다.

둘째, 신의진 의원 발의 법안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상해서 미리 대비하는 선제적인 성격을 띤다. 이 법안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것에 대한 선언적인 법이기 때문에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현실에 미치는 효과와 파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어렵게 일구어놓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게임 산업이 붕괴되면 현 정부가 추구하는 일자리 중심, 창조 경제라는 국정 목표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셋째, 게임업계는 게임 중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자율적인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해 게임 중독의 진단 척도 개발, 진단 방법 연구, 상당, 치료, 예방 교육, 기능성 게임의 진흥 등에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넷째, 게임은 미래 성장동력산업이고, 융합기술이지 문화이고, 예술이며 훌륭한 교육도구이기도 하다. 인간은 재미를 추구하고 즐거운 경험을 통해 행복하고 싶어한다. 심리학자인 칙센트미하이는 몰입 상태를 일으키는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곧 행복이라고 하였다. 게임 중독법 발의자들은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하여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긍정적인 측면까지 바라보는 성숙한 시각을 가진 민주 시민으로서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따라서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조속히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